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은 비쌀수록 좋다고 봅니다.
2009.09.14 14:02
아래 어떤 글을 읽다가 잠깐 생각이 났는데 제 경험에 의하면 옷은 비쌀 수록 값어치가 있었습니다.
제가 '베르사체 스포츠' 라고 하는 베르사체 세컨 브랜드의 원버튼 캐주얼 정장이 하나 있는데 세월이 흘러도 윤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장사할 때 아르마니 정장을 몇 번 팔아봤는데 '진짜' 아르마니는 다른 정장과는 비할바가 못됩니다. 일단 보고 있으면 저절로 눈이 갑니다.
청바지 같은 경우 리바이스와 디젤(혹은 트루 릴리전) 을 나란히 놓아두면 손님들은 당연히 후자쪽을 먼저 선택합니다. 디자인 부터가 눈에 띄기 때문이죠. 특히 구제 청바지일 경우 리바이스는 헌옷 티가 나는데 디젤이나 기타 중고가 브랜드들은 오히려 더 이뻐 보입니다.
어차피 같은 소재 아니냐라고 반문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막상 입어보면 그 착용감이나 스타일, 디자인 등이 중저가 옷이랑은 틀립니다. 얼마전에 제가 가방을 사러 명동에 갔었는데 랄프 로렌이랑 갭을 갔었습니다. 같은 40만원대 가죽 가방인데 랄프 로렌과 갭은 그 가죽의 질이 틀리더군요. 좋은 브랜드는 소재도 나름대로 고급을 쓰는 모양입니다. 저는 그날 갭에서 좀 빈티지해 보이는 가방 하나를 구입했습니다. 40만원짜리 가죽 가방은 디자인은 이뻤는데 가죽이 오래쓰면 이뻐지는 가죽이라기 보다는 오래쓰면 보기 싫게 낡아지는 그런 가죽이었던 것 같았습니다. 랄프 로렌은 어깨끈이 없는 모델이라 안샀네요.
그런데 일반적으로 젊은 사람들이나 패션이나 옷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청바지 한 벌에 몇 십만원, 혹은 백만원이 넘어도 구입하게 됩니다. 그 사람들에게는 그게 취미이자 자신을 나타내는 아이템이지요. 아는 동생 말이 '아무리 구질구질하게 입어도 손목에 시계가 필립 파텍이면 게임 끝' 이라고 했던 말도 과장된 말은 아닙니다. 자신이 속해 있는 사회에서 최대한 자신을 표현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그에 대한 투자는 물론 당연한 것이겠지요. 그 사람들 눈에는 어쩌면 윈도우 비스타나 7을 돈주고 사서 쓰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할 겁니다. 컴퓨터 살때 딸려온 XP로도 게임 잘되겠다 인터넷 잘되겠다 싸이월드 잘 되는데 굳이 왜 비싼돈 주고 윈도우 7을 쓸까 라고 생각하겠지요. 비싼 옷이 사람 됨됨이를 말해주지는 않으나 최소한 시선을 끌게 만드는 효과는 있습니다. 그 시선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지요.
그건 그렇고 한국 캐주얼 명품의 자존심 '빈폴'의 최근 신상품들을 보니 디자인들이 예전 같지는 않네요. 빈폴도 이제 폴로에서 좀 벗어날 만도 한데 말이지요.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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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우욱 2009.09.14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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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dstyle 2009.09.14 14:31
음 옷이 비쌀수록 좋다기 보다는...
옷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비싼 옷은 그만큼 값어치를 한다... 가 맞지 않을까요?
누구라도 자신이 관심있고 좋아하는 분야에 대해서 투자를 하고...
그것으로 인해서 즐거움을 얻을 수 있으면 행복한게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덧, 그래서 저는 아들래미에게 이것 저것 해주고 싶나 봅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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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ggar 2009.09.14 14:52 비쌀 수록 값어치는 하지요. 하지만, 적정수준을 뛰어 넘어 얼토당토않게 비싸면 문제가 되지요.
"와..비싸다"... 적정수준 / 허걱!! "비싸다"...문제...ㅎㅎㅎ
한국에선 비싼게 잘 팔린다는 인식이 있어서 일부 외국회사는 일부러 비싸게 책정하는데도 있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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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bang2 2009.09.14 15:01
저는 개인적으로 비싸면 무조건 좋다라는 등식에는 동의 못하겠군요.
제가 문제 삼고 싶은 것은 제품의 가격에 과연 거품은 없나 라는 점입니다.
누가 보더라도 상식의 틀이란 있는 법인데 터무니 없이 비싼 가격만 붙여 놓고 가격에 합당한 가치를 못하는 제품들이 부지기수로 많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실제 높은 가격이면 고품질일 것이라는 일반적 통념의 허를 찌르는 상술도 있죠. 그래서 현명한 소비자의 선택이 필요한 것이 아닐까요?
아래 글 관련해서 관련 기사도 읽어 봤습니다만 청바지 하나에 기백만원!! 허걱 작업복 하나에?(너무심했나요? 하긴 청바지도 이제 패션이죠.^_^)
과연 그 청바지 가격에 걸맞는 품질이 뒷받침 되는 지가 의문입니다. 유명 연예인 김x수가 입었으니 가치가 그만큼 올라가는 것인지..??? 어디까지나 그 청바지를 구입하는 사람은 난 이 정도의 청바지를 입고 있다는 자기과시욕에 사로잡힌 사람들 정도가 아닐까 싶더군요. 그리고 그런 소비행태를 통해 자기만족을 얻는 부류의 사람들이 아닐까요?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 생각입니다만....
물론 가격의 결정요인은 품질 하나만은 아니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이해하기 어렵더군요.
그리고 무조건 비싼 제품만을 선호하는 사람들의 행태는 더더욱 이해하기 어렵죠.
제품의 가격이 제품의 가치를 말해주는 것이 아니라 품질이 말해주는 것이 되었으면 합니다.
물론 품질이 그만큼 뒷받침되는 합리적 가격이라면 충분히 수긍하고도 남습니다.
그리고진정한 매니아적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있죠.
이런 분들은 개인적으로 조금 달리 생각합니다.
진정한 매니아는 잘 드러내지 않습니다.
자기 맘에들어 일반인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가격을 지불했더라도 가격이 얼마다는 둥 그런 천박성은 드러내지 않죠.
어디까지나 가격의 문제를 떠나 자신이 원했던 것을 소유한 데서 오는 기쁨 그자체만으로 만족하는 사람들이니까요.
그러나 일부 천박한 졸부근성이랄까요 그런 성향의 사람들은 뭐든 가격으로 본인을 드러내려고 하는데는 참 역겹죠.
"이게 얼마짜린 줄 알아?" 거들먹거리는 꼬락서니란 참~~
그렇게밖에 자신을 드러낼 수밖에 없는지....
사람을 싸고있는 포장으로 사람이 평가되는 것은 아닌데 말이죠.^_^
품질로써 정당한 가격을 말하고,
합리적 가격으로 현명한 소비 생활을 하는 우리들이 되었으면 합니다.
좋은 날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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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글 2009.09.14 15:17 정말 솔직하고 현실적으로 맞는 부분도 있네요.
비싼 옷을 입든 아니든 사람은 누구에게나 향기라는 것이 있거든요.
코로 맞는 향기가 아니라 그 사람을 봤을 때 느껴지는 독특한 매력이 있습니다.
제 경험에서 보면 비싼 옷을 입었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향이 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주위에서 입지 않는 비싼 옷을 입으면 시선을 끄는 것은 당연합니다.
어떻게 보면 이것이 세상 사람들이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드는군요.
돈이 없다면 빗을 내서라도 비싼 옷을 사서 입을 수 있습니다. (정말 그렇게 갖추고 싶다면)
문제는 그 다음이 되겠지요.
그 다음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실질적인 수준이 평가된다고 봐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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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하록 2009.09.14 15:30
싼게 비지떡이란 말도 있습니다만 그렇다고 무턱대고 비싼걸 구입할 이유도 없습니다.
짝퉁이라도 비싼 브렌드 제품과 동일한 것을 선호하는걸 보면 브렌드의 가치가 얼마나 사치성 소비심리를
부추기는지 알 수 있습니다. 비싼 명품은 누구나 마다하지 않으니까요.
일제,미제라고 하면 혹했던 그 시절의 환경때문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아직까지
국산은 하급,외산은 최고로 쳐주는 국내시장분위기에서 요즘은 국산 메이커 제품들이 비싼가격으로 내놓으니
오히려 더 잘 팔리는 분위기가 조성되는걸 보면서 비싼게 좋은거다란 소비심리가 얼마나 잘못되었나를 느끼겠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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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졸백수 2009.09.14 16:41 싼 게 비지떡. 맞는 말이죠. 다만 비싸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것도 아니라는 게 문제입니다.
적절한 가격대를 넘어선 것은 좋은 게 아니라 돈 낭비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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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엄는 무시키 2009.09.14 18:19 비싼거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똥거름도 비싼거 밭에다 주면 곡식이 더 잘 자란다고 하데여/ㅋㅋㅋㅋ
1만원짜리 옷이나 10만원 짜리 옷이나 100만원 짜리 옷이나... 한해 두해 지나가면 안입게 되는건 똑같더군요... -_-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