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중랑천을 걸으며...

2013.10.30 20:49

지구여행중 조회:838

중랑천을 걸으며 여러가지 생각이 납니다

한시간가량 걸으니 걷는 것도 힘이 드네요

이렇게 걷는 것도 힘든데 단순히 걷는 것도 힘든데

열심히 살아야겠구나 좀더 나 자신을 사랑해야겠구나...

하루하루 한순간 한순간을 소중히 여기며 보람있게 즐겁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약한 너에게 기대어   ―김정란(1953∼)

그가 왔다. 살금살금, 자신없어하며, 나의 눈치를 보며. 얘, 하고 그가 불렀다, 얘, 나 좀 볼래? 내가 말했다. 넌 누구니, 주눅 들어 있는, 영양실조의 너는?

그애는 정말로 고개를 떨구고, 쩔쩔매면서, 손을 쥐어뜯으며, 땀을 뻘뻘 흘리며, 금방 눈물이 터질 듯한 눈으로, 말했다.

“그런데 말이지”

“하기는 말이지”

나는 너의 자신 없음을 지킨다, 아, 제대로 자라지 못한 나의 짝궁이여.

늘상 어쩌면 이렇게 해거름의 시간에 우리는 외로이 한 의자에 앉는 것일까. 쓸쓸하게, 그 쓸쓸함으로 서로를 알밖에 없는 것처럼.

“얘 하지만 얘”



우리는 가만히 서로에게 기댄다. 세상은 빛으로 빛나는 것을, 눈뜨는 법만 배우면, 우리의 시간은 신나게 번쩍이는 강인 것을,
나는 그애를 토닥거려준다, 자, 배워야지, 안 그러니,


살아 있는 동안 말이야. 다행히도 살아 있는 동안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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