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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의 성공, 대한민국의 실패

2011.08.24 19:18

우금티 조회:2576

무상급식의 지원 범위를 묻는 이번 서울시 주민투표가 사실상 투표율 미달로 부결되는 것이 확실해졌다.

갑자기 오세훈은 무얼 노리고 이 난동을 기획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러다가 든 생각이 '비이성의 장악'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정치인은 어떠한 경우에도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명석한 오세훈은 그 반대의 길을 걸었다.

'비전'의 반동에 자신을 포지셔닝한 것이다.... 대체 왜 그랬을까?

난 오세훈 근처에 정말로 '제갈량'에 버금하는 브레인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생각해보니, 박근혜 대세론을 깰 기가막힌 비책은 사실 오세훈의 전술밖에 없을 것 같다.

좌파에 대항하는 투사의 이미지가 그것이다.


한나라당 지지자 중에 '이성적'인 판단과 선택을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의견이 분분하겠지만, 하여간 나는 그 이성적인 지지자가 정말로 얼마 없을 거라 본다.

내 전제가 맞다면, 비이성의 영역에서 오세훈은 박근혜보다 훌륭하다.

박근혜마저 지지세를 확장하기 위해 '복지'로 향하는 좌클릭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면서 오세훈의 좌파대전에서 지원사격을 거부하고 한발 물러서고 말았다.


비이성적인 한나라당 지지자 입장에서 누가 더 매력적일까?

이성적으로 보면, 오세훈은 거의 미친놈이다.

전국 대부분의 자치단체가 이미 시행하고 있는 무상급식을 홀로 거부하며 전쟁을 벌여 대패하고 말았으니.

비이성의 시각으로 보면 상황은 완전히 뒤바뀐다.

오세훈은 멋지다. 지는 싸움도 마다하지 않는다. 깽판을 치더라도 좌파 빨갱이는 허용하지 않겠단다.

대통령은 전두환처럼 목소리라도 쩌렁쩌렁한 맛이 있어야 대통령이라고 보는 게 비이성의 시각이다.

오세훈이 얼마나 이쁘겠는가.

게다가 박근혜는 복지에도 발을 걸치지만, 방북해서 김정일위원장과 기념사진도 찍었었다.

보수정치인이라도 서민복지에 신경쓰고 남북관계도 고려해야 제대로된 정치인이다.

맞는 말이지만 그건 철처히 이성의 시각에 한정된다. 비이성에서 볼 때 박근혜는 오세훈에 한참 못미친다.

오세훈은 마침내 박근혜 대세론을 깨고 새로운 대결구도를 만들었다. 게다가 조중동의 지원과 부채도 만들었다.


이성+지역주의  :  비이성


자 이제 한나라당 지지세를 두 세력으로 나눠보라.

좌측에 박근혜를 넣고, 우측에 오세훈을 넣는다면 대결구도가 되겠는가?

오세훈은 차차기 대권을 노리고 이런 생쑈를 벌인 게 아니다.

곧바로 박근혜와 붙어보겠다는 전략이다.


오세훈은 이겼다, 완전 대박 성공이다.

정치인이 비전 제시도 없이 비이성 꼴통의 아이콘으로 성장했다.

단 하나의 아이템으로 말이다.


비이성 꼴통의 인기에 영합하는 새로운 비이성 포퓰리즘이 등장했다.


저런 역사의 반동이 출현했으니 대한민국의 실패다. 오세훈, 니가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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