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나갔던 아버지 부고를 받았습니다
2017.04.14 13:12
25년전 집을 나가서 연락이 끊겼던 아버지 부고를 받았습니다.
어머니는 이혼해서 더 오래전에 나갔고, 아버지는 제가 2살때 집을 나가서 할머니 손에 자랐죠.
뭐 잘 자랐고 잘 살아왔으니 괜찮고, 제 성장이야기는 본론이 아닙니다.
부고를 받았는데, 예상외로 아무 느낌이 없네요.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그냥 아무 느낌도 안 들어요. 아버지와 형제지간인 고모나 삼촌이라면 어떤 기분이 드실진 모르겠지만, 전 자식인데 아무 느낌이 안 드네요. 그냥 그런가보다 하는 정도라서 스스로도 놀랐습니다.
차라리 살아서 나타났다면 감흥이 있었을지도 모르겠네요.
언젠가 어머니의 부고도 받게 되겠죠? 얼굴 한번 본적없는데 부고만 받게 되다니.
오늘 사망신고랑 재산조회 신청서 쓰고 왔네요.
친척들 말로는 아마 빛이 더 많을거라고는 하는데, 조회후 상속할지 포기할지 선택할 수 있다네요.
뭐 받을거 있으면 애써주신 삼촌댁에 넘길려고 생각중입니다.
부모님들과 연락은 자주들 하시나요?
항상 부모님이 있다면 어떤 느낌일까 생각은 해봤는데 역시 모르겠네요.
부모님과 연락할 수 있다면, 혹시 당장이라도 얼굴을 마주할 수 있다면 축복이겠죠.
오늘 치킨이라도 사드리는게 어떻습니까?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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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g 2017.04.14 13:38 -
정야 2017.04.14 13:43
귀중한 정보 감사합니다.
결과 나올때까지 시간이 좀 있는데 자세히 알아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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젓명박그네 2017.04.14 13:49
님 글 읽고보니 그냥 먹먹하네요.
사는게 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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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rㄹrㅇe 2017.04.14 14:09
그리운 그이름 아버지... 그래야 하는데 안타까운 일이네요 그래도 남은 인생 행복하게 사셔야죠 힘내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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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야 2017.04.14 15:03
인생에서 가장 슬퍼야할 순간 중 하나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 다행일지도 모르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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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먼당 2017.04.14 17:54
지금은 조금 조금씩, 가슴이 먹먹해 지고,
아버지에 대한 아련한 상상력이 생활속으로 스며들어
내 어린시절의 추억장을 만들어 내겠죠.
우리 아버지 셨으니까?
아마도 아버지에 대한 동경과 사랑일 껍니다.
돌아가신 아버지께서는 영적으로라도 자식을 만나려 하시겠죠?
만나십시요.
풀어내세요.( 마음을 푸는건 내가 하는거죠? )
고모님이든 작은 아버님이든 똑같은 마음일 겁니다.
그분들 노고에 감사드린 만큼 아버님을 생각하세요.
주신 정이 깊던, 짧든 내 마음과 육신을 주신분이니까요?
태어나자마자 죽는 사람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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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맥 2017.04.14 21:16
먼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저도 요즘 아버님, 장인 어른께서 건강이 안좋으셔서 걱정인데 이런글을 보니 더욱이 마음이 무거워 지는듯 합니다.
아무쪼록 힘 내시기를 진심으로 기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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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arus 2017.04.17 17:32
적은 재산이라도(부동산, 예금, 보험 등등) 덜컥 상속 받게되면 재산뿐만 아니라 부채도 같이 상속된다는거 명심하세요...
전문가와 상의하시는게 좋을듯 싶습니다.
상속포기에는
단순포기와 한정상속포기가 있어요
한정으로 해야 합니다. 단순포기로 하면 다음 순위자에게 이전되기 때문에
빚이 잇는 경우에 그 다음 순위자가 채무를 상속하게 되어 애를 먹게 되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