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
2012.03.26 02:07
일을 하겠다는 노력도, 출가를 하겠다는 노력도 하지 말라. 그대의 그 노력이 장애가 된다. 일어나게 되어 있는 일은 일어날 것이다. 그대의 운명이 일하지 않는 것으로 되어 있다면 그대가 아무리 일하려 해도안 될 것이요, 일하게 되어 있으면 어쩔 수 없이 일하게 될 것이다. 그것을 <더 큰 힘>에게 맡겨 버려라.
라마나 마하리쉬, 깨달은 그의 두 눈과 마주하다
처음으로 ‘내가 어떤 눈을 하고 싶은 걸까, 나는 지금 어떤 눈을 하고 있는 걸까’ 진지하게 고민하게 해 준 분이다. 처음으로 열렬하게 스승이라고 부르고 싶었던 분, 라마나 마하리쉬.
처음 그의 두 눈을 마주하고서 느꼈던 깊은 감동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비록 사진이었지만 그의 두 눈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내가 투명해지고 맑아지는 느낌이 들어 한 동안 그의 사진이 꼬깃꼬깃해 지도록 넣어 가지고 다녔었다. 생각날 때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들여다 보았다. 마음이 제 갈 길을 몰라 방황할 때도 그의 두 눈을 하염없이 들여다 보곤 했다. 그냥 들여다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편안해졌고 아직은 꼬질꼬질한 나의 삶과 마주할 용기를 내곤 했었다.
그러다 한 동안 그를 잊었었다. 세상에서 해 보고 싶었던 것이 많았던 10여 년의 시간 동안 나는 차츰 그를 잊었고 그의 사진도 잦은 이사를 하면서 무덤덤하게 버려졌다.
그리고 나는 다시 그의 두 눈과 마주하고 있다. 집착 끝에서 오히려 구도심을 찾은 나는, 한 동안 내 시야에서 벗어나 있던 그를 다시 찾게 되었다. 차분하게 읽을 수 없었던, 너무나 어려워 힘겹기만 했던 그의 글도 펼쳐 들었다. ‘10년의 세월을 아무렇게나 보내었던 것은 아니구나’ 하고 그를 마주하고 나는 감사하고 또 감사했다. 그 어느 때보다 그와 연결되어 있음을 느낄 수 있다. 그의 맑고 깊고 평화로운 두 눈과 마주하는 것이 더 이상 힘겹지 않다. 이제는 그의 눈을 들여다 보고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내 눈을 바라볼 수 있는 용기도 생겼다. 나는 지금 어떤 눈을 하고 있을까, 나는 지금 나 자신을 어떤 눈으로 바라보고 있을까, 나는 지금 어떤 눈을 하고 상대방을 그리고 세상을 보고 있을까.
그의 눈을 통해 그의 평화와 깨달음을 깊이 느낄 수 있는 것처럼, 굳이 말하지 않아도 그의 존재를 선명하게 느낄 수 있는 것처럼, 눈은 자신의 존재를 드러낸다. 내가 지금 얼마나 깨어 있는지, 내가 지금 어떤 생각과 감정에 있는지, 그 생각과 감정에 사로잡혀 있지 않은지.
누군가에게 평화를 선물하고 싶다면 자기 자신의 평화가 먼저임을 그 존재로서, 그리고 삶으로서 알게 해 주신 그의 두 눈을 매일 마주한다. 마음 깊이 스승으로서 그를 믿고 따르며, 매일 스스로와도 마주한다. 지금 이 순간 나는 어떤 눈을 하고 있는지, 어떤 눈을 누군가에게 그리고 세상에 투영하고 있는지.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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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요 2012.03.26 08:41 -
세영아빠 2012.03.26 09:17
저에게는 울 안해처럼 '낯선' 사람이네요.. 처음 뵙겠습니다..^^
우리에겐 저마다 등 떠미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구여행님께는 윗분이셨나보네요..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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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야 2012.03.26 16:31
같은 노력이라는 단어지만.. 사람마다 느끼는게 다르겠죠.. 언어라는게 아무리 좋게봐도 유사성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기에..같은 글을 읽어도 다른것을 읽게되죠.. 마하리쉬 저분은 처음보는데..
저는 어떤 사물을 보는것은 자신의 눈으로봐야한다고 봅니다. 우리는 막연히 나보다는 다른 사람의 관점이 옳을것이라고 생각하고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경향이 있다고 봅니다. 수학적 원리처럼 참거짓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논리적 판단없이 어떤것을 받아들이는것은.. 믿음이 증거가 되는 순환오류가 된다고 봅니다. 논리적 판단을 하기위해서는 어떤것이 본질이고 본질중 참거짓을 판단할 수 있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 이러한 부분에 대한 논리적 가정이 뒷받침되어야겠죠..
뭐 본인에게 의지가 되고, 안정감을 준다면야.. 내가 뭐라 할것은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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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위의 저 글은 일반인들이 제멋대로 해석하기 쉽죠. 실제로 라마나 마하리쉬가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인 후 저 말을 할 수 있게
되었는지를 생각하지 않는다면 무기력한 운명론자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