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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면 생각나는 황순원의소나기 중에서 음악하나..

2021.07.24 02:02

달맞이꽃 조회:550 추천:8

더운 날의 추억



정태은


마중물 부어
힘껏 젓던 펌퍼질
땅속 냉기 품은 물
콸콸 쏟아내면

수박 참외 담그고
등목 하고 앉아
살랑살랑 부채질
세상사 시름 잊은 얼굴

삼삼오오 평상에 누워
얘기 꽃 피워내고
쏟아질 듯 별빛에
밝은 앞날 꿈꾼다

깊어가는 밤
모기불 희미해져
실 연기 피워낼 때
잊은 더위에 청하는 잠

달무리진 하늘이
내일의 비를 부르고
바람 타고 멀리서 개 짖는 소리
아득해져 간다

가끔 오시던
월남 참전용사 아저씨
풀어 놓는 전쟁 무용담
두 귀 쫑긋 세운
또롱또롱한 눈망울

반쯤 베어문 참외
씹는것도 잊어버리고 빠져드는
정글 속 벌레들과 베트콩
생사의 치열한 전투

탱크포탄 수류탄이
눈앞에 펼쳐져 날아다니고
사방으로 튀는 총알 파편들
꼭 쥔 손에는 땀이 흥건하고
한여름밤의 하루는 그렇게 지난다

귀신잡는 해병 아저씨의
회를 거듭한 영웅담이 막바지를 향해가면
무덥던 여름도 귀뚜라미 우는
옷깃 여미는 가을바람 맞는다

무더운 여름 땀방울 만큼 정이 흐르던
새록새록 떠오르는
그 시절 그리운 추억들...

 

무지더운 여름밤에 맥주 한 잔 하면서 윈도우포럼님들 고마움을 느끼면서 노래 하나 남김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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