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글 하나 쓰기가 쉽지 않습니다.
2023.12.06 08:26
정확히는 겁이 나는 거지요.
저는 글을 쓰면서 기법을 많이 쓰는 편인데
요즘은 이게 안 먹혀요.
행간에 실제 하고 싶은 말을 숨기는 방식은
진작에 포기했고요.
은유는 커녕 요즘은 직유도 안 통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어떤 식이냐면 빠른 것을 보고 기차같이 빠르다라고 하니
빠르다고 이해하는게 아니고 제가 그걸 기차인줄 아는 줄 알고
기차가 아니라고 댓글이 달립니다.
이런 경우가 흔합니다.
반어법을 정말 좋아해서 많이 쓰는 편인데
요즘은 씨알도 안 먹히죠.
사실 이런 일이 너무 자주 생겨서
그동안 활동해오던 대형커뮤니티 몇 군데는 정리를 했는데
대신 세상 돌아가는 추세는 알자 싶어
요즘은 뉴스를 자주 들여다보면서 댓글을 쓰는게 또 소소하게 재미있더니
이 쪽은 더 심하더라고요.
뉴스 댓글을 막니 어쩌니 하던게 이래서 그랬구나 싶기도 했습니다.
저야 그냥 재미로 글쓰고 댓글쓰고 하지만
글쓰기를 업으로 하는 사람들은 정말 쉽지 않은 세상이 되었구나 싶습니다.
쓰기 대신 읽기를 더 많이 하라는 뜻인가 싶어 집에 있는 책들을 좀 더 자주 펼쳐 보고 있습니다.
종이책에겐 아무리 전자책리더기가 좋아져도 따라오지 못할 그 매력이 있습니다.
오랫동안 꽂아만 두었더니 먼지도 많이 있고요;;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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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봤자컴맹 2023.12.06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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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오리BOi 2023.12.06 11:30
일단 글이 길면 제대로 읽질 않고, 1~3줄 요약부터 찾는 시대이기도 하죠.
종이 출판물의 장점이라면...
특히 사전류가 더 나은 부분이 있는데...
전자/웹사전류는 자신이 단어를 어느 정도 알아야
자동완성 기능이라도 써서 찾을 수 있지만...
종이사전 경우는 아무 페이지를 펼치더라도
정보나 단어가 나오다보니,
일례로 의외의 순우리말, 잘 안쓰이지 않지만
어감이나 뜻이 좋은 단어를 찾을 수 있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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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ss 2023.12.06 15:39
제가 글게시를 잘 안하는 이유죠 워낙 만어체라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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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lfans 2023.12.06 21:52
일단 우리나라 문법이 아무리 어려워도 기초 띄어쓰기는 할 줄 알고 써야죠.
"제가 글게시를 잘 안하는 이유죠 워낙 만어체라 ㅎㅎ" 이렇게 썼군요.
"제가 글 게시를 잘 안 하는 이유죠. 워낙 만어체라 ㅎㅎ" 이 정도는 써야죠.
안 하는 것과 못하는 것의 차이가 있고
해도 되는 사람과 하면 민폐인 사람이 있습니다.
님은 후자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두 개를 아는 사람보다 하나만 아는 사람이 더 무섭다고 합니다.
님의 과거를 보면 후자에 해당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잘 알겠더군요.
이 댓글에 발끈하여 댓글을 달면 후자의 사람이라는 걸 인증하는 꼴입니다.
굳이 인증하지 말고 댓글을 자제하세요. ㅎㅎ -
지나다 2023.12.06 16:53
좋은 글은 아니어도 나쁜 글을 방지하기 위해선 한 페이지의 글을 쓰려면 열 페이지의 책을 읽어라는 말이 있는데, 독서량이 절대 부족한 요즘 세대들의 글은 해독이 안되는 잡글로 넘처나더군요.
문장의 기본 요소조차 모르니...
주어, 서술어, 목적어 등등의 문장 구성 요소를 기술하라는 문제에 '잉어, 붕어'라고 답한 학생도 있다는 지인인 어느 교사의 하소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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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경지위 2023.12.06 20:27
온라인상에서 취향이나 비슷한 느낌의 그룹이 아니라면 반어법 같은건 통할수 없는게 당연할듯 합니다.
문해력 부재의 시대에 살고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