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도둑과 시아버지

2018.08.06 19:57

솔향 조회:1195 추천:28

요즘 자유게시판에 올라오는 일부 게시글을 읽어보면 참 안타깝고 답답하며 속상합니다.

그래서 "도둑과 시아버지"란 글을 소개해 올리니 읽어들 보시죠?

 

진실은 꼭 밝히지 않아도 밝혀지며 옳고 그름 또한 이야기하지 않아도 가려진다는 내용입니다.

때론 침묵이 금이요 무대응이 최대의 대응이라 생각됩니다.

 

원문 https://news.joins.com/article/22840060
[출처: 중앙일보] 며느리에게 "나는 사람이다" 외친 시아버지 깊은 뜻

며느리에게 "나는 사람이다" 외친 시아버지 깊은 뜻이라는 기사리며 원문은 중앙일보이며 아래 링크에서 옮겨왔습니다

 

옛날 서당 선생인 김 씨에게 아들 삼 형제가 있었는데, 큰아들이 장가가고 얼마 안 돼 세상을 떠났다.
어느 날 저녁 개가 짖어대 집을 둘러보던 김 씨가 며느리 방 앞에 가니 며느리가 “아버님, 이리 좀 들어오십시오” 하고 불렀다.
며느리는 속옷만 입고 있었다.
 
김씨는“나는 사람이다“하고는 돌아섰지만, 며느리가 다시 불렀다. 김씨가 “나는 사람이다”하며 말을 듣지 않자
며느리는 만일 안 들어오면 소리를 지르겠다고 했다.

 

김씨가 여전히 “나는 사람이다”하고 있으니 며느리는“동네 사람 다 들어보시오”하면서 시아버지가 며느리 방에 들어왔다고 소리를 질러댔다.
동네 사람들은 김씨가 그럴 양반이 아닌 줄 알면서도 그 음양 이치라는 것이 기묘하다고 생각했다.


그 소문이 원님 귀에도 들어가, 원님은 김 씨를 불러 조사했다.
김씨가 입을 열지 않아 고문도 해보았으나 김씨는 “나는 사람이다”라는 말만 반복했다.
 
김씨의 둘째 아들이 관에 붙잡혀 있는 김씨를 찾아와 돈을 얼마만 쓰면 풀려나올 수 있다고 제의했다.
그러자 김 씨는 아비를 어떻게 보고 그러냐고, 고약한 놈이라고, 죽으면 깨끗이 죽어야지 그럴 수가 있느냐고 추상같이 호령했다.

 

만약 돈을 쓰면 나가면서 자살하겠다고 하는 통에 둘째 아들은 꼼짝을 할 수 없었다.
관에서는 날을 정해주며 그날까지 바른대로 말하지 않으면 죽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결국 그날이 되었고 관에서는 거적과 작두를 준비하고 있었다.
일이 이렇게 되니 온 동네 사람들이 관에 몰려드는 가운데 어떤 사람이 느닷없이 애매한 일이라고 소리쳤다.
 
그 사람은 그날 밤 김씨 집에 들어갔던 도둑이었다.
도둑은 그날 김 씨 집 담장을 막 넘어들어가는 순간 개가 짖어댔다고 했다.


김 씨가 밖으로 나왔고, 자기는 황급히 대청 밑에 숨었다가 김씨와 며느리가 하는 말을 전부 다 들었다면서
김 씨에게 내려진 판결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관에 몰려와 있던 김씨의 제자들도 “그러면 그렇지. 우리 선생님은 그럴 분이 아닙니다” 하고 항명하니 김씨는 누명을 벗고 풀려났다.
황당한 유혹과 모함, 오해 앞에서 외친 저 한 마디 “나는 사람이다”엔 여러 함의가 있다.

 

“나는 사람이다. 사람이므로 그럴 수 없다” “나는 사람이다.
사람이라면 하면 안 되는 행동이 있다” “나는 사람이다. 내가 사람인 것을 알아 달라”….


저 이야기 속 시아버지는 자신의 결백을 드러내려고 며느리를 공격하지 않았다.
진실을 밝히겠답시고 이런저런 말을 얹지 않는다. 다만 자신이 사람이라는 것만 반복해서 말할 뿐이었다.
 
한편 생각해 본다. 사람이니까 그럴 수 있다. 며느리가 시아버지를 유혹하고, 유혹이 먹히지 않으니까 상대를 모함하고,
그 모함에 온 동네 사람들이 넘어가 오해하고, 그게 또 오해라는 걸 밝히려고 도둑은 그 집에 들어갔음을 밝히기도 한다. 사람이니까.
 
........중략.........

 

요새 대두되는 많은 일들은 근본적으로 ‘사람’을 상대한다는 생각이 부족해서 나타나는 일이기도 하다.

유혹하는 며느리 앞에서 ‘나는 사람이다’ 는 시아버지의 외침은 자신의 가치를 함부로 대하지 말라는 꾸짖음이기도 하다.


원하는 대답을 주지 않는다고 벌을 주려는 관 앞에서도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알아주기만을 바랐기에 ‘나는 사람이다’는 말밖에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럴 때 반드시 은밀한 유혹이 들어온다. 많은 경우 그 유혹에 넘어가고, 그게 정당화되기까지 한다.
그러나 시아버지는 거기에도 넘어가지 않았다. 사람이니까.

 

한편 이런 모함과 오해로 인해 벌어진 일에는 누군가 눈 밝고 귀 밝은 사람이 필요한 법이다.
도둑이 진실을 밝힐 수 있었던 것은 그가 본 장면에서 사태를 파악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목격자였다고 해서 모두 다 진실을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과부 된 며느리의 욕정과 시아버지의 학자로서의 준엄한 태도가 부딪치면서 벌어지는 일을 지켜보고 본질을 알았기에
진실을 말하는 것이 가능했을 것이다.
 
사람 사이에 벌어지는 수많은 일은 사실 나도 사람이고, 상대도 사람이라는 그 생각 하나만 붙들고 있어도 벌어지지 않거나 해결될 수 있다.
여성, 아이, 노인, 성적소수자, 이주노동자, 난민, 모두 그저 사람일 뿐이다.

사람을 사람으로 대할 때 진실을 알아차리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권도영 건국대학교 서사와문학치료연구소 초빙교수 irhett@naver.com

 

가만히 잇어도 무더위에 괴롭고 짜증나는 밤 크게 한번 웃고 내일을 맞이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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