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완견
2011.02.13 08:50
아이들이 한창 어릴때는 아파트 소음에 시달려 본지라 1 층에 거주하며 거의 단독이나 별다름없이
엘리베이터 타지않고 흙 밟고 다니고 거실에 친구들 불러 난리를 쳐도 편하게 지냈는데
어느날 딸아이가 개한마리 키우자 하여 성장기 아이들에게 단독이 좋겠구나 싶어 부랴 부랴 단독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선호하는 개종류를 몰랐고 잠깐의 호기심에 그러려다 말겠거니 하고 친구네 집에서 얻은 시베리안허스키 잡종견 암컷 새끼를
데리고 왔습니다. 어릴때 경험으로 집안에서 개키우것을 반대하였고 곧장 개집을 아이들과 만들어 마당에서 키웠습니다.
얼마간은 아이들이 밥주고 데리고 놀고 하더니 예상대로 그냥 마당에 친구하나 있는 정도가 되었고
결국 내 스타일대로 개를 풀어서 키웠더니 온동네 수컷들이 몰려들어 집앞은 문전성시가 되었습니다.
그결과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견종과 몇날 며칠을 뒷산을 올라다니며 데이트를 하더니 새끼 5마리를 출산했는데
개눈높이는 사람과 무척다르게 그많은 개종류들 중에서 다부지게 생기고 못생긴 머슴같은 녀석과 짝짓기를 했지요.
마당이 개들로 북적이고 배설량도 큰 문제가 되어 여기저기 새끼를 나누어 주려고 해도 희망자가 단 한집 뿐.
결국 네마리를 키우는데 관리가 힘들어 풀어서 키우다 보니 사고사 병사로 죽고 암컷하나만 살아남아 혈맥을 이어갔습니다.
이 암컷 한마리가 건강하게 자라 시베리안 허스키 외모를 가지기에 숫컷한마리 입양하여 제대로 한쌍을 오랫동안 키웠는데
새끼 한번 3마리 출산하였지만 견종이 좋아서인지 쉽게 나누어 주었고 그뒤로 8년이상 합방을 금지하여 단두마리로
아이들 성장기를 함께 했지요.
암컷이 나이가 조금더 많은지라 올겨울 12살을 끝으로 얼마전 추운 1월 겨울밤 이별했습니다.
새벽 평소와 다르게 거실 베란다를 여러번 발로 긁는 소리가 났고 아침에 나가보니 평소 햇볕 쪼이며 쉬던 자그만
창고 속에서 마지막을 맞았습니다.
분가한 아들 꿈속에 "지니" 가 나타나 꼬리치며 달려 들었단 전화를 받고 개들의 영혼에도 무엇인가 있다는 느낌을 받았고
얼어 붙은 땅 파면서 다시는 생물을 키우지 않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내 손으로 묻은 개들이 두세대 걸쳐 모두 여섯마리.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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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마구 2011.02.13 10:27 -
STONE49 2011.02.13 11:24 사람이나 동물이나
언젠가는 이별을 해야 될때가 있지요. 그래서 항상 이별 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항상 같이 있다가 어느날 갑자기 곁을 떠난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아픈것은 이루 말할수가 없지요
그래도 이별은 피할수 없는거고 필연이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더욱 더 이별연습이 필요하고, 그 순간을 담담히 받아들이면서,떠나가는 영혼을 위로 해주는것이 좋겠지요.
-그 동안 우리곁에 있어 주어서 고마웠다-라 고요
저도 오래전에 길에서 주워 키우고 있는 잡종 반려견이 있습니다.
한마디로 나의 가족 입니다.수명이 다 되어 우리곁을 떠나는 그 순간까지 건강하고 예쁘게 키우고 있습니다
그러나 언젠가는 우리곁을 떠날수 밖에 없다는 생각으로......
어느분이 말씀하시길
반려견이 수명을 다하는 그 순간, 마지막으로 주인과 눈을 마주치면 눈을 몇번 깜박 거린다는군요
그건....이제 주인과의 모든 정 과 연 을 끊는다는 행동 이라네요.
아마 거실 베란다 문을 긁은것은
주인에 대한 마지막 인사를 한것 같군요.-그 동안 저를 잘 키워 주셔서 고맙고 감사합니다-라는...
그리고 사후에 손수 묻어주었어니 더욱 더 고마워 했겠습니다
님.......반려동물과 이별을 두려워 마시고 다시 키우시면 어떨런지요?
알게 모르게 인간의영혼은 반려동물로 인해 많은 치유를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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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지자 2011.02.13 12:07 사람의 영혼은 하늘로 올라가고 둥물의 영혼은 땅에 묻힌다는 말이 생각 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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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르 2011.02.13 13:08 저희 집도 몇년전에 강아지가 11년동안 같이 지내다가 죽었거던요
뒷산에 꽃밭에 묻었는데 몇 일 뒤에 꿈에 나오더라구요
꽃밭에서 뛰어 놀면서 잘 지내더라구요.. 강아지 이름이 '장아'였음
아버지 꿈에도 나왔는데 아버지가 길을 걷고 있는데
장아가 나타나서는 가지 말라고 끝까지 바지를 물고 있어서 깨어났다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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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썬 2011.02.13 13:33
짠한 글 잘 읽었습니다.
12년 정도 같이 살다 3년전에 죽은 저의 뭉치가 생각났습니다.
잠을 잘 시간이 되면 쪼르륵 달려와 등에 기대 잠을 자던 아련한 기억이 납니다.
요크샤 테리어,,, 제가 직접 뒷산에 묻어줬습니다.
저의 집도 동물을 좋아하다보니 지금껏 수없이 길러보고 결국엔 슬픈 이별을 맞이했지만,,,
이별을 할때면 언제나 더 이상 동물은 키우지 않겠다고 결심한답니다.
그러면서 40여년을 개, 고양이를 길렀습니다.
이별의 슬픔은 잠시지만 반려동물로 인해 집안의 웃음과 즐거음이 더 큰것은 사실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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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취업 2011.02.13 13:46 개들의 눈높이는 외모가 아니라 새끼의 생존확률이죠. 암컷은 본능적으로 자기 새끼에게 가장 생존확률이 높은 유전자를
줄 수 있는 수컷을 택합니다. 쓰신 글 왠지 감동적이네요. 하지만 전 귀찮아서 개 못 키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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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모 2011.02.13 13:57 저의 집에서 키우던 개가 새끼 낳아서 키웠는대 저의 엄마가 치우라고 하고 가정 형편 어려워져서 분양 했어요..
키우던 개가 암개 였는대 어찌나 다른 개들이 따라 당기던디 비비탄(장난감 소형총) 총을 가지고 당기면서 쏴버렸음 달라 붙는 녀석들이요 ㅎㅎ 아무 좋은.. 따라 붙어서 붕가 붕가 하려는 개 발로 찰라고 하면 저의 집 개도 놀라서 이 방법이 가장 좋더라고요 ㅎㅎ 맞는 녀석만 놀라 도망 간답니다 ㅎㅎ;; 굿럭이에요 ㅋㅋ;;
문구점에서 5천원에 팔아요 ㅋ;; 동내 문구점에서 샀음
이 총인대 ㅎㅎ 그냥 샀음 모르고요 ㅋㅋ 신기 한건 실제 총도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다고 하내요 -_- 그래서 공항 검색에도 안걸린다고 합니다(풍문이) ㅎㅎ ㄷㄷ.. 간지 좔좔 흐르는 총이죠.. 콜오브 듀티에 나오는 총이죠.. 쌍권총으로 유명 하고요 ㅎㅎ;;
사고 나서 한참 되니 콜오브에서 등장 하더라고요 그래서 알았음 ㅋㅋ;;
아참 저의 집은 8마리 낳아서 나머지는 다 죽고 3마리만 살았내요.. 두마리는 어미가 먹어 버렸어요 -_-;; 간혹 그런 일 있다내요.. 낳을때 제가 없었고 엄마가 있었는대 어디 간사이에 갑자기 일 버러졌다고 나머니는 알수 없는 이유로 죽고요..
이유는 어미가 키울수 없게 보이면 그런 일 버린다고 하내요.. 그리고 스트레스 받으면 그런다내요.. 새끼 목만 잘라 내는 개도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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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장면 2011.02.13 21:23
어휴 많은 분들이 개들과 인연이 깊군요.
동네 아파트 사시는 분이 기르던 코카스파니엘도 소음문제로 입양하여 몇년 풀어서 키우다 농약문제로 죽은것도 있고
아이들 친구들이 떼거리로 몰려와서 개들과 놀곤 했는데 정서적으로 많은 도움을 준 개들이라 여간 서운한게 아니었지요.
생각해보면 사고로 가더라도 이놈은 풀어서 키울걸 하는 아쉬움만 남고 개들이 많으니 암수 분리하여 키우느라 암컷들을 많이 박대 할 수 밖에 없는 형편으로 우리집 암컷 개들은 많은 수난을 당했지요.
이제 순종에 가까운 수컷 허스키만 남아 아예 마당에 풀었으니 암컷이 가면서 자유를 준셈이라 개들은 이해 못할 아이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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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털도사 2011.02.14 14:53
저도 어려서부터 동물을 좋아했는데 그중특히 개를 너무 좋아하다보니 주변에서 한때는 "살인적으로 좋아한다는"
이상한 소리를 들을 정도였지요.그런데 아쉽게도 부모님이 개를 별로 탐탁치 않아해서 어려서는 그림의 떡이었지요.
그러다가 십대후반에 들어서 약간의 발언권과 나름고집(?)을 내세워 어느날 갑자기(물론치밀한준비) 강아지(퍼그종)
한마리를 품에안고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강력한 반대를 예상했었는데 의외로 순순하게 받아들여 주셨지요.
아무래도 그당시만해도(70년대) 퍼그의 파격적인 용모 덕분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그이후로 진도개,잉글리쉬불독
푸들,요크샤 테리어 까지. 지금은 모란이라는 이름의 암컷(라사압소종)을 기르는데 올해로 9살이 됐습니다.
이녀석은 어려서부터 말썽한번 부린적이 없는 그야말로 착한개중에서 TOP이라고 할 수 있는 아주 괜찮은 녀석이지요.
그런데 낯선사람에게는 전혀 곁을 주지않는 이견종특유의 성격때문에 처음 대하는 분들은 함부로 예뻐라 해주기가
대단히 어렵지요.
라사압소종의 수명이19년이라고 하던데 오래오래 제곁에 있기를 바랍니다.
마음짠하네요 저희집도 2002년식 요크셔 키우는데 이런글 볼때마다 죽으면 어쩌나 이런생각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