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의 성공, 대한민국의 실패
2011.08.24 19:18
무상급식의 지원 범위를 묻는 이번 서울시 주민투표가 사실상 투표율 미달로 부결되는 것이 확실해졌다.
갑자기 오세훈은 무얼 노리고 이 난동을 기획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러다가 든 생각이 '비이성의 장악'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정치인은 어떠한 경우에도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명석한 오세훈은 그 반대의 길을 걸었다.
'비전'의 반동에 자신을 포지셔닝한 것이다.... 대체 왜 그랬을까?
난 오세훈 근처에 정말로 '제갈량'에 버금하는 브레인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생각해보니, 박근혜 대세론을 깰 기가막힌 비책은 사실 오세훈의 전술밖에 없을 것 같다.
좌파에 대항하는 투사의 이미지가 그것이다.
한나라당 지지자 중에 '이성적'인 판단과 선택을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의견이 분분하겠지만, 하여간 나는 그 이성적인 지지자가 정말로 얼마 없을 거라 본다.
내 전제가 맞다면, 비이성의 영역에서 오세훈은 박근혜보다 훌륭하다.
박근혜마저 지지세를 확장하기 위해 '복지'로 향하는 좌클릭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면서 오세훈의 좌파대전에서 지원사격을 거부하고 한발 물러서고 말았다.
비이성적인 한나라당 지지자 입장에서 누가 더 매력적일까?
이성적으로 보면, 오세훈은 거의 미친놈이다.
전국 대부분의 자치단체가 이미 시행하고 있는 무상급식을 홀로 거부하며 전쟁을 벌여 대패하고 말았으니.
비이성의 시각으로 보면 상황은 완전히 뒤바뀐다.
오세훈은 멋지다. 지는 싸움도 마다하지 않는다. 깽판을 치더라도 좌파 빨갱이는 허용하지 않겠단다.
대통령은 전두환처럼 목소리라도 쩌렁쩌렁한 맛이 있어야 대통령이라고 보는 게 비이성의 시각이다.
오세훈이 얼마나 이쁘겠는가.
게다가 박근혜는 복지에도 발을 걸치지만, 방북해서 김정일위원장과 기념사진도 찍었었다.
보수정치인이라도 서민복지에 신경쓰고 남북관계도 고려해야 제대로된 정치인이다.
맞는 말이지만 그건 철처히 이성의 시각에 한정된다. 비이성에서 볼 때 박근혜는 오세훈에 한참 못미친다.
오세훈은 마침내 박근혜 대세론을 깨고 새로운 대결구도를 만들었다. 게다가 조중동의 지원과 부채도 만들었다.
이성+지역주의 : 비이성
자 이제 한나라당 지지세를 두 세력으로 나눠보라.
좌측에 박근혜를 넣고, 우측에 오세훈을 넣는다면 대결구도가 되겠는가?
오세훈은 차차기 대권을 노리고 이런 생쑈를 벌인 게 아니다.
곧바로 박근혜와 붙어보겠다는 전략이다.
오세훈은 이겼다, 완전 대박 성공이다.
정치인이 비전 제시도 없이 비이성 꼴통의 아이콘으로 성장했다.
단 하나의 아이템으로 말이다.
비이성 꼴통의 인기에 영합하는 새로운 비이성 포퓰리즘이 등장했다.
저런 역사의 반동이 출현했으니 대한민국의 실패다. 오세훈, 니가 이겼다.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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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me 2011.08.24 20:02 -
범인이야 2011.08.24 20:03 다섯살 훈이의 남다른 장점(?)은 바로 '독불장군" 이란 단어로 요약할 수 있겠군요...ㅎㅎ
올바른 쪽으로 갔으면 칭송받았을텐데...아쉽게도 삐뚜려진 방향으로 자신을 채찍질했으니....
뚝심하나는 인정...ㅋㅋ
누구말마따나...이젠 강남3구 찌질이 변호사나 하길 바랄뿐...다시는 정치권에 발딛지 말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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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금티 2011.08.24 20:07
결국 한나라당도 실패한 것이고, 오세훈에게 된통 당한 형국이지 싶습니다.
한나라당이 오세훈을 이참에 밟아주지 않으면, 대한민국 전체가 골아프게 되었습니다.
한나라당의 서울 국회의원들은 오세훈에게 이를 바득바득 갈고 있을 것 같습니다.
과연 밟아 줄지, 아니면 오세훈에게 붙어서 한나라 내란역모를 완성할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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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세한분 2011.08.24 20:15 그런데 즉각 사퇴할까요?
그게 더 궁금할 뿐입니다
피같은 세금 180억만 깡패같은 투표에 날렸네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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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장 2011.08.24 20:30 에휴 이런 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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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야 2011.08.24 20:53
오세훈 개인적으로는 이익이 될지도 모르지만.. 글쎄요..제 생각에 얻은것보다는 잃은것이 더 많아 보입니다.
단 이성적인 사람의 판단으로 그렇다는것이고, 비이성적인 사람들에게는 어떻게 보일지 모르는 일이죠...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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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천사 2011.08.24 21:37 자신을 위해서 서울시민을 상대로 180억을 들였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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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질명장 2011.08.25 00:24
글게요 몇 푼이라도 내놔야 경우 같은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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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롱이 2011.08.24 22:41 한날당 홍준표 벌서 사기치찮아요 승리라고 하루 사이에 말을 바꾸고
여하튼 53훈이는 앞으로 영원히 어린 아이들 밥그릇을 빼앗으려고 가난한 애들 가슴에 우리 부모는 돈을 못벌어서 나는 가난한 학생입니다는 표시로 노란 별을 달게한 패역한 넘으로 우리 역사에 영원히 기억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정치 인생은 세월이 갈수록 막장입니다 무슥한 자슥 마빡이만 믿고 바빡이도 내려가 보세요 영남 한날당에들이 순식간에 학교 보밸 것입니다 대대적으로 4대강 조사 특위를 구성하고 자기들이 4대강 죽이기 올무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두고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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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c21 2011.08.24 23:50
다분히 개인적인 생각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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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생이 2011.08.25 00:59
이번 투표는 오세훈이 똥을 싸질러 놓고 정치권이 거기에 오줌을 싸버리고 그 똥물에 시민들이 얼떨결에 빠진 꼴임..
아까운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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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Victus 2011.08.25 15:58
5세 훈이가 처음 주민투표하자고,해야한다고 때 쓸때, 바로 그런 의도엿을겁니다.
우파집단의 대변자인양 나서서, 애들 밥그릇 뺏는 일을,좌파와의 맞대결로 각색하여, 아주 치열하게 싸우는듯이 하여,또한 아주 아주 장열하게 시장직에서 물러나는 것.
기자회견하는거 보면서 가슴이 싸~` 햇습니다 '정말 목숨건 사람마냥 울며 불며 무릎꿀어가며 저렇게까지 연기를 해야하나, 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저기에 속아넘어 갈까?',하고요.
주민투표후 수구언론들의 기사밑에 댓글들 보면 오세훈이 대선후보로해야된다는 사람들 꽤나 있습니다.박모양 한나라당 욕하면서 말입니다.
원래 훈이의 노림수는 바로 이런 것들이 아니었을까요?
이미 시나리오는 나와 있엇고 연기만 해나가면 될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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