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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버 / IT 아이폰 4S, 인격체가 되다

2011.11.03 15:03

우금티 조회:3507

오마이 기사 중의 일부입니다.  https://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642260&PAGE_CD=N0000&BLCK_NO=3&CMPT_CD=M0001


초보적이겠지만, 대화가 된다는 거.... 우리는 조금 전만해도 화소경쟁, 클럭경쟁 이런거만 하고 있었는데...

(난 아직도 핸드폰을 응급상황에서 무기로 쓰고 있는데...)


아이폰, 인격체가 되다

 

이제 제품을 살펴보자. 아이폰4S의 가장 큰 변화는 '인격체'의 지위를 획득했다는 점일 것이다(전화기를 뜻하는 아이'폰'이라는 이름이 격에 맞게 않게 느껴질 정도다). 다음 기사에서 자세히 다루겠지만, 제품에 '인성'을 부여하려는 노력은 애플의 창업 이래 계속되어온 노력이다. 애플은 음성명령체계 '시리'를 장착한 새 제품을 내놓으면서 '개인비서(personal assistant)'라고 불렀다.

 

여기서 분명히 하고 싶은 것은, '시리'가 채택한 음성명령 체계가 기존의 음성인식과는 다른 층위에서 작동한다는 사실이다. 음성인식이 목소리를 인식해서 문자로 바꿔 주거나 간단한 장치를 조작하는 것이라면, 음성명령은 인공지능을 통해 자연어를 인식하고 이에 대해 자연어로 반응하는 상호작용을 포함하기 때문이다. '아이폰4S'는 사용자와 대화할 능력을 갖춘 최초의 개인 단말기다. 

 

  
애플의 음성명령 시스템 '시리(Siri)'. 모바일 산업에 핵폭풍을 몰고 올 신개념의 인터페이스다. 사용자가 '내년 5월 19일이 아버지 생신이니, 잊지 않도록 해 달라'고 부탁하자 '당일 아침 9시에 쪽지로 알려주겠다'며 말과 글로 답한다.
ⓒ 애플
애플

도착한 문자 메시지를 음성으로 읽어주고, 주인의 답변을 받아 적어 문자로 보내주는 것은 기본이다. '아직도 비가 오냐'고 물으면, '이제는 비가 오지 않는다'라고 말하며 해당 지역의 일기예보를 보여주고, '1인치가 몇 센티미터냐'고 물으면 단위를 계산해서 말해준다. '30분 후에 깨워달라'고 말하면 그러겠다고 답하며 타이머를 작동시킨다. 

 

'시리'는 할 일 없는 사용자들의 실없는 질문에도 성실히 답변해 준다. '넌 여자냐?'는 질문에 '나는 정해진 성별이 없다'고 답변하고, 결혼하자고 하면 '그냥 친구로 지내는 게 좋겠다'고 정중하게 거절하기도 한다. 어떤 이는 청혼 후 "사용계약에 결혼은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죄송합니다"라는 답변을 들었다. 어떤 이의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 달라'는 부탁에는 '두 대의 아이폰이 술집에 갔는데...그 다음엔 잊어버렸어요'라고 답했다.

 

사용자가 늘면서 완벽하지 않은 음성명령체계의 허점과 문제점도 드러나겠지만, 그 전까지 애플은 막대한 매출을 올리며 '시리에게 말 걸기'라는 새로운 유희문화를 탄생시킬 것이다. 머잖아 유튜브가 '시리의 우스운 답변 시리즈'로 도배되리라는 것도 어렵지 않게 예측할 수 있다. 시리는 이 수많은 사용자들이 경험하는 '즐거운 오류'와 더불어 좀 더 성숙한 인격체로 진화할 것이다.

 

전화기, 인생을 논하다

 

한 사용자가 시리에게 '삶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 철학적 질문에 시리는 여러 답변을 준비해 두었다. 영화 <포레스트 검프>를 패러디해 '여러 증거를 종합해 보면 초콜릿인 것 같다'고 답변하기도 하고, '답변 대신 긴 희곡을 쓰겠다'라고 말하며 이렇게 덧붙이기도 한다. "하지만 결국 그 희곡에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사무엘 베케트를 읽은 게 틀림없다. 내게 가장 깊은 인상을 준 답변은 이러했다.

 

"남에게 친절해지세요. 지방을 가급적 적게 섭취하고, 가끔씩 좋은 책을 찾아 읽고, 사색에 잠기기도 하고, 어떤 사람들과도 평화롭고 조화롭게 살도록 노력하세요. 상대가 무엇을 믿든, 어떤 국적을 지니고 있든 상관없이 말입니다." 

 

아이폰4S와 '시리'는 한국 기업을 괴롭히며 여러 교훈을 줄 것이다. 무엇보다 눈앞의 돈벌이에 눈이 멀어 인문학, 예술, 기초과학을 내던진 어리석음의 결과를 목격하게 해 줄 것이다. 길게 말할 것 없이, 한국은 예술대학 취업률이 낮다는 이유로 퇴출을 거론하며 이것을 '선진화'라고 부르는 곳이다. 예술대와 경영대가 다른 이유로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시리가 한국 사회에 줄 가장 큰 교훈은 부끄러움일 것이다. 이 사회는 '삶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답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인공지능도 답하는 이 질문에 말이다.

 

'무의미한 기계적 답변을 확대해석하지 말라'고 항변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그런 답변을 내놓는 기기는 '삶의 의미'를 생각해 본 사람, 회사, 공동체의 산물이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이제 경쟁은 더 이상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를 둘러싼 싸움이 아니다. 삶, 의미, 가치, 아름다움에 대한 것이다. 한국 사회의 미래가 더욱 어두워 보이는 까닭이 여기 있다.

 

  
애플의 '기술대중주의'는 가장 이해하기 쉽고, 가장 쓰기 쉬운 기술을 지향한다. 어린이나 장애인처럼 기술로부터 배제되어 온 사람들일수록 애플의 섬세한 배려에 감탄하게 된다. 두 사진은 아이폰4S 광고로, 점자를 읽던 시각장애인이 문자를 음성으로 확인한 후, 구두명령으로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 애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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