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움과 채움
2014.09.07 10:30
일전에 끄적거린 토막글이 있어 올려 본다.
요사스럽고, 호들갑스러운 점령군 같은
수입 산 휴일에 비하면 참으로 멋진 우리의 명절이다.
우리 모두에게 즐거운 추석 되었으면 하는 바랍이다.
채움이 비움을 위한 것이 아니듯
비움도 채움을 위한 것이 아니다.
채움이 비움을 대신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채움이 비움을 가리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비움은 그 채움을 가리지 않을 뿐이다.
비움을 위한 채움이 부질없듯
채움을 위한 비움도 부질없다.
채움도, 비움도, 욕망일 뿐이다.
비움과 채움은 조화로운 어울림의 다스림이다.
없는 듯 있는 것이 비움이다.
불현듯 생각나는 짧은 글들 中에서
법정(法頂) 스님이 쓰던 낡은 나무 의자가
가질 필요가 없는 자의 무소유와
가져야 할 자의 무소유가 어찌 같은 無소유가 될 수가 있겠는가?
어디 대답을 좀 해 보시구려!
세속의 無소유가 얼마나 큰 고행(苦行)이란 걸 잊으신 게군요! 허, 참!
세속의 번뇌를 거두어 씻는 것이 부처의 가르침일진대
절간 뜨락에 묻어 놓을 번뇌를 세속에 던지고 가신 연유가 무엇이오이까?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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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살타 2014.09.07 10:59
나름대로 다른 생각을 해 봄니다.채움이 있기에 비움이 있고비움이 있기에 채움이 있음이다.즉채움도 비움도 서로 가려 보이지 않는 것이 아니라채움도 비움도 없다는 것이다무소유라 함은 소유할 존재가 없는데소유하려 애쓰고 죄를 짓는것을 안타까이 여겨나온 말이 아닌가 생각이 됨니다. -
클레멘타인 2014.09.07 11:00
좋은글입니다...
원래 채워져있는 사람없을것이고, 태어나서 비워져있는 공간에 조금씩 스며들어 채워지고,...
또 그렇게 채워져있기에 사람일것이고,
그 채워져있는그릇에 또 채울 수 없듯이,
채우기위해 비워야하고, 채워진것이 탁해졌을때, 또 비워서 또 채우고,.....
이렇게 살아가는게 우리네 인생이 아닐련지요?.....
그래서 사람답다는게 바로 이런게 아닐련지요?.....
아마도......
신이나 영물이라면, 늘 텅텅 비우고 살아도 그 어느 누가 이상하게 보겠는지요?
그래서 사람이었을때 그 누구도 무소유로부터 자유롭지 못했을터....
사람이 아니었을때, 그 이후에나 비로소 어울리는 단어가 무소유가 아닐련지요?
결국은 ......
결코 무소유가 아니었음에도, 무소유를 갈망하는 그분의 여망이 아니었을까하는.... 다소 무모한? 생각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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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서생 2014.09.07 14:27
신마저도 무수요로 부터 자유롭지 못합니다.
신을 믿고 추종하는 신도를 소유하지 못한 신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죠.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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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쓰 2014.09.07 17:04
불교에선 신 이란존제를 특별한존제로 숭배를위한 존제로 일컫지는 않는것 아닌가 싶군요
부처 는 신이 아닙니다.
단지 그의격이 신정도되는 존제로 인식될뿐 입니다.
불가에서 "성불"하라는말은 "부처가 되세요" 라는축복의 말이죠
즉 신처럼 되라는말 입니다.
신도는 신도로서 존제함이 아니라 스스로 신이되고자 구도를 하는길 이어야 합니다.
다만 그 사이의 인간이 그러한 부처를 팔아 혹세무민 하는거죠
여타의 종교역시 그렇다고 생각 합니다.
본래 신이라는 존제의 말을 전한다 하지만
저마다 자기들에게 이익이되도록 말장난으로 장사하는것아닌지 싶어요
신 을 대변한다는 이들이 벌이는 파벌싸움질과 그로인해 벌어지고 파생하는 신도들간의 싸움
말을 순서만 바꾸면 전혀 다른뜻이 되기도 합니다.
신이란 존제는 사람이 존제하기에 비로소 존제한다 라구요
믿어줄 사람이 없다면 신따위역시 없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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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서생 2014.09.07 20:01
역시 BOSS님이네요!
많이 알아갑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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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kija 2014.09.07 17:52
공즉시색 색즉시공.....
다를 한가위 잘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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