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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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2006년 1월 CPU 아직도 현역입니다
김지웅2006년 1월에 나왔던 AMD 939 소켓 최고급형 CPU 애슬론64 FX-60 입니다 출시 기념 이벤트로 아이코다에서 20개 한정 판매할 때 129만원이란 어마어마한 가격에 나왔던 FX 시리즈 최초의 듀얼코어 녀석이지요.. 아무튼 세월의 풍파를 뚫고 지금도 현역으로 잘 돌아가고 있습니다. 지금으로 따지면 애슬론64 X2 5200+급 정도 된다고 하네요. 스크린샷은 현재 AMD 애슬론64 FX-60과 OCZ EL DDR PC-3200 Platinum 4GB 메모리 그리고 ATi Radeon HD 3850 512MB로 나온 것입니다.. 아래는 여태까지 써오면서 최고의 궁합의 메인보드를 찾다가 겪어온 이야기입니다. AMD 메인보드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읽어 보시면 아 그렇구나 하시는 부분이 있을 것 같습니다.
939 기반 메인보드가 참 많았지만 제 경우 FX-60을 계속 사용하기 위해 모든 939 지원 칩셋을 다 사용해보았습니다..
대충 AGP 시절 엔포스3 시리즈, VIA K8T800Pro, ULi M1689.. 그리고 PCI-E 기반에서 가장 인기있던 엔포스4 시리즈, SiS756, AMD 480X CrossFire(ATi RD480 CrossFire), VIA K8T890 까지 참 많이도 사용해봤지요.. 칩셋만 저 정도니 제조사와 모델로 따지면 메인보드만 수십장 바꿔갔던 것 같네요 -ㅅ-;
결국 마지막으로 정착한 것은 VIA K8T890 칩셋 기반인 ASUS A8V-XE입니다. 국내 미출시 모델이고 이베이를 통해 구입했지요. 사우스브릿지로 VT8251이 장착되어 SATA2를 지원하니.. 사양은 엔포스4 울트라 칩셋 메인보드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지요. 그러함에도 이 메인보드를 사용한 것은 이유가 많습니다. 먼저 호환성.. 정말 많은 메인보드를 사용해보았지만, 듀얼채널 4GB 풀뱅크 메모리를 제대로 리맵핑해서 지원하는 메인보드가 잘 없습니다. 설사 지원되더라 하더라도 DDR 400으로 램 클럭 고정이 되지 않고 DDR 333으로 작동하는 메인보드가 많았지요. 대체로 엔포스4 시리즈 기반 메인보드는 잘되는 편이지만,(전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엔포스4 기반 메인보드의 문제는 다른 데 있습니다.
사용중인 하드디스크가 웨스턴디지털의 320GB SATA2 하드와 시게이트의 1TB SATA2 하드인데.. 시게이트의 1TB 하드 인식을 제대로 해내는 메인보드가 잘 없습니다. 특히 엔포스4 기반 메인보드는 5종 정도 사용해보았는데, 폭스콘 제품을 제외하고는 모두 문제가 있었습니다. 국내에 베스트셀러로 기록된 ASUS A8N-E 메인보드조차 콜드부팅시에는 하드디스크를 인식하지 못하고 다시 웜부팅해야만 인식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러한 증상은 엔포스4 시리즈 기반 대다수의 메인보드가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더군요. 그나마 ABIT AN8 Ultra 제품은 HDD 감지 시간을 CMOS 상에서 늘려 제대로 인식할 수 있었지만.. 이 것 때문에 초기 부팅이 상당히 지연되었습니다. 대략 윈도 부팅화면으로 넘어가는데 10초 이상 걸리더군요.
또 엔포스4 칩셋은 발열이 굉장히 심한 편이기 때문에 대부분 칩셋 쿨러가 장착되어 있습니다. 히트파이프가 장착된 ASUS A8N-E Coolpipe와 ABIT AN8 Ultra를 제외하면 모두 쿨러가 장착되어 있거나 일부 방열판만 장착된 보드 뿐입니다. 쿨러가 장착된 모델은 쿨러의 소음과 수명 문제로 일단 점수가 크게 깎이고.. 히트파이프 외에 방열판만 장착된 기가바이트와 체인텍 모델은 칩셋 발열을 제대로 해소하지 못해 시스템이 상당히 불안정한 편입니다. 장시간 사용이 힘들 정도이고 오버클럭은 꿈에도 못꾸지요.
이러한 문제들에도 불구하고 엔포스4 시리즈가 시장의 대부분을 점유했었기 때문에, 저도 처음에는 이 엔포스4 시리즈의 메인보드로만 바꿔가며 궁합을 맞추어 보려고 했습니다. 모두 위 문제 중 한가지에 해당하여 계속 바꾸어가다가 결국 엔포스4 시리즈에서 완벽한 듀얼채널 4GB 구성과 1TB 시게이트 하드를 동시에 사용하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는 결론을 내게 됩니다.
결국 AMD(ATi) 칩셋과 SiS 칩셋, ULi 칩셋, VIA 칩셋으로 눈을 돌리게 됩니다.
일단 AMD(ATi) 칩셋은 정말이지 악연입니다. 사파이어의 크로스파이어 지원 메인보드를 이베이에서 거금에 구입하여 사용해보았더니.. 메모리 리맵핑 불가.. 시스템 불안정(잦은 다운과 충돌)이 발생합니다. 풀뱅크 4GB 구성 때문이라고 하더군요. 해결책이 없는 것 같습니다. 이 문제는 ASUS의 크로스파이어 메인보드에서도 동일하게 발생해서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다음은 SiS 칩셋. ASUS의 A8S-X 모델을 사용해보았습니다.4GB 구성시 램클럭 DDR 333으로 고정됩니다. 안그래도 애슬론64 FX-60 때문에 DDR1 PC3200 메모리를 쓰는데 그나마 가진 성능을 깎아 먹는군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Radeon HD 3850와의 충돌. 드라이버 설치시 무조건 다운, 윈도 진입 불가로 깨끗하게 포기했습니다.
다음은 ULi 칩셋. 애즈락에서 나온 두가지 모델을 사용해보았는데, 공통적인 문제입니다. 특이하게도 CPU의 영향을 받습니다. 분명 애슬론64 FX-60을 지원하는 바이오스로 업그레이드 했음에도, 시스템이 불안정합니다. 시도 때도 없는 다운 증상으로 인해, 여러가지 부품을 교체해보다가 같은 문제가 지속되었습니다. 마지막에 CPU를 애슬론64 X2 4200+으로 교체하니 잘 되더랍니다. ULi 칩셋에서 애슬론64 FX-60 사용은 힘든 것으로 판단하고 또 포기합니다.
마지막으로 VIA 칩셋. 가장 꺼렸던 것이 VIA 칩셋입니다. 일단 939 소켓과 PCI-E 그래픽카드를 지원하는 칩셋은 VIA K8T890 뿐인데.. 국내에 출시된 메인보드는 죄다 구형 사우스브릿지인 VT8237이 장착되어 있습니다. 예전에 AGP 그래픽카드를 쓸 때 K8T800Pro를 사용해보았지만, VT8237에는 문제가 많습니다. USB 문제 때문에 고생했던 것을 생각해보면 다시는 쓰고 싶지 않았지요. 그래도 기다려보니 939소켓에도 후속 사우스브릿지인 VT8251 칩셋을 사용한 모델이 출시되더군요. 왠걸 ASUS A8V-X.. 사우스브릿지는 VT8251이지만 노스브릿지가 K8T800Pro AGP 모델입니다.. 웃긴건 지금도 나오고 있는 모델이라는 것이지요. 939 소켓 메인보드 중 서버용 메인보드를 제외하고 지금까지 나오는 유일한 모델이기도 합니다. ASUS 홈페이지에는 같은 사양으로 K8T890이 장착된 PCI-E x16 기반의 A8V-XE이 나왔다고 하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국내에 출시는 안되더랍니다. 결국 지난 주에 이베이에서 주문했고.. 사용해보게 되었습니다.
EMS 배송도 운이 좋았는지 중국에서 이틀 만에 도착했네요.. 이베이에서 메인보드 주문 많이 해봤지만 이렇게 빠른 것은 처음입니다..
정착했습니다. 드디어. 위에서 열거한 문제 모두 해결되었고.. 엔포스4 울트라보다 성능이 뛰어납니다. -ㅅ- 허허.. 다른 칩셋의 수많은 메인보드들이 비스타 체험지수에서 4GB 메모리임에도 항상 5.0~5.1점을 받던 것이 VIA K8T890에서 5.9점을 받아버리네요. 잘못된 줄 알고 여러번 포맷하고 다시 해봐도 마찬가지입니다.. 여태까지 DDR1이라 그 이상 점수는 안되나 보다 하고 포기했던 부분이라 더 인상적이더군요. 그리고 사우스브릿지 VT8251 덕분에 SATA2도 완벽히 지원하고 시게이트 1TB 하드 인식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드디어 찾았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좀 어처구니가 없기도 합니다.. AMD 939 시절 시장을 장악하다시피한 엔포스4 시리즈가 가진 문제는 정말 꾸준히 제기되어 왔고, 해결책이 없는 상태에서 AM2 소켓으로 넘어왔는데.. VIA가 해결해놓았다니요..
메인보드 바꿔대면서 위 문제로 수 년 전부터 불과 지난 달까지 디지털그린텍 A/S센터에 들락날락 정말 많이 했는데.. 기사 분이 한 말씀이 AMD 939 소켓에서 듀얼채널 4GB 램을 DDR 400으로 리맵핑해서 작동하는 메인보드는 자신이 알기로는 없고 당시 1TB 하드디스크는 제조사로서도 상상을 못했던 부분이라 인식에 문제가 있어도 어쩔 수 없다고.. 디지털그린텍에서 국내 유통한 ASUS 모델이 엔포스4와 SIS756, VIA K8T890 + VT8237 모델 뿐이니 문제가 되는 것은 당연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차라리 AGP 슬롯인 K8T800Pro + VT8251 조합의 A8V-X 대신에.. PCI-EX 16x 슬롯인 K8T890 + VT8251 조합의 이 A8V-XE를 내놓았으면 그나마 좋았을텐데.. 지금도 팔려나가는 A8V-X 모델과 활발한 939소켓 중고 메인보드 시장(엔포스4 시리즈 기반 제품들이 장악한)을 보면 좀 깝깝하기도 합니다.. 왜 AGP 방식인 A8V-X를 출시했는지..
여기까지 근 2년동안 보드와 메모리.. 그리고 그래픽카드까지 궁합에 맞는 939 메인보드를 찾았던 이야기를 적어보았습니다. 솔직히 쓸 데 없는 내용으로 볼 수도 있지만.. 각 칩셋이 가진 문제점 정도는 밝힌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수십장의 메인보드를 바꿨고.. 들인 돈으로는 쿼드코어에 듀얼 VGA를 구성하고도 남았을 것 같이 아깝기도 하고 하지만..(아마 중고차 한대 값은 나오겠네요) 어쩔 수 없지요 뭐.. 그래도 쉽게 쉽게 메인보드를 바꾼 것도 아니고 매번 잘 사용해보려고 외국 포럼도 찾아다니고 각 모델의 A/S 센터도 다녀보며, 이래저래 많이 노력도 했었는데 결국 바꾸고 바꾸고 한 게 이렇게 되었지요 ^^; 아무튼 이제 요 PC에선 더 건드리지 말아야겠습니다. 어차피 다른 방에 AM2+ 기반 PC가 있기 때문에.. 이 FX-60 PC는 드디어 "완성"이라고 해야겠지요.. 마지막까지 읽어주신 분 계시면 이렇게 주저리 주저리 쓴 글 읽어주시느라 감사하다는 말 전합니다.. 혹시 939 소켓에 궁금하신 것 있으시면 질문주세요. 적어도 939 소켓에서는 이래저래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