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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 관련 품목-알고나 먹자

2008.07.25 15:19

ㅎㅎㅎ 조회:1578

이 모든 것에 미국산 쇠고기가 들어간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의 파장은 그저 ‘쇠고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정부가 ‘광우병 관련 품목’으로 지정한 수백 가지 가공식품·의약품·화장품의 안전도 위협받게 됐다. 기업의 선의를 기대하거나, 스스로 똑똑하고 깐깐한 소비자가 되는 길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어 보인다.

광우병 논란이 한창이던 지난 5월 초, 정부는 <광우병 괴담 10문10답>이라는 자료를 발표해 긴급 진화에 나선 적이 있다. 그때 ‘괴담’의 가장 첫머리에 올랐던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소를 이용해 만드는 화장품·생리대·기저귀 등 600가지 제품을 사용해도 광우병에 전염된다? 감염 사례가 없고 과학적 근거도 전혀 없다. 정말 괴담이다.”

광우병국민대책회의의 반박이 곧바로 이어졌다. “한두 가지 제품이 안전하다는 사실로 소를 원료로 한 많은 제품이 안전하다고 주장하는 것 자체가 괴담이다. 특히 미국 식약청(FDA)은 광우병에 걸린 소나 광우병위험물질(SRM)로 만드는 화장품이 눈과 피부 상처를 통해 광우병을 전염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정부가 만든 680개 ‘광우병 관련 품목’

그런데 이보다 더 눈길을 끄는 국민대책위 측의 반론 근거가 하나 있었다. “식품·화장품·의약품·사료 등을 관리하는 국내법에서도 인간광우병 안전대책의 일환으로 600여 개별 품목의 원료에 대한 규제를 하고 있다”라는 주장이었다.

이게 사실이라면,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다. 대외적으로는 “모든 제품이 안전하다”라고 홍보하는 정부가, 정작 현실에서는 무려 600여 품목에 대해 수입 금지 등의 제재 조처를 취한 셈이 된다. 다른 무엇도 아닌 ‘광우병 위험 때문에’ 말이다. 실제로 정부 측은 ‘괴담 10문10답’에서 “국제수역사무국(OIE)에서도 이들 제품은 광우병을 옮길 우려가 없는 것으로 인정해 자유롭게 교역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진실은 무엇일까. 국민대책위 측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했다. 하지만 입증할 만한 자료를 갖고 있지는 않았다. 어떤 관계자로부터는 “광우병 관련 품목 리스트가 인터넷에 떠도는데, 누리꾼이 자발적으로 조사해 만든 자료로 안다”라는 답이 돌아오기도 했다.

주무 부처인 농림수산식품부에 문의해봤다. 광우병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한 관계자는 “600가지? 잘 모르겠다. 처음 들어봤다”라고 말했다. 주장하는 쪽은 확실한 근거가 없고, 알 만한 쪽은 ‘모른다’고 잡아떼는(?) 현실.

그러나 확인 결과 모든 게 사실이었다. 정부 측의 여러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2001년 유럽 전역에 광우병 파동이 일었을 때 “광우병 감염 우려 물품의 국내 반입 차단을 위해 농림·보건·환경·산자·식약청 등 관계 부처 합동 태스크포스를 편성해 약 1개월에 걸친 작업 끝에 680개 품목을 확정”(당시 재정경제부 자료 그대로 인용)한 바 있었다. 정부는 이를 기준으로 현재까지 광우병 발생국과 주변 국가의 관련 제품 수입을 금지해오고 있으며, 수입 시에는 수출국 정부가 발행하는 ‘미감염 증명서’를 제출해야만 가능하다.

수입 금지 대상 국가는 네덜란드·독일·스페인·영국·이탈리아·프랑스·스웨덴·스위스·미국 등 총 34개국에 이르는데, 이들 가운데 미국은 ‘쇠고기 생산물 중 육가공품을 포함한 육류’는 수입이 허용되고, 육골분·육분·골분·젤라틴 등 ‘육류 이외 생산물’은 광우병 염려로 수입이 금지된 ‘희한한 위치’에 서 있는 유일한 나라다. 서울 광화문 촛불집회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흘러가던 지난 5월15일, 정부는 ‘광우병 관련 안전대책’을 발표해 “미국산 소를 원료로 한 의약품과 화장품의 수입 금지 방침은 계속 유지한다”라고 밝힌 바도 있었다.

결국 정부는 ‘광우병 괴담’을 반박한다며 자료 첫머리부터, 그것도 표정 하나 안 변하고, 국민에게 새빨간 거짓말을 늘어놓은 셈이다. 광우병을 옮길 염려가 없고 ‘정말 괴담’이라면 680개 품목에 대한 수입 금지 조처를 유지할 이유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광우병에 걸릴 ‘우려’ 때문에 광우병 관련 품목을 지정한 것이 아니다. 소를 이용한 제품이 들어가서 광우병과 ‘연관’이 있다는 것뿐이다”라는 난해한 해명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앞서 인용한 것처럼, 애초 정부가 광우병 관련 품목을 만든 것은 분명히 ‘감염 우려’ 때문이었다. 당시 정부의 태도는 2001년 9월 김동태 당시 농림부 장관의 국회 발언에서도 그대로 확인된다. “정부는 광우병의 국내 유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서 광우병 발생국과 주변국에서 생산된 광우
병 관련 품목의 수입을 단계적으로 금지해오고 있다.”

라면·카레·어묵부터 샴푸·비누·치약까지

정부가 지정한 광우병 관련 품목 가운데는 소의 고기·내장·뼈뿐만이 아니라,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가공식품·화장품·의약품이 수두룩하다.

대표 품목을 꼽아보면 라면, 마가린, 쇼트닝, 소시지, 어묵, 유당 시럽, 추잉껌, 캐러멜, 초콜릿, 콘플레이크, 콘칩, 파이, 비스킷, 쿠키, 케이크, 인스턴트 커피, 인스턴트 카레, 코코아 분말, 마요네즈, 토마토케첩, 혼합조미료, 간장, 고추장, 프로비타민에이, 비타민 B6, 비타민 B12, 비타민 D, 비타민 K, 각종 스테로이드제, 각종 호르몬제, 인슐린, 헤모글로빈, 면역혈청, 향수, 샴푸, 헤어린스, 치약, 립스틱, 베이비파우더, 콘택트렌즈 액, 젤라틴, 카세인, 화장용 비누 등이다.

법규상(중복 포함)으로는 가축전염예방법 119개 품목, 축산물가공처리법 56개 품목, 사료관리법 57개 품목, 식품위생법 310개 품목, 약사법 303개 품목, 화장품법 145개 품목, 비료관리법 7개 품목으로 나뉜다.

홍하일 국민건강을 위한 수의사연대 대표는 이들 품목에 대해 “가공 과정에서 소기름, 쇠고기 분말, 뼛가루 등 소를 원료로 한 제품이 다양한 형태로 들어간다. 지금까지는 광우병 발생 국가에서 수입이 안 되도록 제도적으로 막아왔지만, 광우병에서 안전하지 않은 미국에서 쇠고기가 들어오기 시작한 이상 그 위험이 이전보다 더 커졌다고 할 수 있다”라고 지적한다.

이들 가운데서도 그 위험성이 가장 높은 품목으로 꼽히는 것은 바로 ‘가공식품’이다. 최근 뜨거운 논란이 되고 있는 구이용 쇠고기나 햄버거·피자, 수육·설렁탕·곰탕 등 ‘보이는 공포’의 경우는 원산지를 꼼꼼히 확인한 뒤 먹거나, 그래도 영 찜찜할 때는 안 먹으면 그만이다. 하지만 가공식품은 어떤 식품이 위험 가능성이 있는지, 그 식품에 뭐가 들어가 있는지조차 잘 알려져 있지 않고, 또 웬만해서는 원산지 등을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

기업 “소나기만 지나가면…”

의약품·화장품과 비교해서도 마찬가지다.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은 “광우병 파동이 본격화한 2000년대 초부터 의약품·화장품은 식물성 원료로 교체하려는 노력을 많이 했다. 여전히 알약의 캡슐로 쓰이는 젤라틴은 소의 뼈를 이용해 만드는 등 100% 안심할 수 없고, 비용 압박도 변수이지만 가공식품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할 수 있다”라고 말한다.

홍하일 대표는 가공식품에 대해 ‘거의 무방비 상태’라고까지 평했다. “현재 초점은 구이용 쇠고기를 파는 일반 식당이나 정육점에 맞춰져 있는데, 가공식품이라고 안심할 수 있겠나. 해당 식품에 0.001g의 광우병 위험물질이 들어가도 감염 위험이 있다. 기업의 양심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것도 큰 문제다. 이는 기업이 마음먹고 사용할 경우, 사실상 속수무책, ‘방법이 없다’는 이야기와 같다.”

이를테면,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국내 ㄱ 기업의 한 라면을 보자. 이 라면의 수프 구성 성분을 보면 쇠고기 조미분, 육맛 베이스, 사골된장 분말, 쇠사태 풍미료 등 소를 이용해 만든 재료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러나 이들 재료의 원산지는 하나도 표시되어 있지 않다. 이는 가공식품의 경우, 주재료(라면의 경우 소맥분)까지만 원산지 표시 의무가 있는 현행 제도 때문이다.

현재까지 확인된 바로 이 기업은 호주산과 뉴질랜드산 쇠고기를 쓰고 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현재까지’다. 마침 이 기업은 한 시민단체의 ‘미국산 쇠고기 사용 현황 조사’에서 “안전성 문제가 명확히 검증되지 않고, 소비자의 부정적 인식이 해소되지 않는 한 (미국산 쇠고기) 사용 계획이 없다”라고 밝혔다. 좋게 봐줄 수도 있지만, 언제라도 여건만 된다면 라면에 들어가는 여러 재료를 미국산으로 바꿀 의사가 있다는 이야기도 된다. 이렇게 되면 소비자는 이 기업이 스스로, 대대적으로 광고를 하지 않는 이상, 원하든 원치 않든 꼼짝없이 미국산 쇠고기를 먹을 수밖에 없다.

비단 라면뿐만 아니다. 인스턴트 카레에 들어가는 사골 엑기스·쇠고기 엑기스, 빵과 과자의 촉감을 좋게 만드는 쇼트닝, 혼합 조미료의 주성분인 쇠고기 분말, 인스턴트 커피·코코아 분말·캐러멜·껌에 포함된 각종 유제품, 젤라틴 등 100% 안심할 수 없고, 또 100% 주시하지 않으면 안 되는 재료가 수도 없이 늘어난다. 노파심에서 거듭 강조하건대, 이들 품목은 일부 누리꾼의 ‘웹서핑’으로 확인된 것이 아니라 정부가 ‘광우병 감염’을 염려해 공식 지정해놓은 것이다.

한 유명 식품회사 관계자는 “문제는 역시 이윤이다”라며 최근 기업의 분위기를 솔직히 털어놓았다. “식물성 원료로 만드는 것도 있지만 이는 동물성에 비해 비용이 더 드는 경우가 많다. 결국은 돈 문제 아니겠느냐. 지금은 촛불집회다 뭐다 해서 납작 엎드려 있지만, 좀 조용해지면 어느 회사나 비용이 싼 쪽을 고려할 것이다. 특히 부재료는 원산지 표시를 할 필요도 없기 때문에 소리소문 없이 바꾸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협상의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이미 시중에 유통되기시작한 현실에서 시민사회 단체의 감시 운동과 소비자 개개인의 ‘깐깐한 눈’이 중요해지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이다. 이미 ‘촛불’은 일부 기업으로부터 “미국산 쇠고기를 안 쓰겠다” “식물성 원료로 바꾸겠다”라는 공개 선언을 이끌어낸 바 있다.

첨가물 이해의 첫 단추, 사소한 의문을 갖자

<인간이 만든 위대한 속임수-식품첨가물>(국일미디어)의 저자인 아베 쓰카사(전직 식품회사 직원)는 이 책에서 ‘첨가물 만능 시대를 현명하게 살아가는 지침 다섯 가지’를 소개했는데, 이는 광우병 공포가 엄습한 2008년 대한민국 소비자에게도 그대로 적용할 만하다.

첫째, 표기 내용을 꼼꼼히 읽고 구입하자(습관화해야 한다) 둘째, 가공도가 낮은 제품을 선택하자(첨가물을 피하려면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셋째, 먹더라도 알고 먹자(1주일 단위로 생각해본다) 넷째, 가격으로 판단하지 말자(싼 게 비지떡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다섯 째, 사소한 의문을 갖자(첨가물 이해의 첫 단추)!

소비자 모두가 이 다섯 가지 지침만 잘 지킨다면, 개인의 건강한 식생활이 유지될 뿐만 아니라 기업과 정부 정책의 실질적인 변화를 끌어내는 ‘조용하지만 거대한 힘’으로 충분히 이어질 수 있다. 마침, 정부가 친절하게 정리해놓은 ‘광우병 관련 품목’ 가운데 가공식품은 암을 유발하는 식품첨가물 따위 문제로 평소 소비자단체로부터 지탄을 받아온 것이 대부분이다.

라면, 마가린, 인스턴트 커피·카레, 과자, 각종 소스, 혼합 조미료 등이 몸에 좋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보았을 것이다. 이참에 광우병 공포로부터도 벗어나고, 건강도 지키고 ‘일석이조’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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