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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백한 푸른 점 - 지구

2020.02.15 00:03

asklee 조회:2188 추천: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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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7년 9월 5일에 발사된 미국 나사의 태양계 무인 탐사선인 보이저 1호는 목성과 토성 탐사라는 본래의 목표를 완성하고 1989년 태양계 너머 우주를 관측하는 새로운 추가  임무를 부여 받았습니다. 1990년 2월 14일 발렌타인 데이에 보이저 1호는 명왕성 궤도 근처를 지나가다 뒤를 돌아 보며 보이저의 우주 비행 역사에서 다시는 볼 수 없는 인류의 고향인 지구를 마지막으로 촬영했습니다.

 

태양계를 떠나도록 설계된 탐사선이 카메라를 거꾸로 돌려 지구를 찍는 다는 아이디어는 보이저의 우주 탐사 비행 계획에는 없었던 일로 당시 세계적인 천문학자인 미국의 칼 세이건이 주장했기에 가능했습니다. 즉 단순히 카메라만 지구로 돌리면 되는게 아니라 카메라는 위성 본체에 고정되어 있으므로 위성 자체의 자세를 180도 돌려야 하는 작업이었습니다.

 

이는 과학 탐사를 해야 하는 위성 자체에 굉장한 위험을 가하는 일이기도 하고 기껏해야 조그만 점으로 보일 지구를 찍는 일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해서 많은 과학자들이 반대했었습니다. 그러나 칼 세이건의 말이기에 위성을 돌려 지구를 찍는데 성공했습니다.

 

이때 찍은 모습이 위의 이미지로 이 사진을 찍을 당시 보이저 1호는 지구로부터 40억 마일(약 64억 km)떨어진 곳에서 황도위 32도 위치에 있었고 60장의 사진을 보이저 1호에 장착된 1500 mm 망원 카메라를 이용해 찍습니다. 찍은 이미지는 보이저 1호에 탑재되어 있는 테이프 레코더에 저장되었고 이 데이터는 곧바로 지구로 송신되지 못하고 같은해 3월과 5월에 나뉘어 보냅니다. 당시 나사는 마젤란과 갈릴레오 우주선들이 보내오는 데이터를 수신하느라 중요도에서 뒤진 보이저 1호의 이미지 수신은 뒤로 미루어졌습니다. 보이저 1호는 지구를 찍은 후 더 이상 탑재된 카메라의 용도가 없어져 다른 탐사장비에 전원을 우선 공급하기 위해 영원히 카메라 전원을 끄게 됩니다.

 

보라색, 파란색, 녹색 필터를 이용 60장의 사진을 찍어 모자이크 처리한 사진에서 지구는 0.12 픽셀에 불과했으며 이미지에서 지구는 광활한 우주에 푸른색 한점으로 보일 뿐이었습니다. 이를 두고 칼 세이건은 유명한 말을 남깁니다.

 

Pale Blue Dot - 창백한 푸른 점

 

30년이 지난 최근에 나사는 당시 찍은 사진을 재 보정해 사진을 만들었습니다.

imagepaleblu.jpg

위의 이미지는 30년전 보이저 1호의 원본 이미지를 최근의 최신 기술로 리마스터링한 것으로 역시 작은 푸른점은 변함없습니다.

 

칼 세이건은 보이저 1호가 보내온 사진을 보고 다음과 같은 말을 남깁니다. (영문 뒤에 번역본입니다)

 

Look again at that dot. That's here. That's home. That's us. On it everyone you love, everyone you know, everyone you ever heard of, every human being who ever was, lived out their lives. The aggregate of our joy and suffering, thousands of confident religions, ideologies, and economic doctrines, every hunter and forager, every hero and coward, every creator and destroyer of civilization, every king and peasant, every young couple in love, every mother and father, hopeful child, inventor and explorer, every teacher of morals, every corrupt politician, every "superstar," every "supreme leader," every saint and sinner in the history of our species lived there--on a mote of dust suspended in a sunbeam.

 

The Earth is a very small stage in a vast cosmic arena. Think of the rivers of blood spilled by all those generals and emperors so that, in glory and triumph, they could become the momentary masters of a fraction of a dot. Think of the endless cruelties visited by the inhabitants of one corner of this pixel on the scarcely distinguishable inhabitants of some other corner, how frequent their misunderstandings, how eager they are to kill one another, how fervent their hatreds.

 

Our posturings, our imagined self-importance, the delusion that we have some privileged position in the Universe, are challenged by this point of pale light. Our planet is a lonely speck in the great enveloping cosmic dark. In our obscurity, in all this vastness, there is no hint that help will come from elsewhere to save us from ourselves.

 

The Earth is the only world known so far to harbor life. There is nowhere else, at least in the near future, to which our species could migrate. Visit, yes. Settle, not yet. Like it or not, for the moment the Earth is where we make our stand.

 

It has been said that astronomy is a humbling and character-building experience. There is perhaps no better demonstration of the folly of human conceits than this distant image of our tiny world. To me, it underscores our responsibility to deal more kindly with one another, and to preserve and cherish the pale blue dot, the only home we've ever known.

 

- Carl Sagan

 

“다시 저 점을 보라. 저것이 우리의 고향이다. 저것이 우리다. 당신이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 당신이 아는 모든 이들, 예전에 삶을 영위했던 모든 인류들이 바로 저기에서 살았다. 우리의 기쁨과 고통의 총량, 수없이 많은 그 강고한 종교들, 이데올로기와 경제정책들, 모든 사냥꾼과 약탈자, 영웅과 비겁자, 문명의 창조자와 파괴자, 왕과 농부, 사랑에 빠진 젊은 연인들, 아버지와 어머니들, 희망에 찬 아이들, 발명가와 탐험가, 모든 도덕의 교사들, 부패한 정치인들, 모든 슈퍼스타, 최고 지도자들, 인류 역사 속의 모든 성인과 죄인들이 여기 햇빛 속을 떠도는 티끌 위에서 살았던 것이다.

 

지구는 우주라는 광막한 공간 속의 작디작은 무대다. 승리와 영광이란 이름 아래, 이 작은 점 속의 한 조각을 차지하기 위해 수많은 장군과 황제들이 흘렸던 저 피의 강을 생각해보라. 이 작은 점 한구석에 살던 사람들이, 다른 구석에 살던 사람들에게 보여주었던 그 잔혹함을 생각해보라. 얼마나 자주 서로를 오해했는지, 얼마나 기를 쓰고 서로를 죽이려 했는지, 얼마나 사무치게 서로를 증오했는지를 한번 생각해보라.

 

이 희미한 한 점 티끌은 우리가 사는 곳이 우주의 선택된 장소라는 생각이 한갓 망상임을 말해주는 듯하다. 우리가 사는 이 행성은 거대한 우주의 어둠에 둘러싸인 한 점 외로운 티끌일 뿐이다. 이 어둠 속에서, 이 광대무변한 우주 속에서 우리를 구해줄 것은 그 어디에도 없다. 지구는, 지금까지 우리가 아는 한에서, 삶이 깃들일 수 있는 유일한 세계다.

 

가까운 미래에 우리 인류가 이주해 살 수 있는 곳은 이 우주 어디에도 없다. 갈 수는 있겠지만, 살 수는 없다. 어쨌든 우리 인류는 당분간 이 지구에서 살 수 밖에 없다. 천문학은 흔히 사람에게 겸손을 가르치고 인격형성을 돕는 과학이라고 한다. 우리의 작은 세계를 찍은 이 사진보다 인간의 오만함을 더 잘 드러내주는 것은 없을 것이다.

 

이 창백한 푸른 점보다 우리가 아는 유일한 고향을 소중하게 다루고, 서로를 따뜻하게 대해야 한다는 자각을 절절히 보여주는 것이 달리 또 있을까?”

 

- 칼 세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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