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명언
2012.01.08 16:32
개울은 제가 그저 개울인 줄 안다
산골짝에서 이름 없는 돌멩이나 매만지며
밤에는 별을 안아 흐르고 낮에는 구름을 풀어
색깔을 내며 이렇게 소리없이
낮은 곳을 지키다 가는 물줄기인 줄 안다
물론 그렇게 겸손해서 개울은 미덥다
개울은 제가 바다의 핏줄임을 모른다
바다의 시작이요 맥박임을 모른다
아무도 눈여겨 보아주지 않는
소읍의 변두리를 흐린 낯빛으로 지나가거나
어떤 때는 살아 있음의 의미조차 잊은 채
떠밀려 서쪽으로 서쪽으로 가고 있는 줄로 안다
쏘가리나 피라미를 키우는 산골짝 물인지 안다
그러나 가슴 속 그 물빛으로 마치내
수천 수만 바닷고기를 자라게 하고
어선만한 고래도 살게 하는 것이다
언젠가 개울은 알게 될 것이다
제가 곧 바다의 출발이며 완성이었음을
멈추지 않고 흐른다면
그토록 꿈꾸던 바다에 이미 닿아 있다는 걸
살아 움직이며 쉼없이 흐른다면
주저앉거나 포기하지 않고 늘 깨어 흐른다면
도종환/개울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랜덤하우스,2007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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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여행중 2012.01.08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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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yingbear 2012.01.08 17:07 자신이 '개울'임을 안다면, 수천수만마리의 물고기를 살게하고,
어선만한 고래도 살게하는, 깊고넓은 바다임을 안다면,
잠들지않고 언제나 한결같이 졸졸 흐른다면,
언젠가는 저 넓디넓은 바다로 간다는것을 안다면,
조그만한 돌맹이,큰바위에 부딪칠지라도 아파하지않고
오늘도 불평한마디 하지않고 어제처럼 엊그제처럼
그냥 그렇게 졸졸졸 흘러갈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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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무상 2012.01.08 17:37 약해 질려고 할때
이런 좋은 글귀 읽으면
다시 용기가 복돋아 지는것 같습니다.
좋은 명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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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하늘, 똑같은 태양을 본 일이 있는가.
어제의 하늘은, 어제의 태양은, 결코 오늘의 그것이
아니다. 삶은 정반대되는 두 가지 요소를
다 포함하고 있다. 삶은 낡았으면서
동시에 새로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