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우저 크로미엄을 본다.
2020.05.05 11:44
이 크롬이 등장하면서 우리의 인터넷 문화는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IE에만 의존하던 고질적 독점이 가져온 결과이다.
아직도 우리의 기반 시설은 IE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용자는 그 독점에 길들여지는 순한 양일 수밖에 없다.
크롬이 Open Source라지만, 그 또한 우리를 길들이는 수단이다.
Open Source란 말에는 Lock Source라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다.
자신의 질서가 구현되면 제한을 하겠다는 말과 같다.
Edge가 크로미엄에 참가하면서 사용자의 선택 폭은 한층 넓어졌다.
다만 크로미엄과 Edge는 언젠가는 서로 독자 노선을 걸을 수밖에 없다.
양아치 두목이 둘일 수 없는 이치와 같다.
사용자에겐 가뭄에 단비 같은 선례가 아닐 수 없다.
어제 UC 브라우저를 잠시 얘기한 적이 있다.
기술적 접근이 되지 않기 때문에 겉만 좀 핥겠다.
일반 사용자가 브라우저를 선택하는 것은 기술적 접근이 아닌 편의성이다.
내가 브라우저를 선택하는 기준이라고 해야 맞겠다.
1. 접근성이다.
브라우저를 손쉽게 구하고 빠르게 설치해서 쓰는 것이다.
누군가가 툭 던져놓은 이상한 절차를 거치는 브라우저,
그 던져놓는 사람이 사라지면 사용자는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자료실에 그런 류의 지료들이 매우 많다.
한글화란 자료들도 이 범주에 포한된다.
브라우저 셋팅도 한글 숙지가 끝나면 나는 영문으로 다시 환원한다.
영어를 안다는 의미가 아니라 원본에 익숙해 지자는 의도이다.
내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수단이기도 하다.
어떤 사이트는 영문일 때와 한글 일 때 화면구성이 다를 때가 있다.
맞춤형 같지만 나쁜 구성의 대표적 일례이다.
2. 편의성이다.
내가 메뉴에 등록해서 쓰는 브라우저만 10개가 넘는다.
UC 브라우저의 대체 브라우저를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어제 댓글에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을 발견했다.
'회오리BOi'님이다.
예를 들어, 크롬 브라우저의 꽃은 bookmark이다.
그런데 bookmark를 자신이 만든 bookmark를 쓰라는 브라우저도 있다.
범용성을 무시한 막가파식 설정이다.
Sleipnir란 브라우저인데 내가 아직 그 기능을 찾지 못했는지도 모르겠다.
독특한 상단 메뉴는 그런대로 호기심을 충분히 유발한다.
새로운 기능을 추가한다면서 기존 기능의 파괴는 의미가 없다.
기존 기능에 새로움을 추가하는 편의성을 제공받고 싶다.
사용자 선택의 폭을 남겨야 한다는 뜻이다.
회오리님이 지적한 download 기능도 같은 이치이다.
https://windowsforum.kr/index.php?mid=free&page=2&document_srl=13339552
크롬에 new tab이란 기능이 있다.
브라우저의 첫 화면을 구성하는 얼굴이다.
매우 중요한 기능이다.
이걸 크롬이 독점하면 우리는 거기에 길들여져야 한다.
이쁜 아가씨 사진을 올려 놓고 싶은 사람도 있다.
이것을 강제하겠다는 브라우저도 있다.
나쁜 브라우저이다.
3. 호불호도 선택은 내가 한다.
크롬에 순종하는 의미와 제공된 기능을 충분히 활용한다는 의미는 다른 것이다.
개발자가 사용자에게 주는 행복은 많은 선택권이다.
그것을 가로막는 시도는 무조건 나쁜 의도이다.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나는 크롬이 우리에게
창의적 선택권을 남겨놓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부자의 선심을 기다린다.
사용자는 쓰는 선택도 있지만, 버릴 선택도 있다.
사용자가 개발자를 선택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프로그래머는 기술자가 아니다.
애널리스트(Analyst)이다.
Analyst 정신은 고도의 합리성을 요구한다.
프로그램은 어떤 합리적 구성의 결정체이다.
1인 1대의 컴퓨터 시대에 우리 모두 분석가인지 모른다.
그 합리적 구성이 프로그램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인간의 사고는 비획일적 합리성의 결집체이다.( 안 그런 사람도 수두룩 ?! 하하)
인공지능이 인간을 넘어선다는 가설은 아직 수용하기 힘들다.
두서없는 글을 읽어주신 모든 분께 감사를 전한다.
브라우저를 선택하는 초보자에게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
초보자가 초보자의 마음을 제일 잘 안다.
오.탈자는 고쳐 읽어 주시기를 바란다.
잔인한 사월이 지났다.
5월이 또 왔다.
머슴이 주인을 선택하면 그 집안은 망한 것이다.
4월에 읽을 글을 역병 때문에 5월에 읽는다.
내 짧은 글도 하나 남긴다.
목련이다.
http://monthly.chosun.com/client/news/viw.asp?ctcd=I&nNewsNumb=20200410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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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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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스 2020.05.05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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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는바람 2020.05.05 12:40
객관적이고 명찰한 분석입니다.
배경음악도 참 좋습니다.
아울러, 선입관을 넣을만한 아무런 빌미도 없는글엔 무색무미무취의 객관적인 댓글도 필요할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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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갑술사_遁甲術士 2020.05.05 12:46 감사합니다.
배경음악에 글자도 몇개 박혀 있습니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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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모자 2020.05.05 14:17 분류해 주신 부분과 내용을 잘 보았습니다.
배경음에 어울리는 글도 잘 읽었습니다.
글을 읽으시는 분들께 브라우져 선택에 대한 도움이 될듯한 글인듯하여
글 남겨 흔적을 남겨 봅니다.... 수고하셨습니다.....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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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갑술사_遁甲術士 2020.05.05 14:41 내 '목련'을 빨강모자님의 멋진 목소리로 듣는 시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하하하
mp3라도 있으면 보관을 하고 싶다.
같은 배경음악에 빨강모자님의 음성을 담고 싶다.
오고돈처럼 같이 공증이라도...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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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오리BOi 2020.05.05 20:40
모질라가 좀 안타까운 부분은...
크롬은 가시적인 UI 나 기능성은 크게 훼손시키지 않는 범위에서 발전을 해왔기 때문에,
Google 크롬 본가의 부족한 부분은 확장이나 변종들의 자체지원으로 대체가 가능했고...
확장의 핵심부분을 보안문제로 인하여 NPAPI → PAPI 기반으로 변경한 경우와
브라우저의 권한 부여 문제로 마찰을 빚은 경우 빼면 연속성이 유지된 편이죠.
반면에 모질라는 초창기 버전과 중간중간 바뀐 버전들을 보면 UI 의 연속성이 없고,
기존의 확장 기능 및 핵심 구현 기반도 몇번이나 갈아 엎어버리는 바람에...
기존에 활용하던 걸 이어받아 파생 분기된 프로젝트만 해도
모질라 스위트 → 씨몽키
불여우 4.x ~ 시절 XUL 활용 및 엔진 분기 → Goanna 엔진 및 페일문/바질리스크
기존의 모바일 불여우 → Fennec / F-Droid 쪽이 일부 활용 (아직 대부분 확장은 이 쪽 호환)
새로운 모바일 불여우 → Fenix GeckoView 기반 (확장 기능이 아직 제한적)
... 이런식이라
잘 알고, 활용할 줄 아는 입장에서야 재미있고 좋은 웹브라우저 일지 몰라도,
제작사에서 만든 주어진 환경에서 몇가지 기능을 수용하면서 쓰는
대다수 이용자 입장에서는 좀 까탈스럽고 어려운 브라우저가 아닐까 싶더군요
(당장의 사용성이 나쁘다는게 아니라, 장기적으로 기존의 익숙함과 호환성 유지 부문을 말합니다.
퀀텀기반의 안정기에 접어든 현재의 불여우는 크롬보다 기본기는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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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갑술사_遁甲術士 2020.05.05 22:48 모질라, 모질라 하기에,
여러번 시도를 해 보았지만
크롬을 쓰던 사람은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확장을 15개 정도 올려놓고 쓰는데,
가장 중요시하는 편의성 측면이 부족하여...
클릭 수도 한없이 늘어나고, 답답하고 불편했습니다.
아는 것도 없고,
아이구~ 안되것다!
이놈 쓰다가 성질버리것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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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친구 2020.05.06 01:22
브라우즈 뿐 아니라 대중에게 내놓는 상품도 둔갑슬사님의 안목으로 개발한다면 좋겠습니다.
가끔 가보는 Garden Grove에 Magnolia St이 있습니다. 그 뜻이 목련이었군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크~
재수덩어리~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