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 도 우 UEFI USB 부팅(FAT32)에 관하여...

이전 보드(ASUS X79) 쓸 때는 USB 메모리로 윈도우 설치할 때 FAT32로 포맷해야만 가능했고, 당시에는 막연히 보드가 옛날 거라서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습니다. (아이비-E 4820K에 쓴 거라서요. 하스웰 4770이랑 Z87이 나오고 나서 출시된 녀석인데, 보드는 기존 X79를 쓰는 녀석이라서 보드는 살 때부터 한 세대 구형이었음. 이걸 오래쓴 덕분에 Z87부터 나오기 시작한 M.2 슬롯을 라이젠 2600으로 바꾸고 나서야 써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X470 (ASUS 크헤7)으로 넘어오면서 아예 부팅이 안 되서(보드 메뉴에서 인식도 잘 되고 부팅 우선순위 설정도 되는데 정작 선택해서 부팅하면 USB 메모리가 아닌, 기존에 설치된 윈도우로 부팅해버림) 

이래저래 시도해보다 보니 정작 Rufus로 UEFI: NTFS 포맷을 하니깐 잘 부팅되는군요. 

Rufus FAQ를 보니깐 상세히 설명해 놨네요. 

https://github.com/pbatard/rufus/wiki/FAQ#Blah_UEFI_Blah_FAT32_therefore_Rufus_should_Blah

최대한 간단히 요약하면

UEFI는 FAT32 부팅을 강제하지 않음, 단지 FAT32 부팅만 보장할 뿐임. 이걸 FAT32만 부팅 된다고 호도하면 안 됨 ('바퀴 달린 차량은 최소 하나 이상의 바퀴를 달고 있어야 한다'와 '바퀴 달린 차량은 오직 하나의 바퀴만 달고 있어야 한다'가 완전히 다른 말인 것처럼)

실제로 Intel NUC PC를 보면 FAT32로 포맷된 파티션이 단 한 개도 없음에도 UEFI로 부팅 잘 됨

Rufus는 UEFI:NTFS 기능을 통해 (CSM 없는) 순수 UEFI 모드에서 NTFS 부팅을 지원함

해당 기능은 UEFI 스펙을 준수하며 '해킹'같은 건 없음 (MS같은 경우 부팅용 FAT32 파티션과 윈도우가 실제로 설치되는 NTFS 파티션을 나눠놓는 식으로 비슷하게 구현해 놨음)

해당 기능을 쓰려면 시큐어부트를 비활성화 해야됨, 이건 다른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UEFI:NTFS 기능에서 쓰는 부트로더가 GPLv3라서* MS가 시큐어부트 인증서 발급을 거부하기 때문임

(*사실 이걸 이해하려면 GPL에 대한 배경 지식이 좀 필요한데, 오픈 소스 라이선스 중에서도 가장 저작권에 철저한 게 GPL이고 이에 대한 핵심 조항이 전염성 관련 조항입니다. GPL 코드 몰래 베껴썼다가 이걸로 실제로 고소먹어서 강제 소스 공개하거나 전량 폐기한 프로그램들도 있고요. - 전량 폐기는 아직 CD 시절에 일어난 일이라 가능했던 것.

예전 MS가 오픈 소스를 암세포, 바이러스, 공산주의에 비유하며 극혐한 것도 이 전염성 관련 얘기입니다. GPL의 전염성에 대한 자세한 얘기는 꺼무위키에도 잘 설명되어 있으니 참고 https://namu.wiki/w/GNU%20%EC%9D%BC%EB%B0%98%20%EA%B3%B5%EC%A4%91%20%EC%82%AC%EC%9A%A9%20%ED%97%88%EA%B0%80%EC%84%9C )

여튼, UEFI:NTFS 설명을 살펴보니 UEFI 자체적으로는 NTFS 부팅이 안 되는 제품들까지 지원하기 위해서 아래와 같은 꼼수를 써놨더군요.

USB 메모리 내에 2개의 파티션을 생성함

첫번째는 용량 대부분을 차지하는 NTFS 파티션(실제 내용이 들어있고 부팅할 파티션)

두번째는, 끝부분에 아주 작은 용량의 FAT32 파티션. 이 안에는 UEFI용 NTFS 드라이버가 들어있음.

그러니깐 보드의 UEFI가 FAT32 부팅만 가능할 경우, 일단 첫번째 파티션을 무시하고 두번째 FAT32 파티션으로 부팅합니다. 그럼 거기서 NTFS 드라이버를 로딩시킨 후 첫번째 파티션에 있는 부트로더를 읽어서 부팅하라고 시키는 거죠.

그럼 보드의 UEFI 자체적으로 NTFS 부팅을 지원하면? 그럼 USB 메모리 하나에 부팅 옵션이 2개 뜨는 걸 볼 수 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