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라마 The Killing
2011.06.27 22:40
한가로운 일요일
드라마나 한편 보자며 이것저것 뒤지는데 The Killing 이라는 제목의 미국 드라마가 눈에 띄었습니다.
원래 범죄/수사극을 좋아하기 때문에 슬쩍 한, 두편만 땡겨 보자 마음먹고 시작하였지요.
이런 류의 드라마는 1, 2편 단위로 중요사건 한두건을 해결하면서 단막극으로 진행하는게 보통이잖아요. 그런데.. 이 드라마는 그게 아니더군요.
젠장.. 하나의 사건에 13편의 에피소드를 몽땅 쏟아 붇지 뭐에요.
왠지 범인을 알지 못하고는 의무감을 다하지 못하였다는 철저한 사명감 속에 13편 X 45분 = 585분 = 9시간 45분 을 투자하고야 말았습니다. ㅠ,ㅜ
다음날 새벽 4시가 되자 모두 끝이 났지요. 그런데 끝......................?
눈을 벌겋게 물들이고 출근을 하였어요. 미드/일드에 빠지면 폐인이 된다더니.
Season 1 까지 나온 것 같은데 모두 13편으로 구성이 되어 있고 (아직까지는) 13일 동안의 사건기록을 담고 있습니다.
시에틀의 어느 변두리 마을.
고등학교 졸업예정인 17세의 어여쁜 소녀 로지 라슨(Rosie Larsen)이 실종된 후 시체로 발견되면서 사건은 시작됩니다. 곧 타지로 이사하여 결혼을 할 계획인 여형사 사라 린든(Sarah Linden / Mireille Enos)는 이 마을의 형사 직무를 그만두고 떠나기 직전, 새로 부임한 신참 스테판 홀더(Stephen Holder / Joel Kinnaman)와 함께 현장에 나가게 되면서 어쩔 수 없이 사건을 떠맡게 됩니다.
공사다망하여 사생활 복잡하고 개인사가 바쁜 두 형사의 헛다리 짚는 수사를 시작으로 쉽게 해결될 것 같았던 사건은 점차 복잡하게 꼬이게 되고 당시 시장 선거에 출마한 한 입후보자가 간접적으로 사건에 연루되는 단서가 나오게 되자 정치판까지 이를 선거에 이용함으로써 이야기는 점차 겉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흐르게 되는데..
이 드라마는 범인을 밝히려는 흥미진진한 수사진행과 더불어 범죄의 피해자와 그 가족이 겪는 고통에도 동시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습니다. 적어도 피해자 가족의 스토리 라인은 크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2003년 작 Mystic River (Sean Penn, Tim Robbins, Kevin Bacon 주연)를 카피한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지요.
드라마의 원작은 덴마크에서 만든 TV극 Forbrydelsen 이라는데 이 작품이 영국에서 The Killing 이라는 제목으로 방영이 되었다고 하고 이를 다시 미국에서 리메이크하여 같은 제목을 달아 금년 3월 ~ 5월 사이 방영되었습니다.
당시 감상평들 가운데는 1990년 미국 ABC에서 방영된 Twin Peaks (David Lynch 감독)와 분위기가 비슷하다하여 시청자간 설왕설래가 많았다고 하더군요.
Twin Peaks (두개의 치솟은 산봉우리가 있다하여 지어진 마을 이름).
기억하시는 분들 계실 겁니다. 대단한 인기를 끌었던 보기 드문 수작이었죠. 딴에는 The Killing의 플롯이 Twin Peaks와 유사하긴해요. Twin Peaks 라는 시골마을에 여학생 Laura Palmer가 피살된 시체로 발견되면서 마을의 이기적인 인간군상들의 소리없는 난장판이 시작되고, 개발을 위한 벌목을 둘러싼 이권다툼이 꼭 The Killing의 Rosie Larsen 피살사건, 시장선거와 항만개발이라는 설정과 비슷하게 맞물리거든요.
인간관계에 있어 가장 신뢰해야할 사이인 부부간, 부모 자식간, 회사 동료간의 신뢰가 무너졌을 때 어떤 비극이 초래되는지, 그 신뢰를 틈탄 배신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초래하는지 이 드라마는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떠지지 않는 눈을 비비면서 사무실에 출근해 이 드라마 이야기를 했더니 듣고 있던 직원 한분이 그러더군요.
"Killing~ 정말 재밌죠? White Color도 재밌어요. 꼭 보세요."
"그.. 그건 또 뭐여?"
누가 로지 라슨을 죽였는가? (Who killed Rosie Larsen?)
당신의 상상은 여지없이 무너져 내립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섣불리 결론내지 마시길..
The Killing.. 죽여야할 시간이 많은 분들께 추천 드립니다.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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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루미 2011.06.27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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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달픈명탐정 2011.06.27 23:12
화이트 칼라든 블루 칼라든 당분간 쉬어야겠습니다.
머리가 멍~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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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ellingFord 2011.06.27 23:09 조금 긴 영화 한 편을 보신 듯 하네요 ^^한편씩 본다면 성에 안 찰 것 같고.. 한번에 보기에는 조금 무리하는 느낌이 들고 그러네요 ㅋ제가 가장 최근에 봤던 미드는 Lie to me 인데요얼굴이나 몸짓을 보고 거짓말을 하는지 알아내는 내용이었는데내용뿐만 아니라 주인공(팀로스)의 연기가 대단한 미드라고 생각됩니다. -
고달픈명탐정 2011.06.27 23:14
Lie to me는 간간이 TV에서 본 듯 하네요.
미드 이것 모아볼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냥 틈틈이 한 두편씩만 봐야..
예전에 와이프가 밤새도록 프리즌 브레이크인가 뭔가를 보길래 잠 좀 자자고 잔소리하곤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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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주(如意珠) 2011.06.27 23:38
화이트 칼라는 다봤고...
이제 어제부터 스몰빌 보고 있습니다. 슈퍼히어로에게도 그렇게 되어가는 과정을 보고 있자니...여러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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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야 2011.06.28 09:54 24는 보시면 안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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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eb 2011.06.28 13:45
AMC 드라마들 다 재미있어요.
워킹 데드, 브레킹 배드, 매드맨, 킬링까지...
단점이 하프 시즌(12~13편)이라 너무 짧다는 것이죠.
브레킹 배드와 워킹 데드는 곧 시작할 것인데
킬링은 다음시즌이 이제 1년 남았네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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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nari 2011.06.28 14:33 요새 뭐 볼만하나요.....
심심해서 ....미드나 볼려고하는데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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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한 에피에서 사건 마무리하는 방식에 적응되서 그런가 이 미드는 초반 몇편만 보고 지루해서 안봐지던데
화이트 칼라도 보게되시면 또 밤새 보시게 되실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