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왔는데 기분이 이상하네요...
2009.10.18 04:25
금요일날 서울의 집에 오는 길이었습니다.
양재역에서 집에 가는 버스를 탔습니다. 그리고 창밖을 앉아서 보고 있었는데.. 어떤 할아버지가...정말 늙은 할아버지가 똑딱이 디카로 하늘의 어디쯤을 찍고 계셨습니다.
저 노인이, 가시기 전에 뭘 그리도 담고 싶으셨나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 눈물이 났네요. 그때 듣고 있던 음악이 '제스로 툴'의 '엘러지' 라는 연주곡이었는데...아름답긴 했어도 슬픈 곡이라는 생각은 해 본 적이 없었거든요.
그 이후에 계속 버스를 타고 가는데 남루한 차림의 한 남자가 다른 남자를 리어카에 싫고 지나가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리어카에 올라탄 남자는...시멘트 푸대 같은 걸 덮고 뭐랄까요 새우잠을 자는 것 처럼 보였는데 아무래도 아퍼보였습니다.
도대체 왜 올라탔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이후부터는 버스에서 보는 서울의 풍경이 너무도 이상했습니다. 뭐랄까. 현실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그런 풍경처럼 느껴졌는데 기분이 참 묘하더군요.
특히 금요일날은...너무도 맑고 선명한, 그런데 우울한 분위기의 서울이었습니다. 이질감이 느껴지고 이것이 정말 내가 살고 있는 곳인지에 대한 의문이 생길 정도로 생소했습니다.
음...아무래도 제가 생각을 너무 많이 한 것 같기도하고...기분 전환이 좀 필요한데. 서울에 와서 기분이 이상하게 전환된거 같네요. 제가 이상해진건지...여러분들도 이런 기분 느껴보신 적들 있으신지...
내일 여기저기 좀 구경다니면, 기분이 좀 나아지려나요. 이게 기분이 안좋은건지 좋은건지도 모르겠네요.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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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환 2009.10.18 04:34
어쩌면... 현재 님 심리가 그대로 보이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최근에 안 좋은 일이라도 있었나요? -
줄리안타임 2009.10.18 14:33 안 좋은 일은 항상 있습니다. ^^ 하지만 좋은 일도 있고...서울 오기 전날 밤은 학교에서 애들이랑 재밌게 놀기도 했는걸요. ^^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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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이 2009.10.18 09:08 엘러지.. 언젠가 모라디오 방송 시그널 음악였는데 전 그음악 들을때마다 쓸쓸,고적함,우울 그런 느낌이 있었습니다.
기분과 음악 창밖의 풍경이 매치가 되서 갑자기 그런기분이 들었던거 같은데 ㅎㅎ 저도 그런적이 있었습니다.
좋은곳 구경하시고 기분 업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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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안타임 2009.10.18 14:35 중요한 건 제가 그 음악이 그렇게도 쓸쓸하다는 것을 그 날 따라 절실하게 느꼈다는 것이네요.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은 교보문고랑 무슨 마트 이런데를 가보려구요. 구경도 할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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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2009.10.18 09:56 생각의 깊이가 다르시네요. 감정 이입이 남다르신 것 같습니다. -
줄리안타임 2009.10.18 14:36 누구나 생각의 깊이를 알 수는 없습니다. 다만 그날 따라 제가 감정의 흐름이 평소와는 달랐나 봅니다. 덧글 감사드립니다. -
kdksj 2009.10.18 11:50 감정이 풍부하신것 같습니다. -
줄리안타임 2009.10.18 14:37 다른 분들도 아마 풍부하실거라 생각합니다. ^^ -
cosmos 2009.10.18 18:12 지금 그곳은 가상 세계입니다. 그곳은 여러 경험을 하기위하여 스스로 선택하신 세계입니다.
앞으로 좋은 작품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