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오늘이 그 날입니다.

2011.05.18 16:12

kbjmyh 조회:2529

지금으로부터 30 여년전 제가 고등학교 3학년 일때입니다.

학교 수업중에 갑자기 교실 내가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했습니다.

박정희 대통령 총상으로 위급...

당시에는 고교 야구가 인기절정인때라 야구 경기를 듣기 위하여 작은 트랜지스터 라듸오를 학교에까지

가지고 와서 수업 중에도 몰래 듣는 친구들이 있었습니다.

엄청난 속보에 선생님도 학생들도 당황하며 웅성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오래지 않아서 박대통령 사망

소식이 뉴스에 흘러 나오고 신군부가 권력을 장악하려 한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졌습니다.

 

광주의 금남로에는 전대와 조대 학생들의 촛불 시위가 시작되었습니다.

학교 수업이 끝난후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몇번 대학생들의 촛불시위를 목격하였습니다.

시위대를 이끄는 지도부의 통제 아래 4차선중 차선을 한개만 이용하여 차량 흐름도 크게 방해를 주지 않으며

질서있고 평화로운 시위였으며 손에 들린 촛불은 아름답고 거룩하게 보이기까지 할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이때까지는 시민들의 호응은 거의 없었고 오히려 약간의 교통장애에 따른 불만섞인 소리들이.....

제 기억에는 2~3주 촛불시위가 계속 되었던 걸로 기억됩니다만....

 

80년 5월로 접어들며 시위대의 세력이 커지자 교내에는 흉흉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공수부대원들이 평화시위를 하는 대학생들을 곤봉으로 가격하여 트럭에 싫고 끌고 갔다..

공수부대원들의 눈빛이 약을 먹은 것처럼 이상해져서 거리에서 눈에 보이는 젊은이들을 닥치는대로 구타하고

심지어는 임산부의 배를 발로 걷어 찼다는등... 목격담을 담은 소문들이 삽시간에 퍼져 나갔고

위기의식을 느낀 학교장은 휴교령을 선포하며 교장선생님.담임선생님들이 교문에 나와서 일일이 한사람 한사람씩

악수를 청하며 너무 위험하니 시내에 나가지 말고 몸조심 할것을 신신당부하며 학생들을 집으로 돌려 보냈다.

 

시골(완도)에서 광주로 올라와 이모 집에서 하숙을 하던 나는 바깥 소식이 자뭇 궁금하고 호기심이 동하여

아침을 먹고 시내에 나가볼 요량으로 조용히 방문을 열고 나서다 이모님께 들켜 운동화를 압수 당하였다.

나갈 기회를 엿보던 나는 점심을 먹고 쓰레바를 끌고서 대문 밖을 서성거리다 외출에서 돌아온 이모부와 마주쳤다.

어디를 가느냐고 묻는 이모부께 답답하여 바람좀 쐬러 나간다고 둘러대니 이모부왈 밖은 너무 어수선하고

무서우니 시내쪽으로 가지 말라고 하셨다. 이모집인 동명동 부근에서 도청까지는 걸어서 약 15분거리였다.

 

시내로 향하던중 조대 정문 앞에서는 전경이 아닌 군인들로 보이는 사람들과 시위대 간의 난타전이 전개되고

있었다. 군인쪽에서는 최루탄을 쏘아대고 시위대는 화염병과 보도블럭의 벽돌을 깨어서 군인들 쪽으로 던졌다.

이미 시위대에는 학생들만이 아닌 다수의 시민들이 합세하고 있었으며 합세한 시민들이 수군거리는 말들은

군인들이 남녀 노소를 가리지 않고 젊은이들을 무차별 구타 한다는 이야기와 잔인하기 까지 해서 임산부마져

구타했다는 (들리는 말로는 구타로 뱃속 아이가 나왔다는..아직도 진위여부는 확실치 않은듯..) 소문에

 나도 모르게 내 손안에는 어느덧 큼지막한 보도블럭을 깨뜨린 짱돌 한개가 힘있게 들려 있었다.

젊은이들에 대한 무차별 구타와 임산부 폭행은 머지않아 사실로 밝혀졌다.

 손에 들린 짱돌을 있는 힘껐 지금 여기 시위대중 그 누구의 형이나 동생일지도 모를 공수부대원들을 향해 던졌다.

 

그 다음날에는 아침을 먹자마자 쓰레바를 끌고 도청 분수대 앞으로 향했다.

그곳에서는 연일 시위대의 리더들의 연설이 있었고 많은 시민들의 동참이 있었다. 날이 갈수록 시위대의 수는

늘어났고 군인들은 도청 앞에서 배수진을 치고 지키고 있었다. 도청을 빼앗기 위한 시위대의 몇번인가의 진격이

있었고 늘어난 시위대의 위세에 위협을 느낀 군인쪽에서의 하늘을 향한 공포탄이 쏘아졌다.

그러나 이미 잔인한 군인들의 구타를 목도한 시민들은 물러서지 않았으며 오히려 더 힘있게 밀어 부쳤다.

갑작스레 총 쏘는 소리가 들리고 바로 내 옆의 사람이 힘없이 나가 떨어졌다. 마침내 군인들이 시민을 향해

총을 발사했다. 여기저기서 동참한 시민들이 총탄에 힘없이 나가 떨어지고 도망치는 시위대는 아수라장이

되엇다. 구경을 위해 자전거를 타고 온 사람들이 있어서 많은 인원이 한꺼번에 뒤로 도망치면서 연속해서 자전거에

걸려 넘어지고 어린 국민학교 학생들은 빠르게 뛰지못해 큰 사람들 사이에서 걸려 넘어지고 미쳐 피하지 못한

사람들이 걸려 넘어진 사람을 밟고 도망치고....

나 또한 겁에 질려 사력을 다해 동명동 쪽을 향해 뛰었다. 뛰면서 얼핏 뒤돌아 보니 총에 맞아 쓰러진 사람을 그

와중에서 끌고 나오는 용감한 사람의 모습도 보였다. 도망쳐 뛰면서 비겁한 나의 모습이 죽도록 미워졌다.

 

손에 쓰레빠를 들고서 금남로 쪽으로 다시 발길을 돌렸다.

시위대는 군인들의 총탄 발사로 격앙되기 시작했고 불도져 차량을 이용해 도청을 막고 있는 군인을 밀어 버리자고

누군가 제안했고 사상자가 발생할수 있어 안된다고 하는 소리가 있고... 잠시후 어디선가 불도져 차량이 도청을 향해

진격을 시작햇다. 도청 앞에 바리케이트를 친 군인들과 수십미터 앞까지 불도져는 진격햇고 총성이 울리고...

잠시후 불도져에서 겁이 났던지 운전자가 황급히 뛰어 내리고 방향을 잃은 불도져는 도로 옆의 건물을 들이 박고

넘어졌다. 시위대중 누군가가 군인들이 총을 쏘니 우리도 무장을 해야 한다며 가까운 파출소와 경찰서를 습격하자고

햇다. 또한 누군가는 화순에 가면 광산에서 쓰는 다이너마이트를 구할수가 있다고 했다.

말이 나오자 모든 것은 곧바로 행동으로 이어졌다. 내 눈에 비친 그들은 광주 시민이었으며 불순하다 여겨질만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얼마간인가 시간이 흐르고 아세아자동차 공장에서 누군가가 장갑차를 몰고 왔다.

장갑차 뚜껑을 열고 전남대생 한 사람이 대형 태극기를 흔들며 도청을 향해 다시 진격을 시도했다.

애국가와 오월의 노래를 번갈아 부르며 시민들도 그의 용감한 행동에 용기를 내어 건물 뒤쪽에 몸을 숨기고 목청이 터져라

따라 부르며 숨죽이며 장갑차의 움직임을 주시했다.  장갑차가 군인들 바리케이트 수십미터 앞까지 전진했을때

갑자기 수십발의 총성이 울리며 대형 태극기를 흔들며 장갑차 위에 올라섰던 대학생이 힘없이 옆으로 쓰러지며

후진으로 급하게 빠져 나오고 장갑차를 향한 총성은 연이어 울려 퍼졌다.

 

그 대학생이 쓰러진 그 순간 내 뺨에는 하염없이 뜨거운 눈물이 쏟아져 흘러 내렸다.

그리고 아아!! 나도 쏘고 싶다. 내게 총이 있다면....

아마도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주체할수 없는 감정을 가질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뒤이어 경찰서와파출서. 예비군 무기고 등에서 총을 탈취한 시민군의 대반격이 시작되었다.

5.18 당시를 온 몸으로 부대꼈고 그 한 가운데에서 복면을 쓰고 차량에 타고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어

올려준 주먹밥을 먹으며 군인들이 무자비하게 살육하며 도청으로 재진격 하기 하루 전까지 제 두 눈으로

모든 것을 목격했는데 북한의 세력과 연계 지으려는 움직임이 보여서 ....

제가 보았던 그 날의 진실을 말하고자 올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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