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영리병원-의료민영화.. 현재 상황

2013.12.17 00:41

햇반 조회:9552 추천:15

1.왜 멀쩡한 건강보험제도 가지고 자꾸 GR 이냐... ? 

멀쩡하지 않으니까 쥐알 하는 겁니다. 무슨 말이냐... 
건강보험재정 파탄난다는 얘기 다들 들어보셨죠..? 건강보험 재정이 그런데 파탄이 났나요..? 
날거라는 말만 들었지 났다는 말이 없습니다. ㅋ 왜냐... 그동안 꾸준히 재정을 늘렸거든요. 

예전에 건강보험재정이 40조원 남짓하던 시절에 파탄난다는 소식을 흘리면서 보험료를 인상해왔거든요.
그래서 2010년엔 80조원의 재정이 사용되었음에도 제도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문제가 하나 생겼어요. 그것도 아주 중요한... 

한국전쟁 후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 어르신들이 지금 노인층에 편입되면서 의료비 지출이 급격히 늘고 있거든요.
그래서, 의료비 증가분을 감당하기가 어려워지고 있고, 향후 본격적으로 병원이용이 많아진다면 
건강보험재정 증가분을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늘어날 거라는 리포트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오고 있어요.
매년 건강보험재정 증가율이 4% 남짓이었는데, 최근 2년간 거의 8% 를 상회하는 증가수치를 기록했고, 
이것은 정부재정에 커다란 부담이 될거라는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젊은 세대로 내려갈수록 인구도 적어지고, 
경제활동 인구 숫자도 작아지기 때문에.... 쉽게말해, 젊은 사람들이 세금을 많이내야지만, 노인들 의료비를 지탱할 수 있다는 거에요. 정부는 이런 복잡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게 커다란 부담이죠.

여기에서 정부관료들은 유혹을 느끼게 됩니다. 이걸 민간에 좀 이관해서 정부의 고민 좀 털어버리고 싶은...
여기에서 기업들은 갓 태어난 어린양을 잡아먹을려고 침흘리는 승냥이처럼 .. 정부와 결탁할 준비를 하고있습니다.
현재 의료기관과 건강보험 계약을 할수있는것은.. 오직 국민건강보험 .. 딱 하나뿐이에요. 
민간보험회사는 의료기관에 직접 지불하거나 청구할 수 없어요. 환자를 거쳐야만 가능하죠. 

근데, 이걸 가능하게 하는게 .. 의료보험 민영화.. 라는 거죠. 
앞으로는 현대 삼성 보험에 가입하면... 건강보험에 가입하지 않고서도.. 의료기관 진료를 받는거죠.

정부는 힘들어서 무거운 짐을 좀 내려놓고 싶은데, 기업은 옆에서 내려놓으라고 살살 꼬드기는 상황.. 
양자간의 이익이 맞아 떨어지기 때문에.. 지금 상황이 위험한 겁니다. 

지금 상황은.. 의료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고, 그것이 지금보다 2-3배냐.. 5배 이상이냐.. 
그 차이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럴거면, 지금제도를 유지 보완하고, 의료수가를 올려줘서 
현재의 편리한 시스템을 좀더 발전시켜 한국식 의료제도를 만드는게 낫지않을까 싶습니다. 

간혹 공공의료 하자고 무턱대고 질러버리는 분들 있습니다. 말은 좋죠. ㅎㅎ
인구 6천만명 영국이 공공의료 유지하기 위해  의료재정을 200조원 쓰고 있습니다. 여기에 민간부문은 따로구요.
인구 5천만명 한국이 현재 90조원 남짓을 사용하고 있죠. 싸게 먹히는 이유가 있는거죠.
돈을 더 내는것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있고, 정당한 비용을 지불한다면 공공의료도 좋겠지만.. 가능할까요..? ^^



2.그럼 의료민영화는 영리병원과 무슨 관계냐... ?

먼저 지금의 엿같은 프로세스가 언제부터 시작됐는지 거슬러 올라가 봐야됩니다. 
김대중 정부때부터 의료산업에 대한 고려가 있어왔지만, 실질적으로 이런 과정을 시작한건 노무현 정부때입니다.
2006년 의료서비스산업 선진화 방안이라는 리포트를 삼성경제 연구소에서 내놓으면서 이게 로드맵이 되버렸죠. 

보건복지부에서 삼성경제연구소에 연구용역을 발주했고, 삼성경제연구소에서는 향후 의료서비스를 산업화해서
영리를 취할 수 있는 신성장동력으로 삼기위한 방안을 생각하면서 아웃라인을 잡아준 것이 저 리포트에요. 
물론 노무현 정부때 왜 이따위 연구를 시작했냐 하는 의문이 들겠지만... 당시에는 내용이 좀 달랐어요. 

영리병원은 내국인진료 금지. only 외국인만 진료허용.. 이라는 빗장을 채워놨죠.
하지만, 이명박 정권때 이 빗장이 풀리고 애초의 내용이 뒤집혔어요. 내국인 진료 허용. 
2012년 국정감사 때 이 내용이 문제가 되었는데.. 보건복지부에서 유권해석을 정확히 내놓습니다. 

내국인 진료 허용. 

이게 왜 중요하냐면.. 인천송도, 제주도 같은 접근성 떨어지고 인구가 적은 지역에서 
영리병원이 외국인 진료만으로 존속하기가 매우매우 어렵다는 문제가 있어요. 
이런 채산성 문제로 영리병원이 들어서지 못하고 지체되었는데, 이 문제를 이명박 정부때 풀어버린 거죠.

보건복지부는 의료의 공공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관치의료를 확고히 하려고 노력하며 영리병원을 반대했지만,
이명박 정부 경제정책을 관할했던 임채민 장관을 아예 보건복지부 장관에 임명함으로써
영리병원과 의료민영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이미 보여줬어요. 이걸로 보건복지부는 한번 무릎 꿇었고, 
박근혜 정부 들어서는 진영 장관까지 날려버림으로써  기획재정부, 미래창조과학부를 앞세운 영리병원 추진은
노골적으로 재벌들의 손을 들어주고 있지요. 그게 지금의 상황이고.. 실제로 이제 영리병원을 막을 방법은 없어요.

원격의료를 가지고 이 난리를 피우는 것도.. 지리적으로 떨어진 영리병원에서는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원격의료가 필요한 거죠. 컴퓨터로 진료보고 처방전 발행하면, 제주도에서 춘천에 있는 환자를 볼수있는 거죠.
이런 식으로 영리병원에 돈을 벌게해주려는 건데.. 이렇게 되면 동네에 있어 편하게 방문할 수 있는 개인의원들이
대량으로 망해서 사라지게 될거에요. 원격의료를 하면서 접근성이 좋아지는 동시에 접근성이 떨어지는 거죠. 역설적으로.. 

자.. 여기까지 따라오느라 수고하셨어요. 이제 영리병원과 민영화 관계를 설명해보죠. 
영리병원이 내국인 진료가 허용되면, 형평성에 문제가 생겨요. 
영리병원은 영리추구가 허용되고, 다른 의료기관은 영리추구가 허용안되고.. 이러면 형평성 문제가 생겨요.
이럴경우, 헌법소원 같은걸 내겠죠. 100%  이건 성립이 되는 헌법소원이에요. 
그럼 의료기관의 영리추구가 공식적으로 전면 허용됩니다. 

현행법상, 의료법인은 의료업에서 발생한 수익을 다른곳에 쓸수가 없게 되어있어요. 재투자 해야하죠. 
하지만, 영리추구가 허용되는 순간,  수익을 주주에게 나눠주게 되고, 이러면 수익을 위한 병원으로 탈바꿈하는 거죠.
한마디로, 병원이 기업이 되서 이익을 최우선으로 추구하는 방향으로 변질되게 된다는 겁니다. 

영리추구가 허용되면, 단일 의료보험 체제도 위기를 맞게되죠. 
공익성을 이유로 정부에서 억누르고 있지만, 법리적으로는 건강보험제도를 단일보험으로 인정하고 유지하는건
위헌소지가 있습니다. 의료기관은 강제지정된 정부와의 계약을 거부할 권한이 없는데, 이것 자체가 위헌소지가 있다는거죠.

만약 이것이 논란이되면, 민영화 뽐뿌질에 미쳐있는 정부는 얼마든지 위헌판결을 유도할 수 있을 겁니다. 
이래서 민간보험이 의료기관과 직접 계약관계를 체결하는 시대가 열린다면, 그때부터는 의료민영화가 되는거죠.

기업은 100조원이 넘는 시장이 열리게 되고, 앉아서 떼돈을 벌게됩니다. 무슨 말이냐..

건강보험으로 대표되는 공보험제도는 고소득자에게는 고비용 저질서비스 이므로, 많이내고 고급진료를 받으려 하겠죠.
여기에 대기업 회사들은 정부에 내는 건강보험료를 내고싶지 않게되고, 자신들 기업이 운영하는 민간보험회사에
직원들을 가입시켜서 거기에 의료보험료를 납부시키고, 그 보험회사에서 운영하는 병원에서 진료를 받게하죠.
한마디로, 삼성전자 직원들을 삼성생명 의료보험에 가입시키고, 삼성의료원에서 진료받게 하는거죠. 돌려먹기.. 
이러면 정부에 돈은 돈대로 내면서 의료서비스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느꼈던 사람들은 점점.. 
정부가 운영하는 건강보험보다 민간의료보험을 선택하고 가입하게 됩니다. 

이럴경우, 정부가 운영하는 건강보험제도는 재정부실을 이유로, 보장성이 축소되고 의료서비스는 점점더 저질화 되겠죠.
이러면 경쟁력없는 정부의 건강보험에서 이탈자가 늘어나 민간의료보험 시장이 활성화 될거에요. 
이러면 전면적인 민간의료보험 시대.. 즉, 의료민영화가 시작되는 거죠. 

인천 송도, 제주도에 있는 영리병원만이 문제가 아니라, 삼성의료원 아산병원 서울대병원 같은 곳들도 
민간의료보험을 더욱 반기게 되는 상황이 되는 거에요. 그럼 저소득자 위주의 건강보험 가입자들은 
혜택도 줄어들고 서비스 질도 떨어지고, 병원들로부터도 외면받거나 푸대접을 받게됩니다. 

현대아산, 삼성의료원, 두산 중앙대병원, 인천송도에 한진그룹이 종합병원 건설계획을 발표한 것도..
모두 이런 점을 염두에 두는 포석이라고 보면 됩니다. 삼성이 조선대병원 때문에 조선대 전체를 사려고 했던적도
있으니까.. 어느정도 파괴력이 있는지는 생각해보세요. 현재 존재하는 대학병원들, 종합병원들도 영리병원으로 
전환하면 송도, 제주도의 영리병원과 똑같은 혹은 더 지배적인 착취구조를 형성할 수 있게 됩니다.



3.의료보험 민영화를 하더라도, 영국이나 서유럽 국가들처럼 공보험 체제가 견고할 수 있지 않느냐..? 

물론 그럴수 있습니다. 영국도 공보험 8 : 2 민간보험 비율로 서로 도움을 주고 있는데..제도가 존속되고 있죠.

하지만, 여기에는 전제가 하나 필요합니다. 공공의료기관이 많이 존재해야 한다는 것.. 
한국은 의료기관의 95% 가  민간의료기관입니다. 공공의료기관은 5% 에 불과하죠.
민간의료의 최첨단에 있는 미국도 공공의료기관 비율은 한국보다 높습니다. 

이렇게 공공의료기관이 적은 한국실정에서 영리병원이 전면 허용되고, 민간의료보험시대가 열리면, 
영국식이 아니라, 미국식과 흡사하게 변해갈 수 있습니다. 여기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는 것이죠. 

공공의료기관을 그럼 늘리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게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일단 의료인력 자체가 높은 숙련도와 전문성을 요구하기 때문에 쉽게 의료인프라를 만들기가 어렵습니다. 
게다가, 의료인력의 공무원화를 시켜야 하는데.. 몇만명의 의료노동자 (의사, 간호사, 의료기사, 간호조무사, 행정인력 등)를
한꺼번에 공무원화 시키는 것은, 정부로서는 엄청난 재정부담을 져야 한다는 뜻인데.. 이것 역시 정부로서는 
감당하기 매우 어려운 문제입니다. 영국은 영국 최대규모 단일노조가  보건의료노동조합 입니다. 
지금도 보건의료노조의 파업이 감당키 어려운데, 본격적으로 공무원화 되서 세력이 더 커진다면..? 현대차 노조 시즌2 나오는거죠. 




4. 왜 의사들이 나섰지...?

의사들 역시 대자본의 공습에 초토화될 위기이기 때문이죠. 
한국 의사들은 세계최고수준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지만, 가장 적게 지불받는 국가보험제도 속에서 일하고 있고,
노동시간은 제일 많으며, 규제는 많이 받으면서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죠. 의료제도의 모든 모순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치부되며 직업인으로서 명예는 유린당하면서 말이죠. 공급자로서 권리가 보호받지 못하는 상태에서도
지금까지 일해왔는데, 지금에 와서는 생존에 처절한 위협을 느꼈기 때문에 12.15일 25,000 명이 시위에 참가한 거죠.

지금 영리병원-민간의료보험 허용이라는 .. 속칭  의료민영화.. 를 위한 제도적인 장애물은 모두 사라졌습니다.
이런 상황을 힘으로 막을 수 있는 집단은 ..  의사들 밖에 없는 셈이죠. 
약사 한의사가 파업해도 별문제 없지만, 의사가 파업하면 대한민국 의료가 멈춰버립니다. 
독점적 지위를 가진 전문가 집단의 파업은 국가적인 혼란을 초래하죠. 

의사들은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자본앞에 저항하는 의료노동자로서 생존을 도모해야 하는 것이 첫째이고, 
둘째는 낮은 의료수가로 점점 망해가고 있는 의사직종의 고난.. 구조적인 관치의료를 타파해야 하는 것이죠.
그래서 의사들은 의료민영화도 반대하지만, 정당한 비용지불이 보장되지 않는한.. 공공의료도 반대합니다. 


일단, 영리병원으로 시작되는 의료민영화를 막아야지만, 보다 나은 미래를 꿈꿀수 있다는 점에서 
국민들과 의사들은 한배를 탄것이라 볼 수 있겠네요. 

대한민국에서 가장 깨끗하고 정직한 직종 중 하나인.. 의사라는 사람들을 믿어보세요. 
부조리와 불합리, 부패가 의사들에게도 없지 않지만, 그래도 이 사람들은 믿어볼만 합니다. 
의사들 말고는 지금 상황을 뒤집을 힘을 가진 사람들도 없으니까, 좋든 싫든 밀어줘야 하는 상황이기도 하네요. 





5.의사들 불친절하다고 이런저런 불만 많았죠...? 

이젠 그런 의사의 불친절을 보려면, 지금보다 몇배 많은 의료보험료와 진료비를 내야되는 시대가 다가왔고, 
그런걸 피하기 위해 건강보험에 가입하면, 밀려있는 환자들 때문에 자기순번 기다리느라 대기시간이 몇일 몇주가
되는 시대가 다가 왔습니다. 앞으로 한국의료제도는 점점 더 험악해져 갈게 뻔한데, 
지금 시대를 그리워하며 안타까울 날이 멀지 않았네요. 

그런게 싫으면 지금. 이 시점에.   의사들에게 좀더 힘을 실어주세요. 
지금 국민의 건강권을 지켜줄 사람들은 의사들밖에 없고, 그 이유는 국민과 의사의 이익이 일치하기 때문이며, 
영리병원을 밀어부치는 자본에 맞설 수 있는 실질적인 파워를 지닌 세력이 의사들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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