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펌] 딸이 선생님께 보낸 문자 보고 화들짝 놀란 사연

2011.05.19 12:58

유체이탈 조회:3860

스승의 날이 지난 일요일이었지요.
직장이 서비스 업종이라 주말이면 늘 바쁘답니다..
그래서 깜빡하고 있다가 어제서야 문득 생각이 납니다.

울 집에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애들이 둘입니다.

의식하지도 못한 채 보내야 했던 스승의 날,
애들이 과연 어떤 식으로 선생님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는지 너무 궁금하더라구요.

아내에게 물었더니, 학부모들은 별다른 행사(?)가 없었고

아이들 스스로가 선생님께 휴대폰으로 감사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고 하더군요.

이 대목에서 갑자기 메시지 내용이 궁금해집니다.

더욱이 이제 초등학교 4학년이 딸애의 문자,
아빠에게 한번 보여줄 수 있냐고 물었더니 흔쾌히 보여주네요.

그런데 딸애의 휴대폰에 남아있는 문자를 보는 순간, 화들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전혀 예상치 못한 내용이 들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흠....."한 해 동안 잘 부탁드립니다."....;;

"선생님! 고맙습니다." 또는 "선생님! 건강하십시오." 등 감사의 뜻을 전하는 내용을 기대 했었는데, 스승의 날에 선생님께 보내는 감사의 문자치고는 너무 어울리지 않는 내용이었던 것이지요.

모르는 사람이 보기라도 하면, 늘 부탁이나 하고 특혜(?)나 받는 걸로 오해하기 십상입니다.

'도둑이 제 발 저린다.' 는 말도 있지만, 도둑질도 안했는데 얼굴이 다 화끈거리더군요.
생뚱맞은 문자를 받은 선생님의 반응도 무척이나 궁금했지만 우선은 무슨 뜻에서 이런 문자를 보냈는지가 더 궁금합니다.

무엇이 그리 부탁드릴게 많았던 것일까요. 딸애에게 물었습니다.

"연수야~ 늘 애쓰시는 선생님께 감사하다는 메시지를 보내야지, 이건 좀 어울리지 않는데?"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아빠 그건...왜 그러냐면 말야...나도 처음엔 어떻게 보낼까 생각해 봤는데.."

"새학기가 되면서 선생님과 처음 같은 반이 되었거든...그래서 일 년 동안 잘 가르쳐 주시라는 뜻이야..글구 아직 애쓰시기도 전인데, 뭘......
고맙습니다....감사합니다는 4학년 끝날 때 쯤 하려구..."

딸애의 설명을 듣고 보니 딴에는 정말 그렇습니다. 애쓰시기도 전이라는 말에는 웃음보가 터지고 말았지요.

아직 학기 초라 가르침을 받아야 할 시간이 창창한데, 애쓰셨다는 표현보다는 잘 가르쳐 주십사 하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고 생각했던 것이지요.

얼핏 보면 지극히 상투적인 인사말이라고 보일지 모르지만, 나름 많은 생각이 들어 있는 인사말이었네요. 그저 형식에 얽매인 인사말에 익숙해진 우리들 세대와는 많이 다른 모습을 보았답니다. 선생님도 딸애의 이런 뜻을 잘 이해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등록일
[공지] 자유 게시판 이용간 유의사항 (정치, 종교, 시사 게시물 자제) [1] gooddew - -
8556 드디어 입을 열다 대부 2232 04-19
8555 오피스 xp 프로버전 구하기힘드네요 [10] 제스트- 2232 01-31
8554 harman777/ Windows 22449.1000 에서도 IE 11 패치가능 [6] kernel 2232 09-16
8553 똥컴에서의 XP vs. 7 [5] 막장 2233 05-21
8552 밑에 윈도우7 64bit 그래픽카드 문제 스샷첨부한건데...봐... [3] plutocracy 2233 09-15
8551 떠나는 '안'의 뒷모습니 어쩐지... [13] 오펜하이머 2233 12-19
8550 자아비판 이라도 해야하나 싶군요 ^^ [15] 나는 Boss 다 2233 12-11
8549 그년개년 갬핑장 [5] 명박삥신써 2233 05-29
8548 담배 재고 얼마나 확보하셨나요.? [11] 어사또 2233 01-06
8547 (생활팁)택배이용시 팁입니다 [12] 제임수 2234 12-08
8546 youtube 안전모드... [4] 미키하트 2234 08-21
8545 곧 pc최적화 만들어 올리겠습니다.. ㅋㅋ [5] 진모씨 2234 10-08
8544 윈도우 8.1은 굿...익스11은 아직이네요... [9] 수퍼센트 2234 11-19
8543 사무실에 라이센스 단속 다녀간곳 있으신가요? [7] Randwick 2234 02-22
8542 그냥 "간단히" 웹서버를 구동하려면 윈7이 좋겠... [12] 도라란 2234 06-07
8541 윈도포럼 자료 도둑을 정식으로 고발합니다. [8] 유랑인생 2234 07-23
8540 SSD 관련... [11] 절대고수되 2235 11-12
8539 Cowon O2와 아이팟터치 + 마이크 + GPS 드디어 지르다 [1] 텐도진짜(Te 2235 02-06
8538 pc를 배워갈수록 HDD가 참 문제가 많단걸 느낍니다. [6] 잉어 2235 03-15
8537 뉴트위터, 크롬에서 좀 더 편하게 사용하기 LiveREX 2235 10-23
XE1.11.6 Layout1.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