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용운 만해 스님의 제자 이야기
2012.05.12 13:22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 "수행자들이 입에 올리기도 부끄러운 행위한 것을 참회 자숙하는 의미로 자신부터 100일간 108배 정진하겠다" - 2006년 MB에게 충성맹세했던 권력욕부터 참회해야 https://t.co/FLU2hfP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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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의 침묵
한용운 만해 스님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서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 微風에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指針을
돌려 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은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열반송
붉은 화로 속에 한 송이 눈
춘성 춘성 (春性 春城, 1891~1977)
여든 일곱 살았던 일이
일곱 번 넘어지고 여덟 번 거꾸러졌다가 일어남이라
횡설수설한 모든 것이
붉은 화로 속에 한 송이 눈일세
八十七年事(팔십칠년사) 七顚八倒起(칠전팔도기)
橫說與竪說(횡설여수설) 紅爐一點說(홍로일점설)
춘성 스님은 만해 스님의 유일한 법제자다
평생을 두타행(頭陀行, 중생을 만나면 지니고 있는 모든 것을 주어버리는 행위)
과 무소유의 삶으로 일관하셨던 욕쟁이 스님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스님의 비범한 욕설에는 재치가 있고 역설이 있어 그 누구 하나 유쾌하게 웃지
않는 이가 없었다고 한다.
한 일화로
욕쟁이 춘성 스님이 버스에 올라타자 한 기독교 광신자가 느닷없이 스님에게
다가가 소리를 질렀다.
“죽었다 살아난 예수를 믿으시오. 예수를 믿으면 천당 갑니다.”
이에 춘성 스님이 버럭 소리를 지르며 이렇게 답했다.
“죽었다가 살아 난 걸 믿으라고? 이놈아! 죽었다 살아나는 건
남자의 거시기밖에 없어.“
버스에 함께 탔던 승객들이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 스님의 일갈을 들은 광신도도 출행랑을 치고 말았다.
춘성 스님은
열세 살 때 백담사로 출가해 만해 스님을 은사로 모신 춘성스님의 속명은 이창림(李昌林)이며 법호는 춘성(春性), 법명이 춘성(春城)이다. 춧날 스님은 수덕사의 만공 화상에게 ‘무(無)’라는 화두를 받게 되는데, 이 화두가 스님에게 있어 수행의 지표이자 원칙이 되었다 또한 스님은 경전중의 최고로 일컬어지는 [화엄경]을 거꾸로 외웠을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드러내 당대 최고의 화엄법사라는 명성을 얻었다.
춘성 스님은 ‘욕쟁이 스님’ 이라는 별칭을 얻을 정도로 수행자로서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음담패설을 즐겨했지만 그럴수록 그에 대한 비판보다는 오히려 수많은 운수객들이 그의 법문을 들으러 더 몰려들었다. 스님의 한마디 한마디가 모두 삶의 골수를 찌르는 촌철살인(寸鐵殺人)과 같은 법문이었기 때문이었다.
춘성 스님은 후학들에게 있어 수행자의 본문은 무소유에 있음을 강조하고 몸소 실천해 보이는가 하면, 참선하는 수좌가 두꺼운 옷을 입거나 사치품을 사용하는 것은 결코 허락하지 않는 엄격함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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