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놈 때문에 저희 어머니가 우셨네요.. 펌
2021.10.12 15:02
오늘은 저의 30년지기 친구놈의 41번째 생일입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요즘 누가 생일 챙깁니까.. 절친한 사이들이라면
기프트콘 정도 보내고 그러잖아요. 그런데 제 친구놈이 전부터 계속 그런말을 했었어요
제대로 된 집밥 한번 먹고싶다. 이 친구가 초딩 4학년때인가 부모님이 이혼을 해서
어머니랑 둘이 살았어요. 대학 졸업을 앞두고 녀석의 어머니는 암으로 돌아가시고
그 이후부터 계속 혼자 살았죠. 항상 밝고 친구들 잘 챙기고 의리있고 참 멋진놈 입니다.
프로덕션 회사 막내에서 현재는 본부장급으로 올라섰구요
여튼 어제 자정을 넘기고 이눔시키 생일이라고 톡에 나오길래
녀석의 말이 생각나서 한정식이라도 먹일까.. 하던 찰나에
(저 역시 아직 결혼안하고 혼자사는 노총각 쿨럭..) 저희 어머니께서 청주에서 올라오셨습니다.
언제나처럼 혼자 사는 아들놈집으로 반찬이랑 각종 비타민제 등등을 한가득 가져오셨죠.
어머니께 얘길했어요. 엄마 오늘 XX생일인데 저녁 같이 먹을까?
그랬더니 어머니가 미역국에 갈비찜 등등을 하시더군요.
친구놈 스케쥴을 알 수가 없어서 미리 낮에 전화를 했죠.
이시키야 와서 밥먹고가. 저녁시간에 두시간 정도 빈다고 들른답니다.
저희 오마니는 대충 차린다고 하시더니 12찬 밥상을 결국 완성하셨다는...
그리고 늦은 오후쯤 친구가 집으로 왔어요.
우리집에 어머니가 와있는걸 몰랐던 친구놈은 욕을 하며 들어오다가
어머니를 보며 화들짝 놀라더군요 ㅎㅎ
그리곤 밥을 먹자며 밥상에 셋이 앉았습니다.
이눔시키 오랜만에 집밥 보더니 눈돌아간게 보이더군요.
근데 울어머니가 녀석한테 치트키를 시전했어요...
"아가, 생일 축하한다. 많이 먹그라"
이녀석.. 네.. 감사합니다 어머니..
하더니 밥을 먹다가 갑자기 막 우는거에요....전 너무 당황했는데..
어머니를 보니.. 어머니도 가만히 친구놈을 쳐다보고 울고 계시더군요..
이녀석.... 고개를 푹 숙인채 세상 서럽게 울더군요...
30년 넘게 친구했지만 오늘처럼 우는건 처음봤습니다.
녀석의 밥그릇과 미역국 위로 눈물이 뚝뚝 떨어지더라구요..
저까지 울면 좀 그럴것 같아서 일부러 의연하게 앉아있었습니다.
어머니께선 한참을 울던 녀석의 등을 토닥여주었고..
겨우 울음을 멈추고나서야 다같이 식사를 했습니다.
어머니가 저를 위해 가져오신 각종 밑반찬 중 절반을 친구녀석 주라며 종이백에 담아주며
일이 있어서 가야한다는 친구녀석을 보냈습니다.
근래 들어 가장 특별한 저녁을 먹었네요..
친구놈한테도 이상하게 미안하고.. 어머니한테도 이상하게 미안하고..
저만 요상하게 의문의 1패를 당한 저녁밥이었습니다.
어머니를 동생네 집에 모셔다드리고
집에 오는길에 친구녀석의 고맙다는 톡을 받고나서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댓글 [14]
-
mso 2021.10.12 15:11
-
럭키데이 2021.10.12 15:23
어머님이 정이 많으신 분이네요.
요즘은 아들 친구 챙기는 어머니 별로 없는데.
30년 우정도 참 부럽습니다.
두분 우정 오래가시길 바라며
어머님도 오래 오래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
그대그리고 2021.10.12 15:44
엄마 생각이 나네요,,
보고파요,,아주 많이....
-
toz21 2021.10.12 18:00
두 분의 우정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친구분은 세상에서 둘도 없는 좋은 친구를 두셨네요. ㅎㅎ 두 분 우정 영원히 변치 않길 바랍니다.
-
커피타임 2021.10.12 18:20
지난 1년 간 읽은 글 중에서 가장 감동적인 글입니다.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세 분 모두 복 받으실 겁니다.
-
퉁가리 2021.10.12 19:37
아이참 이거....
왜 읽다가 갑자기 눈물이 왈칵했어요~~나이가 먹어갈수록 여성 호르몬이 많아져서 눈물이 많은건가....
저도 어무이 아부지 둘다 돌아가셔셔 잊고 지내다가 문득문득 보고 싶을때가 있어요...
어머니란 이 단어 정말 묘한 단어인듯...
어머니란 말만 들어도 울컥 합니다.
그 친구분 친구 하나는 잘 뒀네요.... 진정한 친구 한 명만 둬도 성공한 인생이라 했는데....
어머니께 제가 다 감사하네요...
-
내가사는이유 2021.10.12 19:40 산통깨는건가 싶지만
그래도 이야기하자면
이 글은 doha님의 사연이 아니고
다른 곳에서 퍼오신 글입니다.
이거 다른 커뮤니티들에서 유명한 글인데
전에 다른 글 가져오실땐 펌 표시하셨지만
이 글은 펌 표기를 빼먹으셨네요.
-
doha 2021.10.14 11:10
수정했습니다.
-
한아름 2021.10.12 20:51
참 좋으일을 하셨네요 보는 내내 저도 눈시울이,,,,
좋은 친구 두분 우정 변치 말고 무덤까지 가지고 가십시오...
어머님 잘 섬기시구요,,,,
-
큰돌 2021.10.12 23:31
좋네요. 복 받으세요.
-
밤이슬216 2021.10.13 01:44
어머님도 그리고 님도 좋으신 분입니다. 복 많이 받으세요....
-
가랑비 2021.10.13 11:52
저도 눈시울이..~~
-
이상무 2021.10.13 21:17
몇년전 이토랜드 에서 본 글 같습니다.
-
캐남 2021.11.03 20:02
보는 내내 핑 도는구려..
번호 | 제목 | 글쓴이 | 조회 | 등록일 |
---|---|---|---|---|
[공지] | 자유 게시판 이용간 유의사항 (정치, 종교, 시사 게시물 자제) [1] | gooddew | - | - |
41435 | 경기 중 핸드폰을 본 골키퍼 | FINAL | 849 | 10-14 |
41434 | 세입자 갑질(?) [5] | 테츠로 | 1181 | 10-14 |
41433 | 11 에서 Explorer 가 헤매는게... [2] | 디폴트 | 887 | 10-14 |
41432 | 남자들이 뽑은 여자의 설레이는 행동 1위.jpg [2] | kmhh | 1575 | 10-13 |
41431 | 서브OS로 Win10은 유지 해야겠네요 [11] |
|
1094 | 10-13 |
41430 | 윈 11 탐색기 렉 걸리시는 분들 [6] | KS22 | 1267 | 10-13 |
41429 | 윈도우11 업데이트후 간단한 사용기입니다. | 좋은만남의 | 704 | 10-13 |
41428 | 오늘은 정말 날씨가 쌀쌀하네요 | 꾸러긔 | 173 | 10-13 |
41427 | 윈11 258 업데이트 헸어도 버그는 여전 [16] |
|
1708 | 10-13 |
41426 | 서비스직이 웃는 이유 [1] | nneptkmr | 1237 | 10-12 |
41425 | 윈도우 10 업데이트 실패 프리모캐시 [1] | 번개 | 844 | 10-12 |
» | 친구놈 때문에 저희 어머니가 우셨네요.. 펌 [14] | doha | 1673 | 10-12 |
41423 | 토렌트큐큐라고 여기 올라오면 그대로 퍼가더라 [3] | 옆집놈 | 2037 | 10-12 |
41422 | 윈도우11 드라이버 [3] | 당근농사 | 1287 | 10-12 |
41421 | 관공서 출입사실 증명원 [8] | 대충 | 1195 | 10-12 |
41420 | 신 H 사무실 에러 [4] | mso | 1535 | 10-12 |
41419 | 내일 정기업데이트때 WIN10 21H2정식 출시할지... [4] | 그린보이 | 1290 | 10-12 |
41418 | 아침의 기적을 아시나요? [6] | 쉘브르의우 | 785 | 10-12 |
41417 | K*M:DISMOnekeyBR O.S Only 다섯번째_20211011후기 [3] | 봄이야! | 568 | 10-12 |
41416 | “최강 엔비디아 넘어서… 세계 최고 AI반도체 2년 뒤 선보일... | asklee | 917 | 10-12 |
어머니나 친구, 글쓴이 모두 복 받으실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