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이 좋을때
2011.04.19 18:48
집시의 기도
ㅡ충정로 사랑방에서 한동안 기거했던
어느 노숙인의 시
둥지를 잃은 집시에게는
찾아오는 밤이 두렵다.
타인이 보는 석양의 아름다움도
집시에게는 두려움의 그림자일뿐......
한때는 천방지축으로 일에 미쳐
하루해가 아쉬웠는데
모든 것 잃어버리고
사랑이란 이름의 띠로 매였던
피붙이들은 이산의 파편이 되어
가슴 저미는 회한을 안긴다.
굶어죽어도 얻어먹는 한술 밥은
결코 사양하겠노라 이를 깨물던
그 오기도 일곱 끼니의 굶주림 앞에
무너지고
무료급식소 대열에 서서......
행여 아는 이 조우할까 조바심하며
날짜 지난 신문지로 얼굴 숨기며
아려오는 가슴을 안고 숟가락 들고
목이 메는 아픔으로 한 끼니를 만난다.
그 많던 술친구도
그렇게도 갈 곳이 많았던 만남들도
인생을 강등당한 나에게
이제는 아무도 없다.
밤이 두려운 것은 어린아이만이 아니다.
50평생의 끝자리에서
잠자리를 걱정하며
석촌공원 긴 의자에 맥없이 앉으니
만감의 상념이 눈앞에서 춤을 춘다.
뒤엉킨 실타래처럼
난마의 세월들......
깡소주를 벗 삼아 물마시듯 벌컥대고
수치심 잃어버린 육신을
아무데나 눕힌다.
빨랫줄 서너 발 철물점에 사서
청계산 소나무에 걸고
비겁의 생을 마감하자니
눈물을 찍어내는 지어미와
두 아이가 "안 돼, 아빠! 안 돼" 한다.
그래, 이제
다시 시작해야지
교만도 없고, 자랑도 없고
그저 주어진 생을 걸어가야지.
내달리다 넘어지지 말고
편하다고 주저앉지 말고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그날의 아름다움을 위해
걸어가야지......
걸어가야지......
인터넷을 통해 우연히 읽게된 어느 노년의 신사가 남긴 시였는데 워낙 충격이라 복사하여 두고
간혹 답답 할땐 읽어 보곤 하였습니다.
노숙자로 마지막을 맞이 했지만 그의 글속에서 온전히 영글어진 멋진 인생관을 볼 수있었지요.
누구도 원망하거나 탓하지 않고 모든것을 초월했던 어느 한 남자의 마지막을 안타까워 합니다.
댓글 [2]
-
갈밭 2011.04.19 18:54
-
Boss 2011.04.19 21:44 온 국민이 배곯던시절 신분에 맞게 최초의 대한민국산 승용차를타던
온 국민들은 전쟁의 포화속에 목숨을담보하며 죽음을 각오하던때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고저 "병역을 기피했던" 그것이 단지 늙은부모의
호의호식을 당부하던 기대 때문이었음을 당당히 생각하던
단지 소소한 불법은 불법이라고도 하지않아야한다는 생각을가진
남의 짜잘한 지식쯤 아무런 죄책감없이 꺼리낌없이 가져다가
제것인양 자신의 창작물인양 쓰더라도 아~무 문제는 없다는...
그런 인생관의 사람이
설마 저글의 의미나 그 글쓴이의 속마음을
티끌만큼 이라도 느끼기는 했을까 싶습니다.
단지 서고속 품위를위한 악세서리용 장서 이거나
아니면 그 짜잘한 가치의 남의글 이기에 그저 폼나보이려
누군가에게 자랑 하는것은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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