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네이처(Nature)지에 소개된 천안함사건 논란

2010.07.10 13:38

마음 곱게 쓰자 조회:9119

드디어 천안함 사건과 관련된 논란이 세계적인 과학잡지 네이처에 실렸네요. 7월 8일 Nature News에 데이비드 시라노스키 기자가 기고한 내용 전문을 번역해 소개합니다. 시라노스키 기자는 황우석 사건 때도 한국에서의 논란을 상세히 보도했던 사람입니다. 이 기사는 제가 직접 번역한 것입니다. (저는 과학도로서 직업상 매일 Nature를 읽는 사람이며, 정치적인 목적은 전혀 없습니다.)

 

침몰한 한국선박을 둘러싼 논란: '북한의 어뢰가 천안함을 침몰시켰다'는 생각에 의문을 제기하는 물리학자들

데이비드 시라노스키(David Cyranoski)


한국의 전함이 침몰된 지 두 달이 지난 5월의 어느 날, 한국 정부는 북한을 비난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곧 한국의 야당 정치인들과 영향력있는 시민단체들로부터 강한 비난을 받았다. 이제 몇 명의 과학자들이 나서서 이러한 비난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4월 26일, 북한의 잠수함을 감시하는 순시선인 천안함이 남북한의 경계수역에서 두 동강 난 채로 침몰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5월 20일, 한국의 민간인과 군사전문가, 그리고 영국, 미국, 스웨덴, 호주의 자문단으로 구성된 합동조사단(합조단)은 "북한이 천안함에 어뢰를 발사했으며, 46명의 선원들을 사망시킨 책임은 북한에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합조단은 천안함 주변에서 발견된 어뢰 파편을 하나의 증거로 내세웠는데, 이 어뢰는 북한의 무기를 소개하는 팜플렛에 실린 사진과 제원이 동일하며, 북한인들이 쓴 것으로 보이는 잉크 글씨를 포함하고 있었다.

논란은 합조단의 보고서가 발표되기 전부터 시작되었다. 야당의 지명으로 합조단에 합류한 전문가(신상철: 전직 해군장교 출신으로, 조선사에서 근무한 경력도 있음)는 "미국 전함과 충돌한 것이 침몰의 원인이며, 북한은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 사건 당시 한미 양국은 침몰해역 근처에서 군사훈련을 하고 있었다.

6월 10일, 서울에서 한국정부의 감시자로 활동하고 있는 참여연대는 UN 안보리 앞으로 공개서한을 보냈다. 참여연대는 이 서한에서 합조단의 보고서 내용에 대한 8개 항목의 질문과 조사의 투명성에 대한 6개 항목의 문제점을 제시하였다. 이 서한은 "어뢰폭발로 인한 물기둥이 천안함을 침몰시켰다는 것은 생존자들의 초기 증언과 배치된다. 생존자들은 물기둥을 보지 못했으며 단지 물방울 몇 개가 얼굴에 튀었을 뿐이라고 증언했다. 또한 천안함에 탑재되어 있는 고성능 음파탐지기가 어뢰의 발사를 감지하지 못한 것도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미국 버지니아대학에서 물리학을 강의하고 있는 이승헌 교수는 "합조단 보고서의 가장 큰 문제점은 「어뢰의 프로펠러에 흡수된 물질」을 「천안함에서 발견된 물질」과 동일시한다는 점이다."라고 말한다. 합조단은 보고서에서 'EDS(전자분산분광법) 분석 결과 어뢰의 샘플과 천안함의 샘플은 거의 동일한 것으로 판명되었으며, 이는 모의폭발실험에서 얻어진 결과와도 동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즉, EDS 분석에서 양자(兩者)는 알루미늄, 산소, 탄소, 기타 원소들을 동일한 비율로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판명되었다는 것이다. 나아가 엑스선 회절분석 결과에서도 어뢰의 샘플은 천안함의 샘플과 동일한 조성을 가진 것으로 밝혀졌다고 한다. 그러나 합조단이 제시한 EDS 데이터와 엑스레이 데이터에는 한 가지 결정적인 차이점이 있다. 그것은, 엑스레이 데이터에는 알루미늄이나 산화알루미늄의 흔적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합조단의 보고서는 이상의 불일치를 설명하기 위해 "알루미늄은 급속냉각 과정에서 결정형보다는 비결정 산화알루미늄으로 전환된다. 그리고 비결정 산화알루미늄은 엑스레이 회절패턴을 나타내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승헌 교수는 "금속이 급속냉각 과정에서 비결정형으로 전환되는 것은 매우 미묘한 과정이다. 100%가 모두 비결정형으로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반박한다. 실제로 이 교수의 실험에서, 급속히 냉각된 알루미늄은 주로 결정형으로 전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교수는 자신의 연구 결과를 6월 3일자 아카이브(arXiv)에 기고했다. 이 연구의 실험은 캐나다 매니토바 대학 지질학과에서 질량분광법을 전공하는 양판석 박사에 의해 독립적으로 실시되었다. 이 연구에서, 신속하게 냉각되는 알루미늄 중의 「산소/알루미늄 비율」은 합조단이 제시한 비율보다 훨씬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교수의 6월 28일 보고서에 첨부된 양 박사의 데이터에 의하면, 합조단이 분석한 샘플은 매우 오래되고 녹슨 알루미늄에서 채취된 것으로 보인다.

이 교수가 주장하는 합조단 보고서의 또 한 가지 오류는, "어뢰에서 발견된 청색 잉크(어뢰가 북한의 것임을 알려 주는 명백한 증거)가 폭발에 수반되는 고열에 의해 녹아 버리지 않은 이유를 설명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합조단의 보고서는 모든 면에서 엉망이다."라고 이 교수는 말한다.

그러나 이 교수는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소행이 아니라면 과연 누구의 짓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내놓을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물론 천안함의 침몰원인을 설명하는 다양한 견해가 존재하기는 한다. 예컨대 천안함은 기뢰(존스홉킨스 대학에서 정치학을 강의하는 서재정 교수에 의하면, 이 기뢰는 남한의 것일 수도 있다)에 의해 침몰했거나, 신상철 씨의 주장처럼 다른 선박과 충돌했을 수 있다.

한국 정부는 데이터 조작이나 데이터해석 상의 중대 오류는 없다고 단호하게 주장해 왔다.

북한 이외의 다른 세력(원인)이 천안함을 침몰시켰을 가능성을 강력하게 부인하는 사람들도 많다. 워싱턴 소재 해외정책분석연구소(the Institute for Foreign Policy Analysis)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연구를 책임지고 있는 제임스 쇼프(James Schoff)가 그런 인물 중의 하나다. 그는 "과학적인 면을 논외로 한다면, 이번 사건은 북한의 과거 행적과 부합한다. 이는 북한 정부 내 보수파의 목적과 일치하며, 이들은 안보위협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다."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북한이 천안함을 실제로 침몰시킨 것은 맞지만, 한국정부가 UN에 강력하게 어필하기 위해 데이터를 더욱 부풀렸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예컨대 어뢰의 표면에 청색 잉크로 1번이라고 쓴 것은 한국 정부의 소행일 수도 있다. 한국 정부가 북한의 책임을 더욱 강조하기 위해 증거를 덧붙였다 하더라도 그리 놀랄 일은 아니다. 그러나 나는 개인적으로 합조단의 보고서가 사실이라는 데 대해 추호의 의심도 없다."라고 쇼프는 말한다.

이 교수와 서 교수는 합조단 보고서에 나타난 불일치점에 대해 계속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7월 9일, 그들은 도쿄의 외신기자클럽에서 일본주재 해외특파원들을 상대로 기자회견을 한 바 있다.

"한국 정부는 이번 사건의 조사를 다시 실시해야 한다. 그리고 의회는 합조단의 데이터 조작에 대한 국정조사를 실시해야 한다. 합조단은 이번 사건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것을 입증하는 데 실패했으며, 증거를 조작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서 교수는 네이처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 이 기사의 원문이 있는 곳: https://www.nature.com/news/2010/100708/full/news.2010.343.html
▶ 이승헌 교수의 논문이 있는 곳: https://arxiv.org/abs/1006.06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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