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속았다” 사먹는 ‘생수’, 수돗물보다 더러울 줄이야 [지구, 뭐래?]
2024.01.16 17:17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왜 수돗물을 마셔요?? 문제가 없다고 해도 굳이 마실 필요가 있나요. 찝찝하게.”
수돗물 마시는 데 대한 인식이다. 수돗물 대신 선택하는 물은 사서 마시는 샘물, 생수다.
그런데 수돗물이 알고 보면 생수보다 더 깨끗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생수를 마시는 건 비용도 들지만, 환경적으로도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 우리가 쓰는 플라스틱 페트병 쓰레기 대부분이 생수병에서 오고 있다. 연간 56억 개에 달하는 생수병 쓰레기가 쏟아지는 중이다.
돈도 쓰면서 쓰레기도 양산하고, 거기에 오히려 수돗물이 더 깨끗하다는 연구 결과까지 나온 셈. 수돗물에 대한 과도한 불신이 생수 소비를 늘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세종대 자연형 수처리 연구실에서 11종의 생수와 다중시설의 수돗물, 가정의 수돗물을 비교한 결과 5종의 생수에서 일반 세균이 검출됐다. 수돗물에서는 전혀 세균이 검출되지 않았다.
이는 수돗물이 생수보다 엄격한 기준에 따라 관리되기 때문이다. 맹승규 세종대 자연형 수처리 연구실 교수는 “수돗물은 다른 샘물보다 수질 관리하는 항목이 더 많다”며 “(생수의) 수질은 관리적 측면에서 수돗물과 비교할 수 없다”과 설명했다.
심지어 한 블라인드 테스트에선 맛도 수돗물이 생수에 앞선다는 결과도 나왔다. 서울아리수본부에서 지난해 5~9월 수돗물(아리수)와 생수 2종의 맛을 799명을 대상으로 블라인드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53.2%가 아리수를 가장 맛있는 물로 뽑기도 했다.
그러나 수돗물을 먹는 사람은 손에 꼽는다. 끓이거나 필터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20명의 1명 수준으로 떨어진다. 우리나라 수돗물 직접음용률은 5% 가량.
이에 비해 평균적으로 유럽연합(EU) 국가들은 74%,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은 51%가 수돗물을 아무런 가공 없이 마시고 있다.
이처럼 수돗물을 먹지 않는 문화는 생수 소비로 직결된다. 그린피스에 따르면 연간 소비된 생수 페트병만 56억 개에 달한다.
좀처럼 손이 가지 않는 데는 수돗물에 대한 오해가 있다.
설문 서비스 포켓서베이에서 2551명을 대상으로 한 물에 관한 인식 조사에 따르면 37.0%는 ‘수질에 문제가 없더라도 수돗물을 굳이 식수로 음용할 필요가 없다’고 답했다.
그 다음으로 ‘수질이 걱정되지만 수돗물을 마실 때도 있다’(29.5%), ‘수돗물을 절대로 마시지 않는다’(18.5%)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수돗물을 거리낌 없이 식수로 음용한다’는 답변은 15.1%에 불과했다.
혹여나 수돗물은 믿어도 우리집 배관을 못 믿겠다면 수질을 확인하면 된다. 환경부와 서울아리수본부 등에 신청하면 수도꼭지와 옥내 배관, 물탱크 관리 상태를 진단 받을 수 있다.
수돗물 특유의 냄새가 싫다면 실온이나 냉장고 등에 30분 가량 두면 냄새도 날아간다.
서울아리수본부 관계자는 “싱크대나 세면대의 수돗물은 바로 떠먹어도 되지만 마시면 안 된다는 오해가 있다”며 “서울 시내 공공기관 등에서는 수돗물이 나오는 음수대를 별도로 약 2만6500대 이상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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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초보 2024.01.16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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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개 2024.01.16 18:03
서울 수돗물에서 약물 오염 실태 보고서...소염제 · 항생제 성분 검출, 정수해도 잔류
https://blog.naver.com/aey0408/2224159495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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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수 2024.01.16 18:22
정수기 회사들 좋아 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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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람 2024.01.16 19:04
나는 KBS는 콩으로 메주를 만든다해도 믿지않는다.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는 수돗물만 마시겠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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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ss 2024.01.16 19:54
변두리 노후 관로 엄청 납니다.
그보다 더 기본적으로...그냥 수돗물...빛 이 일관적이지 않은경우 가 있을뿐더러
소위 물때 라 불리는 (마른뒤 남는 얼룩) 이 물속 불순물 이라지 않나요?
그 외에...물속 이물질 뉴스 잊혀지지 않도록 수시로 알려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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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p 2024.01.16 20:07
다중시설 정수기...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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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사랑 2024.01.16 21:19
생수회사에서 광고 안줬나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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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류천사 2024.01.16 22:16
그런데 한창 시끄러웠던 녹조의 독소는 수돗물 정수로도 해결되지 않는다는 뉴스가 있었어요. 지금은 해결 없이 수면에 가라앉았지만요.
그래서 사용하던 브리타 정수기도 처박아 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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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봤자컴맹 2024.01.17 13:58
수돗물 자체에 대한 인식보다 수돗물이 가정까지 오는 관로 때문에 더 꺼리게 되는 거겠죠.
뭐 지자체에 따라선 수돗물 자체의 수질도 문제가 되기는 하겠지만.
오죽하면 샤워기 필터, 싱크대 필터까지 만들어 팔겠습니까.
근데 사먹는 생수는 애초에 태생적 한계가 있다보니 가급적이면 안 사먹는 쪽으로 살고 있긴 합니다.
솔직히 수돗물 받아서 정수해서 다시 페트병에 넣고 판매하는 업체도 있으니 그럴 바에 그냥 수돗물 끓이거나
정수해서 먹는 게 더 낫다고 봅니다.
수돗물이 장사가 안되나 보네요...
생수도 생수 나름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