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여자의 이야기
2014.11.20 12:21
제가 매일 들르는 사랑방에 감동적인 글이 있어 옮깁니다.
두 여자의 이야기
누나와 나는 어려서 부모님을 여의고
누나는 서른이 넘도록
내 공부 뒷바라지를 하느라 시집도 가지 못했다.
학력이라곤 중학교 중퇴가 고작인 누나는
택시 기사로 일해서 번 돈으로
나를 어엿한 사회인으로 키워냈다.
누나는 승차거부를 한 적이 한 번도 없다.
노인이나 장애인이 차에서 내린 곳이
어두운 길이면 꼭 헤드라이트로 앞길을 밝혀준다.
누나는 빠듯한 형편에도
고아원에다 매달 후원비를 보낸다.
누나는 파스칼이 누구인지 모르지만,
'남 모르게 한 선행이 가장 영예롭다.'는
파스칼의 말을 실천하고 있다.
그런 누나가 중앙선을 넘어온 음주운전
덤프트럭과 충돌해 두 다리를 못쓰게 되었다.
결혼을 앞두고 있던 나에게는 너무나 큰 불행이었다.
여자 쪽 집안에서는 내가
누나와 같이 산다면 파혼하겠다고 했다.
그녀도 그런 결혼 생활은 자신이 없다고 했다.
누나와 자신 중에 한 사람을 택하라는
그녀의 最後通牒은 차라리 안들은 것만 못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로 생각했던
그녀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올 줄은 상상도 못했다.
失戀의 아픔에서 벗어날 때 쯤, 어느 늦은 오후에
누나가 후원하는고아원을 방문하기 위해서
누나와 나는 외출을 하게 됐다.
그런데 길에 나가 1시간을 넘게 택시를 잡으려 해도
휠체어에 앉은 누나를 보고는 그대로
도망치듯 지나쳐갔다.
도로에 어둠이 짙게 깔리도록 우리는
택시를 잡을 수가 없었다.
분노가 솟구쳤다.
누나는 손등으로 눈물을 훔치고 있었다.
그때였다.
택시한대가 우리 앞에 멈추더니
차 뒤편의 트렁크가 열렸다.
그리고 운전사 자리에서
기사가 내리는데 놀랍게도 여자였다.
내가 누나를 택시에 안아 태우는 동안 여기사는
휠체어를 트렁크에 넣었다.
고아원에 도착하자 캄캄한 밤이었다.
휠체어를 밀고 어두운 길을 가는 동안,
여기사는 자리를 떠나지 않고
헤드라이트 불빛으로 길을 환하게 밝혀주었다.
나는 지금 아름다운 두 여자와 살고 있다.
나는 그 여자 택시 기사와 결혼해 함께
한 집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다.
-엄광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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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는 내 허물을 주머니에 봉하시고
내 죄악을 싸매시나이다"(욥기14:17)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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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멘타인 2014.11.20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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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끝이 찡~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살아오면서 소소하나마, 알게 모르게 그 누군가의 도움도 받고, 또 은혜도 받았을진데,
그걸 돌려주고, 또 베풀지를 못하는군요.
어두운곳일수록 한줄기의 작은 불빛도 아주 밝게 빛나는 것이겠지요.
'악인은 꾸고 갚지 아니하나, 의인은 은혜를 베풀고 주는도다'(시37:21).
'죄가 더한 곳에 은혜가 더욱 넘쳤나니'(롬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