청양 사람으로 태양초에 대해....
2013.08.24 17:02
저는 청양이 고향이고 고추농사도 해봤습니다
물론 부모님과...
태양초란 본디..
햇볕과 바람에 말리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일이 장난 아닙니다..
특히 장마기간에는 더더욱 힘든 일입니다.
장마기간 시골에서 태양초를 만들기 위해서는 밤에 방에 불때고 말렸습니다.
그리고 낮에 햇볕에 말리는 식으로....
시간과 정성이 필요합니다.
요즘은 건조기를 사용합니다.
건조기는 등유를 태워 더운바람을 불어 넣는 식으로 말립니다
흔히 시골에서는 찐다는 표현을 합니다.
빨리 건조되어 중간에 상한는 고추가 없어서 선호하는 방법입니다.
문제는 품질입니다.
오랜동안 햇볕과 바람에 말리다 보면 약간이라도 안 좋은 고추는 바로 상해 버리고
좋은 고추도 관리가 조금 허술하면 상합니다.
하지만 완제품은 그 품질이 다릅니다.
태양초는
맑은 붉은 빛이 돌고 반투명 합니다.
매운 맛이 깔끔합니다
단맛이 돕니다.
쉽게 말해 예쁘고
깔끔하게 맵고 달고 합니다.
건조기로 말리면서 태양초 흉내 내는 방법도 있습니다
저녁에 건조기 돌리고 아침에 물뿌리고 낮에 햇볕에 말리고
다시 건조기 돌립니다.
모양새가 태양초 비슷합니다
하지만 맛은 다릅니다.
고추농사를 짓는 청양에서도 진정한 태양초는 찾기 힘듭니다
사실 건조기 제품에 10배는 가치가 있습니다.
농민의 노력과 정성을 생각한다면....
하지만 태양초는 농사꾼도 먹기 힘들고
오직 농사꾼 자식이나 맛볼 수 있습니다...ㅠㅠ
시중에 태양초라는 말은 잘 못사용되는 것 같습니다
굼베이님 말대로 좋은 품질을 지칭한다면...
농부의 아들로서 그렇게 태양초라는 말이 쓰이지 않기를 바랍니다.
진짜 태양초 만드는 분들에게 미안 하니까....
댓글 [2]
-
눈비 2013.08.24 17:11 -
평생백수 2013.08.24 21:29
어렸을적에 할머니 소일거리는 뜨거운 했빛아래 멍석에 빨간고추 널어 상하지않게 뒤집고
상한거 잘라내고 버리시고 마늘 까시다 또 고추 뒤집의시고........그게 태양초로 알고 있읍니다
지금은 그일 할 사람없어 어머님이 우리식구 먹을거만 했빛에 말리고
나머진 전부 건조기에 넣어 말려버립니다.. 시골에선 이걸 태양초라 하진 않죠
현 세대가 참외는 성주참외요 장어는 풍천장어고 수박은 죄다 고창수박이니....
어렸을때 기억이 나는군요. 방과 마당을 오고가며 말리던 모습들이..
특히 맨 마지막줄에 공감이 가는군요.
엄청 손도 많이가고 농민들 너무 고생 많으시죠. 그러면서 제값도 다 못 받고..
저도 김치에 사용되는 고추가 태양초라 해서 햇볕에 말린건 줄 알았죠.
그래서 요즘도 시중에서 태양초가 유통이 되나 했는데 궁뱅이님 말씀보니
상표에서 비롯된 오해였던것 같아요.
어찌됐던 궁뱅이님은 "장사란 이윤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남기는 것이다" 라는 말을 떠올리게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