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권리’를 통해 생을 묻다
2013.07.10 21:09
사람은 태어났으니 무조건 사는 게 아니라
그 삶속에서 의미와 가치를 찾아야 하는거죠
그리고
진정으로 잘 살았다고 할 수 있게 만드는 건
죽을때 얼마나 잘 죽었는가에 따라서 그사람의 삶이 평가되는 것이죠
하루살이와 우리는 본질적으로 같은 시간길이를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랑 다르다고 해서 하잖게 여기거나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성숙하지 않은 생각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영화는 '그의 삶이 이렇게 처절하니 죽는 게 더 존엄하겠죠'라는 방식으로 설득하지 않는다. 삼페드로의 주변 환경은 그리 처참해 보이지 않는다. 형은 동생 곁에 머물려고 뱃일을 버리고 농장일을 한다. 형수 마뉴엘라는 3시간마다 그의 자세를 바꿔주지만 싫은 내색이 없다. 조카 하비는 철딱서니 없지만 삼촌이 시키는 일이라면 다 하는 착한 아이다. 그의 뜻에 동조해주는 친구들도 있다. 통조림 공장에서 일하는 여성 로사는 그에게 사랑을 주며 삶의 의미를 찾아주려고 애쓴다. 퇴행성 질환으로 역시 몸이 점점 마비돼 가는 변호사 훌리아는 그와 정서적 교감과 사랑을 나눈다. 그는 "웃으며 우는 방법을 배운" 사람이고 농담도 잘 건넨다. 하지만 어쨌건 중요한 건 그가 여전히 죽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죽음은 환경이 아니라 개인의 의지에 달린 문제가 된다. '그가 삶을 끝내길 원하니 그 자체만으로도 죽음이 존엄한 충분한 이유가 되지 않겠냐'라고 묻는다.
안락사를 둘러싼 논쟁을 심도 깊게 다루진 않지만 걸쳐는 뒀다. 가톨릭 신부가 "삶이 없는 자유는 자유가 아니다"라고 말하자 삼페드로는 "자유가 없는 삶은 삶이 아니다"라고 대꾸한다. 삼페드로가 존엄하게 죽을 권리를 주장하자 신부는 생명을 사유재산처럼 말하지 말라고 응수한다. 삼페드로는 "삶은 권리이지 의무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감독은 이 장면에 우스운 설정을 버무려 진지함을 덜었다.
〈씨 인사이드〉의 무게중심은 삼페드로에게 있지만 그렇다고 안락사에 대해 무조건 박수를 보내진 않는다. 개인의 결정이 주변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더라도 지지 받아야 마땅한지 질문을 던진다. 아버지는 마른 눈을 끔벅이며 말한다. "아들이 죽는 것보다 더 고통스러운 건 아들이 죽고 싶어한다는 거야."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 감독의 전작들이 보여준 반전이나 이리저리 방향을 트는 정교한 플롯은 없다. 영화 시작, 검은 화면에 목소리만 띄워 관객을 이야기 속으로 빨아들이는 방식은 여전하다. 각색과 음악까지 맡은 감독은 클래식곡들을 서정적인 풍경 위에 띄우며 담담하지만 효과적으로 관객의 감정을 쥐락펴락한다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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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일우™ 2013.07.10 21:17 -
지구여행중 2013.07.10 21:28
같은 사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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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Boss 다! 2013.07.11 02:39 안락사라 말하는 "편안하게 맞는 죽음" 이 아닌
그의 삶을 의미있게 당당하게 "마치고자" 하는 수단으로 선택한것 같다는 느낌
어쩔수없어서...라 느끼는 암담함 때문만이 아닌 그나마 흐트러진 스스로를 바라지 않기에
처절함을 겪지않으려 어쩌면 나름은 "최선" 일수도 있을 선택
그저 그가아닌 타인의 시각에서만 보자니 그안에서 보이는 모순과 괴리와
그의것임에도 그 스스로는 선택 할수조차없는 선택을 강요당하는것에대한 "반항(?)
그 상황이 그저 암담하여 안타깝다 말할수밖에 없음이...아프다!
스스로 선택할수 없는 그때마다 드는 느낌 암담함이란 항상 분노를 깨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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