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 뇌 12개 달린 CPU 선보인다…’부활’ 기지개
2010.03.25 16:35
AMD, 뇌 12개 달린 CPU 선보인다…’부활’ 기지개
2010. 03. 25 (1) 사람들, 테크놀로지 |
서버 업계에서 2010년은 상당히 의미있고 재미난 일이 많이 벌어진 해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AMD가 범용 서버용 CPU라 통칭되어온 x86 프로세서에서 듀얼코어를 내놓은지 5년도 지나지 않아 다시 이달 말 물리적 CPU 하나에, 사람으로 치면 뇌에 해당하는 ‘코어’가 무려 12개가 집적된 12코어 CPU를 선보이기 때문이다. 이는 인텔과 AMD 단 두 회사만이 존재하는 CPU 시장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경쟁의 산물이자 진보를 향한 개발자들의 순수한 열정의 결실이다.
뿐만 아니다. 유닉스 진영의 맞수 IBM과 HP가 ‘파워 7′칩과 ‘투퀼라’ 칩을 선보이면서 최상위 유닉스 서버 시장을 놓고 한판 승부를 벼르고 있다.
유닉스 진영은 유닉스 진영대로 x86 진영의 공세를 막고자, 또 x86 진영은 인텔과 AMD 모두 유닉스 서버 시장 잠식을 노리며 턱밑까지 치고 들어갈 새로운 칩을 시장에 출시하고 있는 것이다. 또 다른 스케일의 경쟁 레이스다.
무엇보다 주목되는 것은 x86 진영의 공세다. 특히 x86 서버 진영의 경우 가상화를 기반으로 한 대규모 병렬 시스템으로 확장이 가능한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워 그 힘과 영향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x86 서버 진영의 성과는 조사결과에서도 나타났다. 시장조사기관인 IDC에 따르면 2009년 4분기 x86 서버 시장은 매출 기준으로 3분기 대비 20% 증가했으며, 전년도와 비교해도 13% 증가했다. 이례적인 것은 판매량은 줄고 있다는 것. 판매퍙은 줄어드는 데 오히려 매출은 오르고 있는 셈이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가는 일이지만 내막을 들여다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고객들은 관리와 전력 비용을 줄이고자 수십대의 서버를 고성능 서버 몇 대로 통합(콘솔리데이션)하고 이런 고성능 서버에 논리적인 가상 서버를 띄워 작동시키고 있다. 바로 ‘가상화’ 바람 덕분이다. 또 가상화를 기반으로 한 확장 가능한 클라우드 컴퓨팅의 확산도 이런 상황에 한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 최초 듀얼 코어, 쿼드코어, 식스코어를, 그것도 단일 칩에 멀티코어를 집적하는 네이티브 기술만을 고수해온 AMD의 행보는 관심거리 중의 관심거리다.
AMD가 이달 말 발표할 ‘뇌가 12개나 달린 중앙처리장치(CPU)’의 이름은 ‘AMD 옵테론 6000 시리즈’. 코드명은 ‘매그니쿠어’다. 머리가 12개 달린 CPU라니 세상 참 빠르게 변한다는 걸 새삼 느끼게 한다. AMD는 2005년 4월 물리적인 CPU 하나에 논리적으로 2개의 CPU를 만들어 내며 ‘듀얼 코어’ 제품을 선보인 데 이어 2007년 9월 단일 실리콘 다이 위에 코어 4개를 탑재한 순수 ‘쿼드코어’를 선보였다. 이후 2009년 6월에 다이렉트 커넥트 아키텍처 기반의 코드명 ‘이스탄불’로 알려진 첫 식스코어 프로세서를 발표했다.
통상 2년 주기로 새로운 칩을 선보였던 AMD의 행보를 볼 때 1년도 채 안돼 12코어 제품을 선보이는 것은 그만큼 이례적인 일이다. 가상화 바람과 클라우드 컴퓨팅 바람을 타고 다시금 인텔의 허를 찌르겠다는 전략이다.
김재민 AMD코리아 상무는 “가상화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은 통합(콘솔리데이션)을 통한 비용 절감에 있습니다. 문제는 대용량의 물리적인 서버에 많은 가상화 서버를 얹어 업무용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할 수 있는 지 여부입니다. 속도 저하를 우려하는 고객들을 위해 일단 물리적인 코어 수를 대폭 늘리면서 동시에 멀티쓰레딩 애플리케이션들의 등장도 모두 지원하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AMD는 2소켓부터 4소켓용으로는 AMD 옵테론 6000 시리즈를 제공하며 하이엔드 시장을 노리면서도 동시에 1소켓과 2소켓의 경우 ‘옵테론 4000 시리즈’(코드명 리스본)로 로우앤드 서버 시장도 동시에 겨냥하고 있다. AMD는 옵테론을 앞세워 가격대비 성능비로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옵테론 6000시리즈는 2소켓용 따로 4소켓용 따로가 아니라 2소켓과 4소켓 모두에 적용되는 프로세서다. 2소켓용 시스템설계를 따로 하고 4소켓용 설계를 따로 해서 발생하는 비용요인을 없앴다. OEM으로는 반가운 일일 수밖에 없다.
최근 AMD의 나이젤 디소 마케팅 책임자는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4P를 없애버리겠다”며 전의를 불태웠다. ‘4P’ 머신으로 불리는, 경쟁사 인텔의 4소켓 이하 장비를 가격으로 밀어부치겠다는 것. 고객으로서는 두 회사의 경쟁으로 시스템 도입 비용과 운영 비용을 더 절감할 수 있게 됐다.
AMD는 이번 신제품 출시로 고객들이 가상화를 비용 효율적이면서도 빠르게 전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장 조사 업체인 IDC에 따르면 물리적인 서버의 판매는 지난해 마이너스 성장을 했지만 올해를 기점으로 5% 정도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가상화된 논리적인 서버의 경우는 30% 가랑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올해 도입되는 고객들의 서버 중 20%가 가상화 소프트웨어를 탑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재민 상무는 “지금과 같은 경제 상황에서 정보책임자들은 현재의 IT 투자가 3년 정도를 내다볼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당연히 성능은 물론 향후 확장성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이죠. 그럼 면에서 이번 12코어 제품은 고객들이 요구에 부합하는 제품이 될 것입니다. 특히 4소켓 탑재된 x86-64 서버의 경우 유닉스 기반 서버들이 주로 사용되고 있는 DB와 전사적자원관리 같은 업무 지원도 가능합니다”라고 밝혔다.
인텔이 주 공략 대상이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x86-64 기반의 서버가 유닉스 서버의 아성을 위협할 정도로 성능을 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흐름은 데이터웨어하우스(DW) 시장에서 조금씩 일어나고 있다. 한국HP의 경우 AMD 옵테론 프로세서를 탑재한 자사의 최고사양의 8소켓인 x86 서버인 DL 785 G6에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 서버 2008과 SQL 서버 2008을 탑재한 ‘패스트트랙’이라는 아키텍처 형태로 고객에게 접근하고 있다.
그린플럼은 한화손해보험 등 대형 금융사 2곳과 SK커뮤니케이션즈에 AMD 옵테론의 쿼드코어 프로세서가 탑재된 x86서버인 X4540으로 DW 시장에 이름을 알리고 있고, 최근에는 삼성생명의 일부 DW용으로도 공급한 바 있다. 대부분 유닉스 머신을 대체했다는 점에서 x86 진영의 힘이 점차 커져가고 있는 상황이다.
AMD의 경우 이번에 단행한 혁신이 일회성이 아님을 입증하기 위해 내년에는 코드명 ‘불도저’라는 새로운 플랫폼도 선보이고 16코어 제품도 제공할 계획이다. 멀티쓰레딩에 대한 이슈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많은 리소스가 소비되는 업무 처리 명령이 오더라도 다른 쓰레드들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빠르게 처리할 수 있도록 더욱 성능과 플랫폼을 개선하는 것이다.
이러한 기술들은 최근 무한대로의 확장성을 강조하는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에서 더욱 필요한 기술이다. 최근 AMD와 인텔이 네트워크 장비 업체나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업체들과 잦은 접촉을 통해 멀티쓰레딩 상황에서 얼마나 효율적이면서 빠르게 CPU를 사용할 수 있는 지 알리고 있는 이유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AMD는 32비트와 64비트 호환, 저전력 CPU를 통한 성능 대비 비용효율적인 제품, 메모리 컨트롤러를 CPU 안에 내장하는 형태의 지속적인 기술 혁신을 통해 고객들에게 다가섰고, 결과적으로 경쟁사가 저전력 CPU를 고객들에게 제공토록 견인한 역할도 해 왔다.
김재민 상무는 “AMD의 혁신은 결과적으로 경쟁사를 자극했고, 그로 인한 두 회사의 경쟁은 고객들에게 비용 효율적인 IT인프라를 도입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가상화와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에서도 AMD의 혁신이 고객들에게 더욱 많은 혜택을 주리라 생각합니다”라고 밝혔다.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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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오리보이 2010.03.25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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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ive 64 2010.03.25 17:59
AMD의 장점은 하드웨어를 교체하지 않아도 최신 시퓨를 그대로 쓸수있는점이 좋더군요.
아무튼 가격대비 성능이 좋고, 경쟁으로 고객들은 즐겁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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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 Edward Teller 2010.03.25 18:12
속도면 에서 정수연산은 안밀리나 실수연산이 크게 밀리는게 약점이며
다코어로 갈수록 메모리 대역폭이 매우 중요한데 하위 호환성을 유지하느라 DDR3를 써도 DDR2만큼의 대역폭에 그치는를 약점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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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0.03.25 22:38 아 마니쿠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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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줘 2010.03.26 02:38 am3 소켓으로도 6코어 장착이 가능할 것 같은데요.. 이게 amd의 장점이죠.. 보드 교체없이 계속 사용할 수 있으니..
am2+ 는 6코어 장착이 가능한지 모르겠지만, 140w 지원이 되는 보드도 바이오스 업데이트 되면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am2+로 am3 지원 cpu 를 거의 모두 장착이 가능하니.. 그래서 저는 amd를 씁니다.. 일반 가정용으로는 최상인데요..
저만 그런가??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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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9 2010.03.26 02:41 AMD의 CPU가 보드없이 교체가 가능한 것에 대한 장점이 존재하지만 거기에 따르는 단점도 존재하기나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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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닌텐도 2010.03.26 15:27
아... 12코어고 6코어고, 쿼드 코어 아니, 트리플 코어라도 써보고 싶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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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후루꾸루꾸 2010.03.26 19:01 amd 데네브로도 윈도7 + 포토샵 + MS 비쥬얼 스튜디오+워드 돌려도 쌩쌩한데요.
싼맛에 멀티코어 맛보기는 나쁘진 않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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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루아 2010.03.26 20:44
불꽃의 라데온...그 불꽃같은 의지와 기술에 대한 열망을 믿슴니다~AMD&ATI 화이팅~^^
AMD 가 Server 쪽에선 어느 정도 선전을 하고 있긴한데,
일반 제품군에선 경쟁사 Intel 에 비해서 공정률이나, 속도면으로 너무 밀리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나마 가격적으로 어느 정도 중저가형 Line 형성을 해주고 있다는 점이 그나마 다행이랄까요?
그에 반해서 AMD(ATi)는 잘나가고 있는것 같기는 한데,
재주는 AMD 가 벌여놓고, 돈은 Intel 이 번 느낌이 다시 재현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직도 Game 류에선 nVidia 의 저력이 남아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