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지금 시 한수가 필요합니다. ㅋㅋ

2020.04.02 16:20

간장종지6465 조회:668 추천:4

 

코로나가 지역사회 전파를 한다고 떠들더니

 

우리집 코앞까지 왔습니다.

 

스피노자가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나는 오늘 한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고 했다지요?

 

저는 지금 시한수를 읽겠습니다. ㅋㅋ

 

봄이 온다는 것 말고 더 위로될 무엇인가를 찾기 힘드네요.....

 

 

 

 

 

PYH2020021220960005200_P2.jpg

 

 

여기에 내리고

거기에는 내리지 않는 비

당신은 그렇게 먼 곳에 있습니다

지게도 없이

자기가 자기를 버리러 가는 길

길가의 풀들이나 스치며 걷다 보면

발 끝에 쟁쟁 깨지는 슬픔의 돌멩이 몇개

그것마저 내려놓고 가는 길

오로지 젖지 않는 마음 하나

어느 나무그늘 아래 부려두고 계신가요

여기에 밤새 비 내려

내 마음 시린 줄도 모르고 비에 젖었습니다

젖는 마음과 젖지 않는 마음의 거리

그렇게 먼 곳에서

다만 두 손 비비며 중얼거리는 말

그 무엇으로도 돌아오지 말기를

거기에 별빛으로나 그대 총총 뜨기를

 

[나희덕, 젖지 않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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