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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 '셜록 홈즈'에 대한 단상

2009.12.27 23:17

고달픈명탐정 조회:3885

sherlock-holmesintro.jpg

 

소년/소녀들의 영원한 우상, 셜록 홈즈(Sherlock Holmes).

어린 시절, 셜록 홈즈 단편집 한권 읽지 않았거나 탐정놀이에 한번 빠져보지 않은 분들 안계실 겁니다.

예리한 관찰력, 과감한 결단력, 용기있는 행동, 때론 법을 넘어서는 정의감, 해박한 과학적 지식, 음악을 사랑하는 예술적 감각.

이 모든 미덕이 명탐정 셜록 홈즈를 둘러싸고 있는 그의 인격이자 셜로키언(Sherlockian - 셜록 홈즈 추종자들)들의 로망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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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r Arthur Conan Doyle (1859-1930)>

 

셜록 홈즈는 아서 코난 도일 경에 의해 1887년 "한 푼짜리(사실은 24파운드) 싸구려 소설"인 장편 '주홍색 연구(A Study in Scarlet)'에 처음으로 등장하였으며 이후 The Strand Magazine 잡지를 통해 일련의 단편이 연속 발표되면서 인기가 절정에 달하게 됩니다.

모두 장편 4편과 단편 56편에서 홈즈의 활약상이 펼쳐져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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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trand Magazine>

 

이 잡지에서 시드니 파젯(Sidney Paget) 이라는 사람이 셜록 홈즈의 삽화를 그리게 되는데..

sidneypaget.jpg

<Sidney Paget>

 

pagetbohemian.jpg

당시에 새로운 인쇄기술이었던 '망판 제판법'에 의해 위와 같은 삽화를 삽입하였다고 합니다.

시드니 파젯은 우연찮게 이 일을 맡게 되었고 자신의 형을 모델로 셜록 홈즈를 그리게 되었으며 지금까지도 가장 '그를 그답게' 그린 삽화가로서 남아있습니다.

그의 삽화로 부터 셜록 홈즈의 '이미지'가 시작되었다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bakerstreet.gif

<Baker Street>

 

holmesandwatson.jpg

<Holmes and Watson - Jeremy Brett and Edward Hardwicke>

 

셜록 홈즈와 그의 동료 닥터 왓슨(Dr. John Watson)이 함께 하숙하면서 런던 밤거리의 악당들과 지혜를 겨루던 '베이커 스트리트'입니다. 주소는 London Baker Street 221B 번지.

원래 이 주소는 존재하지 않았다고 하죠. 다만 소설에 묘사되는 "2층으로서 창문이 밖으로 돌출된 하숙방"을 토대로 베이커 스트리트에 있는 비슷한 집을 찾게 되었는데(그런 곳을 발견했다네요) 이곳은 지금 관광명소라고 합니다.

런던을 방문하시는 분들의 필수 코스. ^^221bbakerstreet.gif

도대체 그에 대한 사랑이 어느 정도길래 소설로부터 추론한 하숙방 약도가 존재하는 것일까요? 

 

sherlockpipe.jpg

 

셜록 홈즈 이야기들을 우리는 어린이 모험소설이나 동화 쯤으로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만, 사실 그가 등장하는 소설은 성인용이었습니다.

탐정업의 불모지이면서 탐정소설이 뿌리내리지 못한 우리나라에 셜록 홈즈는 치기어린 아이들의 오락물 정도로 밖에 여겨지질 않았고 출판업자들은 어린이용 소설 답게 '완벽한 탐정'을 묘사하는데 급급하였습니다.

 

그렇지만 명탐정 셜록 홈즈는 실제론 전혀 완벽한 인간이 아니었으며 결점 투성이의 '정신병자'에 가까웠습니다.

저는 셜록 홈즈 전집을 모두 읽어 보았는데요, 간단하게 그가 어떤 인물이었나에 관하여 '부정적인' 시각에서 단점 몇가지를 찾아 보았습니다.

 

첫째, 홈즈는 그야말로 '골초'였습니다. 그의 삽화가 보여주듯 한시도 파이브 담배를 손에서 놓는 경우가 없었으므로 요즘과 같이 '금연'을 강조하는 시기에 결코 환영받지 못할 인물이죠.

얼마나 담배를 좋아하는가.. 홈즈는 범죄가 일어난 실내에 배어 있는 담배 연기를 맡고는 어느 나라에서 생산된 어떤 담배라는 것을 알아 맞춥니다. 그러기 위해 그는 당시 생산되었던 모든 담배를 피우고 그 냄새와 맛을 기억해야 했습니다.

 

둘째, 홈즈는 여성 혐오자였습니다. 그는 전 생애에 걸쳐 결혼은 해본 적도 없고 좋아해본 여자도 없었으며 오히려 드물게는 여성에 대한 적개심마저 갖고 있었습니다.

혹자는 셜록 홈즈 등장의 첫 단편소설 '보헤미아 왕국 스캔들(A Scandal in Bohemia)'에 나오는 편지도둑 아이린 애들러(Irene Adler)에게 홈즈가 연정을 품었다고 강변하기도 하는데 제가 볼 때 말도 안되는 억지입니다. 홈즈가 애들러의 기지에 감탄하기는 하나, 이를 두고 연인 운운한다면 홈즈에 대한 모독이에요.

저는 개인적으로 홈즈가 '성 불구자'는 아니었을까.. 추정해 봅니다.

 

 Irene Adler.jpg

<Irene Adler - A Scandal in Bohemia 의 편지도둑>

 

셋째, 홈즈는 마약중독자였습니다. 코카인 상습 투약자였는데요, 위의 사진에 보이는 제레미 브렛과 에드워드 하드윅 주연의 TV 시리즈에서 소설 속 원본과 꼭 같이 주사기를 이용, 약을 팔뚝에 투약하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당시에는 이 행위가 불법이 아니었다고 하지만 친구 왓슨은 홈즈의 이런 행위에 몹시 그리고 자주 걱정을 하지요. 그나마 아편 중독까지는 아니어서 다행스럴 정도입니다.

그가 마약에 빠지는 이유는 단 하나, '범죄없는 세상의 무료함' 때문이었습니다.

(TV에서는 홈즈가 코카인을 끊는 결심을 하는 장면이 등장하지만 소설도 그랬는지 잘 기억나지 않네요.)

 

이 외에도 홈즈가 사건 앞에 보이는 과도한 편집증세, 오직 자신의 관심사에만 열중하는 과학적 집착은 현대의학에서 '정신병'으로 분류하고도 모자람이 없으리라 봅니다. 시각에 따라서는 집중력있는 의지의 탐정으로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끼니를 거르면서 오직 담배와 코카인만 벗삼아 몇일 밤을 새는 모습은 아무리 생각해도 정상은 아니겠죠.

 

그럼에도 이러저러한 셜록 홈즈의 인간적 약점이 오히려 그를 후세에 더욱 위대한 탐정으로 만들어 준 것은 아닌가하고 생각하게 됩니다.

완벽한 사립탐정이었다면 그는 이미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졌을 지도 모릅니다.

 

movieholmes.jpg

<Movie Sherlock Holmes - Robert Downey Jr and Jude Law>

 

요즘 극장가에 Robert Downey Jr (홈즈 역), Jude Law (왓슨 역) 주연의 Sherlock Holmes 가 개봉되었더군요.

과연 셜록 홈즈와 왓슨을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소화해낼 수 있을런지.. 자못 궁금합니다.

두 주연배우가 역할을 바꾸었으면 더 어울리지 않았을까 하는 의견도 있는 모양인데, 연말 시간 나시면 애인과, 아내와, 아이들과 함께 한편 관람하시면 어떨가 싶네요.

다시 한번 우리들의 로망, Sherlock Holmes 의 세계로 빠져드는 계기가 되지 않을런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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