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계 선생 며느리 재혼하다..
2012.08.30 08:20
퇴계선생의 맏아들이 21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나자,
한창 젊은 나이의 맏며느리는 자식도 없는 과부가 되였다.
퇴계 선생은 홀로된 며느리가 걱정이 였습니다.
'남편도 자식도 없는 젊은 며느리가 어떻게 긴 세월을 홀로 보낼까?'
그리고 혹여 무슨 일이 생기면 자기집이나 사돈집 모두에게 누(累)가 될
것이기에,한밤중이 되면 자다가도 일어나 집안을 순찰하곤 했습니다.
어느날 밤, 집안을 둘러보던 퇴계선생은 며느리의 방으로부터 '소곤소곤'
이야기하는 소리가 새어나오는 것을 듣게 되었습니다. 순간 퇴계 선생은
얼어 붙는 것 같았습니다. 점잖은 선비로서는 차마 할 수 없는 일이지만
며느리의 방을 엿보지 않을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젊은 며느리가 술상을
차려 놓고 짚으로 만든 선비모양의 인형과 마주앉아 있는 것이었습니다.
인형은 바로 남편의 모습이었다.
인형 앞에 잔에 술을 가득 채운 며느리는 말했습니다.
"여보, 한 잔 잡수세요."
그리고는 인형을 향해 한참 동안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흐느끼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남편 인형을 만들어 대화를 나누는 며느리.......
한밤중에 잠못 이루고 흐느끼는 며느리........퇴계 선생은 생각했습니다.
'윤리는 무엇이고 도덕은 무엇이냐?
젊은 저 아이를 수절시켜야 하다니.........
저 아이를 윤리 도덕의 관습으로 묶어 수절시키는 것은 너무도 가혹하다,
인간의 고통을 몰라주는 이 짓이야말로 윤리도 아니고 도덕도 아니다.
여기에 인간이 구속되어서는 안된다.
저 아이를 자유롭게 풀어주어야 한다.'
이튿날 퇴계 선생은 사돈을 불러 결론만 말했습니다. "자네, 딸을 데려가게."
"내 딸이 무엇을 잘못했는가?" "잘못한 것 없네. 무조건 데려가게."
친구이면서 사돈관계였던 두 사람이기에 서로가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할 까닭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딸을 데리고 가면 두 사람의 친구 사이
마저 절연 하는것이기 때문에 퇴계선생의 사돈도 쉽게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습니다.
"안되네. 양반 가문에서 이 무슨 일인가?"
"나는 할말이없네. 자네 딸이 내 며느리로서는 참으로 부족함이 없는 아이
지만 어쩔 수 없네. 데리고 가게."
이렇게 퇴계선생은 사돈과 절연하고 며느리를 보냈습니다.
몇 년후 퇴계선생은 한양으로 올라가다가 조용하고 평화스러운 동네를
지나가게 되었습니다. 마침 날이 저물기 시작했으므로 한 집을 택하여
하룻밤을 머물렀습니다.
그런데 저녁상을 받아보니 반찬 하나하나가 퇴계선생이 좋아하는 것뿐이었
습니다. 더욱이 간까지 선생의 입맛에 딱 맞아 아주 맛있게 먹었습니다.
'이 집 주인도 나와 입맛이 비슷한가 보다.'
이튿날 아침상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반찬의 종류는 어제 저녁과 달랐지만
여전히 입맛에 딱 맞는 음식들만 올라온 것입니다.
나의 식성을 잘 아는 사람이 없다면 어떻게 이토록 음식들이 입에 맞을까?
혹시 며느리가 이 집에 사는 것은 아닐까?'
그리고 퇴계선생이 아침 식사를 마치고 막 떠나가려는데 집주인이 버선 두
켤레를 가지고 와서 '한양 가시는 길에 신으시라'며 주었습니다. 신어보니
퇴계선생의 발에 꼭 맞았습니다.
아! 며느리가 이 집에 와서 사는구나.' 퇴계선생은 확신을 하게 되었습니다.
집안을 보나 주인의 마음씨를 보나 내 며느리가 고생은 하지 않고 살겠구나.
만나보고 싶은 마음도 컸지만 짐작만 하며 대문을 나서는데 한 여인이
구석에 숨어 퇴계선생을 지켜보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퇴계선생은 이렇게 며느리를 개가시켰습니다.
이 일을 놓고 유가의 한 편에서는 오늘날까지 퇴계선생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선비의 법도를 지키지 못한 사람이다. 윤리를 무시한 사람이다."
하지만 또다른 한 편에서는 정반대로 퇴계선생을 칭송하고 있습니다.
"퇴계선생이야말로 윤리와 도덕을 올바로 지킬 줄 아는 분이시다.
윤리를 깨뜨리면서까지 윤리를 지키셨다."며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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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n of Clisis 2012.08.30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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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Boss 다! 2012.08.30 09:51 기존의 가치관을 거부 하기에는 "그 스스로" 무한한 용기를 가져야만 가능 하겠죠
"속사정" 이란것을 저마다 동의하고 공감 한다면 모르되 그 속사정까지 모르는 상태에서
그저 보여지는 부분만으로 평가를 하고 판단을 한다면 더욱 그럴겁니다.
"나라를 위해 수십만의 적을 죽였다!" 이는 영웅 인가요?
그 영웅이 "일본인" 이고 그 적이 우리나라 병사다 라면 그래도 영웅 인가요?
보는 주체에따라 그 결과치는 또 달라집니다.
아울러 이를 보는 사람이 "친일파" 라면 그에게는 영웅 일까요? 그역시 한국 사람이니 아닐까요?
세부적 관점으로 이를 제3자인 다른나라 사람이 보고 적을 죽이는 과정에서 양민과 아이들까지 죽였다라는
내용까지 덧붙혀서 인식을 했다면 그 서양인은 그 일본군을 무어라 말할까요?
왜 각각의 인식이 달라지는지...
무언가를 인식하기위해 어떤 자세여야 하는지
본문의 이야기중 어느 부분이 현실적인지 현재 우리가 어떤것을 보아야하는지
그러기위해 어떤 자세여야 하는지가 적절한듯 하내요
"당시" 가치관속에선 "일부종사" 가 아마도 유일한 도덕적 관념 이엇을 테니까요
그 일반화된 가치관을 현실적인 안목에서 과감히 탈피한것이 "현실론" 이고 싷학의 대표적 가치 였을거라 봅니다.
유교적이고 관습적이던 기존 가치관에대한 거부는 쉽지않은 결정 이었을것 입니다.
극과극의 상반된 평가란 그래서 있는것 이었을테고
아마도 당시의 주류는 그의 행동을 "윤리파탄 , 도덕파탄"이라 했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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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와포터 2012.08.31 04:06 같은 물이라도 소가 마시면 우유가 되고,
독사가 마시면 독이 되듯이
사람이 좋은말을 하면 좋은 소리로 들리지만
개가 짖으면 시끄러움만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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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별wp 2012.08.30 10:11 이런사실이 있었네요.
조선후기, 주자가 변질시킨 유교이념때문에 깽판이 돼었던사회에서도.
솔직히 공자도 여자문제가 심했고 언급하지도 않았는데..
잘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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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이런힐이 2012.08.30 10:55
퇴계선생님은 참으로 따듯한 사람이었다 생각드는군요.
군자니 선비니 유교인 이니 이런 것을 떠나 그 누구보다 가슴이 따듯한 인간이었다는 것이 참으로 자랑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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